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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으로 본 횡성인의 정체성(중)


김승기(횡성문학회장) 기자 / 입력 : 2009년 08월 23일
↑↑ 김승기 횡성문학회장
ⓒ 횡성신문
횡성에는 횡성사람도 모르는 자랑거리가 참으로 많다. 영화의 무대가 되는 고색창연한 풍수원성당은 도내 최초이자 한국인 사제가 세운 최초의 성당이다.

지금은 자동차 행렬이 끊이지 않지만, 당시는 인적이 드믄 첩첩산중으로 신해·신유박해로 쫓기던 신도들이 숨어들어 1888년 초가성당을 세우고, 1907년 현재의 성당을 지은 성지이다.

천주학을 통해 신문명을 접하며 근대교육의 필요성을 느낀 이들이 1896년 손수 학교를 세우니 성심학원으로 폐교가 된 광동국민학교의 전신으로 도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사립국민학교다.

일제침략과 더불어 들어온 왜상들은 막강한 권력과 자금을 무기로 값싼 공산품을 마구 뿌려대며 횡성시장의 상권을 장악하려했지만, 큰 희생을 감수하며 저항하고 지켜내니 다나까라는 왜인상점 하나가 있기는 했지만 광복이 될 때까지 토박이의 상권을 빼앗지 못한 유일한 곳이자, 세계적인 상술을 자랑하는 화상도 발을 붙이지 못하던 곳으로 자부심이 대단했다.

두 사건 모두 국력이 쇠약한 틈을 타고 들어온 외세의 배척이었지만, 성격에 따라 대응하는 자세가 달랐던 이곳 사람들의 기질을 엿볼 수 있다.

전자는 쇄국과 척화라는 엄혹한 시대상황에서 위험에 굴하지 않고 신문명을 받아들인 반면, 후자는 침략에 의한 개화라는 사탕발림과 강압에도 큰 희생을 치루며 배척하였음에 주목하여야 한다.

국익에 반하는 외세는 배척하되 신문물은 받아들여 국난극복의 에너지로 삼는 실사구시의 정신과, 외침으로 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투철한 애국심의 발로이다.

횡성 회다지소리가 1984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처음으로 대통령상을 안겨주었다. 수상의 의미도 크지만 금기시하던 장례를 무대에 올려 예술의 한 장르로 승화시키는 단초를 마련하여 학계에 충격을 주었다.

이 작품은 동서의 문화와 남북의 문물이 충돌하고 융합되면서 단점은 제하고 장점을 취하고, 다시 토착민의 정서에 동화시켜 향토색 짙고 예술성이 뛰어난 습합문화를 만들어 전승해 온 가치를 크게 평가받았다.

횡성인은 사통오달하는 길을 왕래하는 이방인이 스쳐가는 주막이 아니라 그들로부터 다양한 지식과 정보, 문화와 문물을 접하며 새롭고 좋은 것을 찾아내 우리 것에 접목시켜 모방이 아닌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현명한 사람들이었다.

명분에 얽매이거나 사익을 탐하기보다는 정의와 공익에 충실하여 받아들일 것,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 받아들이되 우리에게 맞게 고쳐 받아야 될 것을 구별하는 혜안과 실행에 옮기는 명석함을 가졌던 것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기질을 빗대어 횡성사람은 깍쟁이니 이기적이고 배타적이니 하지만, 강한 자존감이자 자긍심이라고 해야 옳다.

그것은 ‘횡성 가서 잘난 체 하지 말라!’ 라는 속담의 의미가 무엇인지, 횡성인의 정서와 정체성이 무엇인지 대변해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질과 에너지가 도내 최초, 최대, 그리고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횡성의 3·1운동’이라는 활화산보다 거대한 불꽃을 지피는 모태가 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하며, 또한 더욱 갈고 닦아 미래를 가꾸어 갈 힘의 원천이자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김승기 횡성문학회장
횡성군청 청정환경사업소장
김승기(횡성문학회장) 기자 / 입력 : 2009년 0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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