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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민과의 대화’는 주민이 주인공이 아니었다.


김지희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1월 28일
↑↑ 김 지 희
취재부 차장
ⓒ 횡성뉴스
‘주인공은 늦게 나타난다’는 말을 어김없이 지키는 자칭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태연한 미소와 무거운 발걸음, 절제된 말투다. 권력을 상징이라도 하듯 절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주인공은 기다리는 자에게 온갖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제자리를 찾는다. 그제서야 모든 일정이 시작된다.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됐던 ‘주민과의 대화’는 유관기관 및 경로당을 방문해 읍·면 직원과 인사 및 현안사업을 보고하고 2019년 군정설명,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마을 가까이서 듣고 싶은 마을사람들이 주인공인 이야기. 그러나 과연 주민들이 주인공이었을까. 

18일에 열린 횡성읍 주민과의 대화는 오후 2시30분에 시작해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23분의 군 홍보영상 시청, 군수, 군의원과 도의원의 인사말까지 약 30분에 달하는 거한 인사말로 한 시간을 이끈다. 

그 다음으로 이어진 주민과의 ‘진짜 대화’는 3시30분에 시작됐고, 4시 4분이 지나서야 끝났다. 정작 주민들의 이야기는 34분만 이루어진 셈이다. 이도 예상치 못했던 불청객(그들에게는 그렇다)의 대화시도를 막으려고 하는 급한 마무리였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30분 동안 나눌 수 있는 대화는 한계가 있다. 대화란 서로 마주보고 이야기 하는 것을 말한다. 소통이란 사물이 막힘없이 잘 통한다는 뜻이다. 대화를 하면서 소통이 잘 될 때 우리는 관계를 맺고 그 관계는 신뢰로 이어진다. 신뢰가 쌓인 대화는 시간에 구애 없이 계속 진행되기 마련이다.

모두 예상했거나,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진행됐던 ‘진짜 대화’가 없는 형식적인 자리는 화려하게 등장한 주인공에서부터 시작됐고, 결국 주인공을 눈 빠지게 기다린 약자들의 이야기는 스치듯 지나가는 풍문이 돼버렸다. 

한 지식인은 어느 책에서 ‘어떤 방법으로 수련을 하기에 그렇게 되느냐’는 질문에 '마음에도 습관이 있다'고 말한다. 즉, 자기 내면을 잘 들여다보면 마음의 작용이 자기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인도어로 카르마(karma-개인과 세계의 질서를 지배하는 도덕법칙)라고 하고 불교에서는 업식(業識), 쉽게 말하면 '습관'이라고 설명한다. 

잘못된 ‘마음의 습관’이 결국 약자에게 그릇된 행동을 행하는 우를 범하면서 정작 주인공이어야 할 주인공들이 뒤바뀌게 되는 현실이 돼버린 것이다. 

분명 대화의 자리에는 카르마를 상실한 ‘주인공 자리를 뺏기고 싶지 않은 자’와 ‘영원히 주인공이고 싶던 자’, 둘 뿐이었다. 우리는 언제쯤 화려한 등장만큼이나 겸손하게 퇴장하는 ‘도덕적 마음의 습관이 담긴 정직한 주인공’을 만날 수 있을까.

김지희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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