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강의 발원지를 찾아서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 입력 : 2009년 11월 20일
|  | | | ↑↑ 김영배 청일면장 | | ⓒ 횡성신문 | | 우리 청일면은 섬강의 발원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어디가 섬강의 발원지인지는 저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인터넷을 통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위키백과’와 ‘EnCyber 두산백과’는 횡성군 태기산을 발원지라 하였고, ‘네이트 사전’에는 청일면 속실리로, 신정일의 ‘다시 쓰는 택리지4- 복거총론’에는 봉명리 수리봉으로 기록되어 있다.
지난해 9월17일 YBN영서방송에서 방영되었던 HD특집 다큐멘터리 ‘생명의 고향 섬강’에서는 봉복산 지류인 청일면 속실리 원골 쌍폭포 위의 이끼바위에서 한 방울 두 방울 흐르는 물이 모여 발원한 것이 아닐까 추측했다.
강원대학교 생명과학부 송호복 교수는 강의 발원지를 현대적 개념으로 “본류를 따라 가장 먼 곳에 있는 물길의 끝 지점이라고 하면서, 계절에 따른 강수량의 변화에 따라 물길의 길이나 샘의 용출량에 변화가 심해 물이 말라버리거나 중간에 스며들어 물길이 끊어지면 발원지로 지정하는데 무리가 있어, 하구로부터 가장 먼 거리에 있는 하천의 집수역을 발원지로 정하는 것이 일견 타당해 보인다”고 했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조사한 자료와 농어촌공사의 GPS 지도를 근거로 물길을 따라 가장 먼 곳을 측정해 보기로 했다. 측정 결과 청일면 초현리의 하천 분기점에서 유동천을 따라 청일면 속실리 원골 계곡이 22.7km, 봉명 수리봉이 21.5km, 계천을 따라 신대리의 낙수대가 14.9km로 속실리 원골계곡이 가장 긴 것으로 잠정 조사되었다.
섬강의 길이도 ‘EnCyber 두산백과’는 73.02km로 나와 있고, ‘네이트 사전’에는 103.5km로 무려 30km이상 차이가 났다.
우리는 속실리 원골 계곡을 중심으로 섬강의 발원지를 찾아 보기로 하고, 김춘환 군의원과 김남철 번영회장, 춘당초등학교 곽수범 교장, 이철순 체육회장, 그리고 우리지역 산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심마니 김철수 씨 등, 총 9명이 5월 20일 2대의 차량을 이용해 탐사에 나섰다.
더 이상 차량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 속실리 제1폭포에서 내려 강의 본류인 원골계곡을 따라 가려 하였으나, 절곡계곡이 원골계곡보다 물량은 적으나 계곡의 길이가 더 길고 봉복산 서쪽 능선 90% 지점인 도토무데의 ‘돼지 우물’이 섬강의 발원지라는 김철수 씨의 주장에 따라, 탐사방향을 돼지우물로 선회했다.
심마니 김철수 씨에 의하면 몇 년 전에 이름 모를 교수와 군청직원으로 기억되는 분들이 속실리 강성백 옹과 고(故) 김덕순 씨의 안내로 섬강발원지 조사를 나왔었는데, 원골계곡과 돼지우물을 돌아본 그들이 돼지우물이 강의 길이가 더 길고, 우물로 되어 있어 섬강의 발원지라고 했다고 한다.
‘돼지 우물’은 멧돼지가 물을 마시기 위해 파 놓은 우물로, 강성백 옹에 의하면 자신이 어렸을 때인 일본 식민지 시절에도 있었고, 옛날 아주 그 옛날부터 있어왔다고 옛 어른들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한다.
계곡과 가파른 능선을 따라 약 1시간 30분여를 오르다 보니 90% 능선의 도토무데에 묘가 있고, 그 옆에 돼지 우물이 있었다. 그러나 우물은 생각보다 아주 적었고, 물량이 극히 미미했을 뿐만 아니라, 물길도 몇 미터 안가 땅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런데도 이물은 여름이나 겨울이나 물량이 한결 같고,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아 분명 이곳이 섬강의 발원지라고 심마니 김철수 씨는 몇 번이고 강조했다.
초현리 분기점으로부터 22.7km, 우연의 일치인지 원골과 거리가 똑같다. 과연 이 작은 우물이 섬강의 발원지일까! ‘한강의 발원지 검용소’에서 힘차게 치솟는 물길과 시원하게 흐르는 물량까지는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기대한 것에는 훨씬 못 미처 의구심과 함께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확실한 섬강의 발원지를 안내하기 위해 74세의 노모와 함께, 며칠 전 이 높은 곳(해발 907m)까지 사전 답사를 했다는 심마니 김철수 씨의 정성과 노력을 생각해서인지 일행 중 그 누구도 ‘아닌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강의 발원지는 샘물이어야 한다는데 위안을 삼으려 했으나, 물길이 금방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은 어찌 설명해야 할까! 정말 아쉬웠다. 우리는 이곳에서 미리 준비해간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지천으로 널려있는 산나물을 뜯으며 당초 계획했던 원골 계곡을 따라 하산하며, 또 다른 발원지를 찾아보기로 했다. 원골 계곡은 우리가 따라 올라왔던 절골 계곡보다는 물량이 매우 많았고 이름 모를 폭포가 3개나 있었다.
그러나 물길이 마지막 쌍폭포 위에서 끊어지고, 이끼바위들 틈으로 물이 흐르고 있었으나 그 위로는 더 이상 물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길이도 돼지우물보다 한참은 짧고, 강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는 샘 등이 없어 섬강의 발원지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렇다면 도토무데의 '돼지우물'이 섬강의 발원지일까? 또 다른 발원지로 거론되는 봉명리 수리봉과 신대리 낙수대 상류지역을 탐사해 보기 전에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자료와 탐사결과를 보면 '돼지 우물'을 섬강의 발원지로 믿을 수밖에 없다.
강의 발원지는 강의 시작점이라는데 그 의미가 있다. 아주 작은 물이 모여 큰 강을 이루고, 강을 중심으로 도시와 농경지가 형성되어 풍요로운 삶과 희망을 안겨 주고, 끊이지 않는 역사로 이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섬강의 발원지가 우리 지역에 있다는 것은 지역주민들에게 커다란 자긍심을 심어 줌은 물론, 주민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모두가 힘을 합쳐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할 것이다. 비록 ‘돼지 우물’이 그 규모가 작고 물이 적어 섬강의 발원지로서 미약하다 할지라도, 나에게는 섬강의 발원지로서 그 의미가 매우 남다르게 다가온다. |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  입력 : 2009년 11월 20일
- Copyrights ⓒ횡성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