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횡성 바로 알기
속담으로 본 횡성인의 정체성(상)
김승기(횡성문학회장) 기자 / 입력 : 2009년 08월 02일
 |  | | | ↑↑ 김승기 횡성문학회장 | | ⓒ 횡성신문 | 횡성토박이인 탓에 횡성사람의 성격과 기질, 즉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받을때마다 나름의 식견이 있다고 자부하지만, 섣불리 답할 문제가 아니어서 속담풀이로 대신하면서 조심스럽게 카나비에 기고한 것을 정리하여 3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어려서부터 들어 온 횡성에 관한 속담(속담의 범주에 속한다고 단언 할 수 없다)으로 ‘횡성원님 앞들 자랑’,‘횡성 가서 잘난 척하지 말라!’, ‘횡성 깍쟁이’, ‘횡성사람 엇간다든가 삐딱하다’는 험담 정도로 맨 앞의 것을 제외하고는, 지역민의 성격과 기질을 나타낸 동시에 지명의 빗길 횡(橫)자를 빗대어 유래된 것이다.
‘횡성 원님 앞들 자랑’의 유래는 앞서 소개한 바 있으며, 오늘날에도 농업을 주산업으로 하는 전형적인 농업군임을 자부하며 횡성한우와 횡성더덕과 같은 명품을 일궈내며 우리나라 농업을 선도하고 있으니, 당연한 찬사이자 정체성의 함축이라 하겠다.
‘횡성 가서 잘난 체 하지 말라’ 따위는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러나 ‘암하노불’이나 ‘감자바위’로 불리는 순박한 강원도에서, 그것도 내륙 깊숙한 곳에서 농사지으며 사는 백성에 대한 평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고, 수긍하기 어렵고 정착하여 사는 농민보다는 사람과 물산이 모이는 시정사람에게 어울리는 이 속담은 횡성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 예로 강원일보가 발행한 태백문화총서에 수록된 구한말에 채록한 ‘강원도 장타령’의 가사로 도내 지역민의 정서를 극명하게 표현하고 있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춘천 샘밭장은 신발 젖어 못 보고”로 시작해서 “홍천장은 길이 멀어 못 보고, 강릉장은 길이 막혀 못보고, 정선장은 갈보 많아 못보고, 울진장은 울화 나서 못보고…” 이런저런 까탈로 장을 못보다 철원장에서 끝나는데 “원주장은 값이 싸서, 횡성장은 에누리 많아 못 본다”고 푸념하는 것을 보면 그 핑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사뭇 형이상학적(?)이다.
|  | | | ↑↑ 서원면 유현리에 위치한 풍수원 성당 | | ⓒ 횡성신문 | | 중앙선 철도가 깔리기 전만해도 원주는 남한강을 이용한 수운이, 횡성은 동서를 잇는 육운이 크게 발달해 횡성장이 원주장에 버금갈 정도로 성시를 이루어 ‘동대문 밖 이 백리 안에서 제일 큰 장이었다’는 증언을 당시 우마차 수십 대를 꾸려 서울과 횡성을 오가며 대상노릇을 한 신모 옹에게서 직접 들은 적이 있다.
에누리가 많아 장을 못 본다는 것은 좋게 말하면 사람들이 똑똑하다는 것이고, 빈정대서는 깍쟁이라고 해석될 것이니 ‘횡성에서 잘난 척 하지 말라!’는 속담과 맥락을 같이 한다.
사통오달하는 교통요지에서 살다보니 자연 약고 똑똑해 지고, 전국을 무대로 하는 장사치들 농간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그네 보다 한 수 위가 되는 지혜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러한 토양이 ‘횡성에서 잘난 체하지 말라!’거나 ‘횡성사람 벗겨 놓아도 30리 간다’, ‘횡성 깍쟁이’와 같은 경계심과 시기심 어린 속담을 잉태했을 것이다.
속담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이미지 모두 그 지역사람들이 오랜 세월 살아오며 형성한 스스로에게는 정체성이고, 타인에게는 선입견일 것이다. 좋은 것은 더 좋게, 나쁜 것은 좋은 것으로 바꾸어 가는 것은 그 땅에 대를 이어 사는 사람들의 몫이다.
김승기 횡성문학회장
횡성군 청정환경사업소장 |
김승기(횡성문학회장) 기자 /  입력 : 2009년 08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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