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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께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 입력 : 2009년 05월 01일
어머니!
보름이 가까웠는지 검푸른 하늘에 둥근 달이 더 높이, 더 차게 보이네요.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 했는데 단풍 보단 떨어지는 낙엽이 더 많은듯 해요. 쓸쓸한 날씨 탓인가 어머님 얼굴이 하얗고 작아 보여요.
 |  | | | ↑↑ 박현숙 횡성군여성단체협의회장 | | ⓒ 횡성신문 | 오늘은 일요일, 하루종일 어머님과 함께 보내고 잠도 같이 자는 날인데 문을 열자마자 어디 갔다 왔느냐고 물으시는 말씀에 낯이 설어 보이네요. 아흔 두해를 후회 없이 사신분이란 생각을 늘 해왔고, 열 자녀를 남보란듯이 잘 키워 내시고, 손자들까지 삶의 본이 되셔서 감사함으로 기쁨을 잃지 말라시며 가훈을 손수 만들어 주신 어머니!
두달전쯤 부턴 누워서 편안하게 잠을 못 주무시고 앉아서 졸으시며, 무의식중에 기도를 자주하셔서 근심을 했는데 오늘은 식사도 잘하시고, 양손엔 가락지까지 찾아 끼셨어요.
마음 한구석에 외롭고 쓸쓸한 생각이 드시는지, 오늘은 말씀도 많이 하시는군요. 꼼꼼하게 일가 친지들의 전화번호를 까맣게 수 놓으시더니, 이제 그것마져도 기억을 놓으시고, “전호번호를 알아야지 전화를 하지” 하시면서 한밤중에 하신 말씀조차도 잊으셨죠?
어머니!
벌써 날씨가 추워 지려나봐요.
창밖을 한번 보셔요. 모든 것이 고독한 안개속에 희미하고 쓸쓸하게만 느껴져요. 하지만 따뜻한 거실안에 며느리와 단 둘이 따뜻한 사랑을 이어가는 것도 행복하시지요?
이렇게 가을을 보내고, 올 겨울은 따뜻한 사랑만 안고 행복을 누리세요. 그리고 새 봄이 오면 고독의 깊은 그늘을 지나 환하고 밝은 진달래 빛 목소리로 귀에 익은 봄노래를 들려주세요.
이젠 긴 옛날 기쁘고 즐거웠던 이야기도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 두시고, 그립던 친구들의 이야기도, 당당한 여성으로 사회를 이끌어 보람 있었던 훌륭한 이야기도, 타국 멀리 사는 그렇게도 보고 싶어 하시던 손자들의 이야기도, 어느것 하나 당신에게서 풍기는 것은 부족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야기하다 어느새 또 잠이 드셨군요. 하얗게 여윈 손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살며시 잡아도 숨소리가 고르게 들려 옵니다. 순간 저는 어머니를 연습합니다. 강함을, 인내를, 용기를, 지혜를, 사랑을, 헌신을, 그리고 믿음을요.
어머니!
언제나 최선의 성실을 다해 살아오신 그 조용함에 고개를 끄떡입니다.
저는 어머니에게서 아름다운 선물을 받았습니다.
결실을 맺으신 당신에게서 말입니다. 그 열매를 맺은 꽃의 존재를 잊어버린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고운 모습의 꽃잎을 떠 올리며 고마운 마음을 갖습니다.
나는 꽃이예요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솔방 벌에게 주고
향기는 바람에게 보냈어요
그래도 난 잃은건 하나도 없어요
더 많은 열매로 태어날 거예요
가을이 오면
-김용석의 「가을이 오면」
어머니!
살다보면 부끄러운 일도 참 많더군요
이제 당신에게서 배운 모든 것들에 기도의 촛불을 밝히겠습니다. 가슴속에 텅빈 슬쓸함도 당신 손을 감싸 안은 이 작은 손으로 편안하고 따뜻한 사랑을 간직하세요.
그래서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함께 바라볼 수 있도록 환한 웃음을 나누자구요. 삶은 하나의 축복이요 선물임을 당신을 통해서 또 알아냅니다.
햇살이 곱게 창을 타고 들어 옵니다. 모든 빛과 사랑이 겨울을 준비하도록 희망을 줍니다. 올 겨울에도 건강하세요.
넷째 며느리 현숙 올림
■ 참고로 필자의 시어머니께서는 추운 겨울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5월은 가정의 달로, 5월8일은 어버이 날 입니다.
효의 고장 횡성! 효의 고장답게 어른을 공경하고, 정성으로 섬기는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가 만들어 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읽고 많은 군민들이 경로효친사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박 현 숙
·횡성군여성단체협회장 |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  입력 : 2009년 05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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