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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문학 - 노처녀가


서강구(수필가) 기자 / 입력 : 2009년 07월 25일
↑↑ 서강구(수필가-서원면 옥계리)
ⓒ 횡성신문
조선후기의 문학은 임병양란을 겪으면서 국난의 뼈아픈 상처를 안고 사대부들이 문학을 즐기던 시대다.

즉 시조나 한시가 주를 이루다가 훈민정음 창제로 서민들과 여성들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사설시조 자유시 등 다소 예술성이 떨어지는 편도 있으나 재미있고 해학적인 면도 있다.

읊으면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이는 작품이기에 소개하는 ‘노처녀가’ 는 조선후기 가사로 사십 세의 노처녀가 양반의 허위 허식을 이유로 시집을 가지 못하는데 원망과 현실을 읊은 것이다.

이 ‘노처녀가’는 안동 지방 일대의 여성들에 의해 구전되어 오는 것으로 많은 필사본이 있으나, 임기중의 ‘역대가사 문학전집’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노처녀가
부친은 반편이요 모친은 숙맥불멸/ 날이 새면 내일이요 해가 가면 내년이라/ 혼인사설 전폐하고 가난 사설뿐이로다

어디서 손님 오면 행여 중매신인가!/ 아이 불러 힐문한즉 풍전약전 환생재촉/ 어디서 편지 왔네 행여나 청혼서인가!/ 아이 불러 물어보니 외삼촌의 부음이라/ 애달프고 설러운지고 이 간장을 어이 할꼬/ 앞집의 아무개가 벌써 자손 본단 말인가

동편 집 옴팽이는 금명간 시집가네/ 그 동무 무정세월 시집가서 풀련마는/ 친구 없고 혈족 없어 위로 해줄 이 전혀 없고/ 우리부모 무정하여 내 생각 전혀 없다

부귀빈천 생각 말고 인물 풍채 마땅 커든/ 처녀 사십 나이 적소 혼인 거동 차려주오/ 김동이도 상처하고 이동이도 거처로다

중매 할 이 전혀 없네 날 찾을 이 뉘던고/ 검정 암소 살 쪄 있고 봉사전답 있건마는/ 양반가문 가리면서 이대 도록 늙어간다

연지분도 있건마는 성적단장 전폐하고/ 검정치마 흰 저고리에 화경 거울 앞에 놓고/ 원산 같은 푸른 눈썹 세류 같이 가는허리/ 아름답다 나의자태 묘하도다 나의거동/ 흐르는 세월에 아까울 손 늙어간다

거울보고 하는 말이 어화 답답 내 팔자야/ 갈데없다 나도 나도 쓸데없다 너도 너도/ 우리 부친 병조판서 할아버지 호조판서/ 우리 문벌이 이러하니 풍속 쫓기 어려워라

어느덧 춘절 되니 초몽 군생 다 즐기네/ 두견화 만발하고 잔디 잎 속잎난다/ 썩은 바자 재생하고 종달새 들어 뜬다/ 춘풍야월 세우시에 독수공방 어이 할꼬/ 원수의 아이들아 그런 말 하지마라/ 앞집에 신랑오고 뒤 집에 신부 왔네

조선시대는 문학의 전환기였다.
양반 사대부가 몰락하면서 해방이 되고 신문물이 들어오면서 일본의 유학파들의 많은 자유시 신소설들이 쏟아져 나오고, 서민문학이 실명 없이 떠돌고 사설시조가 양반들을 비웃고, 일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글들이 나오던 시기에, 안동지방 몰락해가는 양반가에서 마땅한 혼처를 못 구하고 과년한 딸이 늙어 가면서 쓴 노처녀가다.

여기에 보면 양반으로 살아온 부모가 농사일도 할 줄 모르고 어머니도 집안일을 못한다는 것을 숙맥으로도 표현하고 이웃에 상처한 홀아비도 있는데 양반이라는 가문 때문에 중매도 못한다는 애절한 푸념도 있다.

사계절이 가고 오는 것을 아까워하고 긴긴 겨울 홀로 지새는 밤 춘풍야월 독수공방 앞뒷집에 신행 온 신랑신부를 부러워하다 못해 눈물을 흘린다는 부분은 불쌍하다 못해 애처롭기까지 하다.

서강구 수필가
·서원면 옥계리
·본지 객원컬럼위원
서강구(수필가) 기자 / 입력 : 2009년 0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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