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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공부에 푹 빠진 임필순 할머니

“글자 하나로 행복한 순간순간 세상이 달라 보인다”
김지희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18년 09월 28일

ⓒ 횡성뉴스
버스 타는 시간이 늦을까 종종걸음으로 정류장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나서야 안심이 된다. 일주일에 세 번 꼬박 한글을 배우러 나오는 시간. 임필순 할머니가 힘들어도 힘을 내는 이유다.

횡성군이 꾸준히 운영해 온 문해교육사업 덕분에 임 할머니가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지 벌써 4년이 됐다.

어린 시절 학교에 잠깐 다니다가 6.25전쟁으로 학업을 잇지 못했고, 그 이후로 계속 학교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집안 살림도 어려웠고 전쟁이 끝난 후 사정은 더 어려워졌다. “그 시절에는 다 힘들었다. 공부하고 싶어도 학교에 가기가 쉽지 않아서 하고 싶어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며 힘든 시절을 회상했다.

임 할머니는 한글공부를 하기 위해 안흥에서 횡성까지 일주일에 세 번 나온다. 정류장에 내려서 수업장소인 청소년수련관까지 걸어오려면 많이 힘들고 기운이 빠지지만, 힘들었던 것도 잠시 공부를 시작하면 힘듦은 금새 잊어버린다. 집중해서 하는 공부시간이 일상 중 가장 행복하다는 임 할머니.

인터뷰 도중 자랑거리도 한 가득이다. “간판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글자를 모르니 간판도 못 읽고 헤맨 적이 많았다. 은행에서도 창구직원이 전표를 다 써줬는데 이제는 내 이름은 내가 쓸 수 있으니 당당하게 전표를 써서 직원 앞에 내놓는다. 글을 읽고 쓸 줄 아니 세상이 정말 달라 보인다”고 미소를 지으며 당당하게 말했다.

작년에 열린 문해 행사 골든벨에서 일등을 하고 ‘가로수’라는 제목으로 시를 써서 상도 받았다.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자식이 다섯인데 자식들 대학공부 시키느라 내 공부는 뒷전이었다. 문해교육이란 좋은 프로그램이 생겨서 뒤늦게라도 공부를 시작해 이렇게 좋은 일이 생기니 자식들도 내일처럼 기뻐했다”며 자랑하신다.

임 할머니께 공부를 가르쳐주는 지도교사는 “정말 열정적으로 하신다. 차편이 좋지 않은데도 지각, 결석 한번 하신 적이 없다. 할머니께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교사인 나도 뿌듯하다. 앞으로 더 많이 도와드리고 싶다”고 임 할머니를 한없이 칭찬했다.

ⓒ 횡성뉴스

임 할머니는 한글뿐만 아니라 영어도 함께 공부하면서 자신감도 두 배가 됐다. 힘들고 어렵지만 잘 버텨준 자신을 다독이며 “중학교 3년 과정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 그때 내 나이가 80이 될 텐데 그래도 힘 닿는데까지 열심히 할 것”이라는 각오를 내비췄다.

먼 길을 오가며 꿋꿋하게 공부에 대한 애착심과 의지를 보여준 임 할머니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문해교육사업은 올해 9년차로 처음엔 관내 경로당을 찾아가며 3개월만 한시적으로 운영했다가 2014년 하반기에 학력인증제를 도입,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초등과정 3년, 중등과정 3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출석일수와 시험을 통과하면 교육청에서 학력을 인증해주는 학력인증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현재 횡성, 둔내, 강림지역은 학력인증제로 공근, 서원, 우천지역은 취미로 공부할 수 있는 상시반으로 약 200여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하고 있다.

김지희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18년 0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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