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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 경인년 새 아침을 깨우다
김승기(횡성문학회장) 기자 / 입력 : 2010년 01월 01일
 |  | | | ↑↑ 김승기 횡성문학회장/횡성군 청정환경사업소장 | | ⓒ 횡성신문 | 오늘의 횡성을 사는 사람들에게 횡성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일깨우고자 이야기를 시작한지 반년이 지났다. 묵은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해를 맞으며 잠시 쉬어가고자 한다.
시골에 TV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것은 1970년대가 되어서이다. 당시 최고급 TV는 브라운관이 보물단지마냥 커다란 캐비닛 안에 있어 문을 여닫고 볼 수 있는 구조로, 빈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도 해서 마당과 대청마루가 너른 집 봉당에는 저녁마다 유리성 안의 세상을 구경하려는 크고 작은 신발로 가득했다.
어른들이야 “유세떤다”고 할까봐 성가셔도 손님을 타박할 수 없었지만, 철없는 그 집 아이는 연신 문을 여닫으며 으스대기 마련이었다. 지금 그 기억이 떠오르는 것은 화질이 시원치 않았던 흑백화면처럼 오래 남은 잔영 때문이다.
섣달 그믐 밤이면 무슨 가요제에 이어 제야의 종을 타종하는 행사가 전국에 중계된다. 통금이 발을 묶던 시절의 하룻밤 자유가 주어지던 날,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 많은 인파가 보신각 종루 앞에 모여 들어 “열 아홉 일곱… ”하며 카운트다운을 시작하여 자정이 지나 해를 넘기는 찰나, 첫 번째 종이 울리고 아나운서가 대통령에 이어 삼부요인, 서울시장하며 종을 칠 때마다 군림하던 권력자, 저명인사, 유명연예인을 나누어 소개한다.
해마다 TV속의 그 광경을 보노라면 아쉬움이 남고는 했다. 많은 인파와 하나가 되지 못하는 소외감이나 범접할 수 없는 그곳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 보다는 “우리에게도 저들처럼 종이 있어 장엄한 의식으로 송구영신한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동경이었다.
그런 까닭으로 다른 도시에 가면 종의 크기와 모양, 이름 따위에 관심을 갖고 눈 여겨 보고는 하는데, 대개 종의 크기나 작품 수준이 도시의 격과 비례하기에 종은 우리에게 부질없는 바람쯤으로 치부하였는데, 지난해 세모에 꿈만 같던 우리의 종을 갖게 되었다.
종에 관한한 문외한이지만, 우리의 종은 가장 좋은 자리에 어느 도시의 종과 견주어도 손색 없는 미려하고 훌륭한 걸작임에 찬사를 보내며, 2010년 정월 초하루 제야의 종을 타종하는 현장의 감동 반, 어떠한 울림으로 세상을 깨울까하는 기대와 두려움 반으로 서른 세 번의 종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나 뿐만 아니라 다들 그러하겠지만, 그 울림 울림마다 등을 밝히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엄숙함으로 우리의 꿈을 종소리에 담아보자. 새해의 꿈이 33가지나 된다면 욕심이겠으나 소망하는 모든 것을 담기에는 33가지로 부족하지 않은가! 불가에서 번뇌도 108가지라던데…
제1타 아내 건강, 제2타 자식 결혼, 제3타 부모 무병장수, 제4타 형제자매 무사안녕, 제5타 친지 이웃화목, 제6타 로또 대박… 너무 속이 좁고 이기적인 소망이 아닌가! 제11타 (지역)사회발전, 제22타 경제활력, 제23타 인구증가, 제24타 농촌회생, 제25타 문화창달… 정말 그렇게 애향심이 돈독할까! 제21타 평화통일, 제22타 녹색성장, 제23타 일자리 창출, 제24타 플루 퇴치, 제25타 출산증가, 제26타 지구 살리기… 독수리5형제도 아닌데 너무 거창한 게 아닌가!
누구에게나 많은 소망이 있겠지만 이 땅에 사는 사람으로 작은 소망 세가지쯤 빌어 보자.
제31타 지역사회를 병들게 하는 갈등과 분열의 치유와 화합, 제32타 문학회의 성장과 문화향수권의 신장, 제33타 우리의 뿌리인 농업의 번창으로 행복한 삶터 만들기.
참! 종각 앞의 위풍당당한 태풍루의 정신이 국태민안(國泰民安)과 시화연풍이다. 그 정신이야 말로 올 한해 이 고을 모든 백성들이 종소리에 담을 일이라. |
김승기(횡성문학회장) 기자 /  입력 : 2010년 0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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