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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여성 -장한 어버이 복지부장관 표창 수상자 정호숙 씨

고생이 곧 희망, 다시 태어나면 공부해야지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10년 05월 08일
ⓒ 횡성신문
우천면 양적리 넓은 들판을 가로질러 정호숙(73세)씨 집을 찾아 가니 안마당에 한창인 꽃잔디와 박태기나무꽃이 반긴다. 낯선 사람 등장에 집주변 밭에서 일하던 할머니 한 분이 허리를 펴고 그늘막이 모자를 벗는다. 키가 작고 몸이 자그마한 할머니였다.

어버이날 장한 어버이 복지부장관 표창 수상자 정호숙 씨다. 남편과 일찌감치 사별하고 4남매를 혼자 키운 억척스런 여성이라기보다 칠순을 훨씬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총명한 눈빛을 가진 다정한 엄마 모습이었다.

▶ 장한 어버이상 수상소감 “왜 상을 줄까?”

“왜 상을 줄까. 남의 자식 키운 것도 아니고 내 자식 키운건데. 난 상 받을 자격 없어. 그리구 우리 애들에게 미안하지. 지들이 알아서 잘 커준 건데 내가 상을 받으면 애들한테 정말 미안하지”
축하드린다는 기자의 말에 정호숙 할머니는 나즈막히 속삭인다.

▶ 논 10마지기 농사로 4남매 대학교육 다 시켜

남편 잃었을 때 막막했어. 막내딸은 초등학교도 못간 나이였어. 그때부터 우리 애들은 돈이라는 거 차비와 교납금 말고는 안썼어. 일년 계획을 10마지기 농사에 맞춰 살았지. 먹는 건 밭 1500평 농사짓는 걸로 해결하고 애들 옷도 안사줬지.

눈만 뜨면 일하러 논밭으로 나갔지. 일요일이면 우리 애들 모두 농사일을 했어. 엄마로 버티고 있는 게 힘이 됐을 뿐이지 애들 스스로 공부한 거야. 10마지기 농사로 돈 꾸러 다니지 않았으니 그만큼 절약하고 또 절약한 거지” 큰아들은 육군장성으로, 작은 아들은 교사로, 두 딸 모두 교육사업가로 길러냈음에도 정호숙 할머니의 겸손함과 자식을 배려하는 마음이 보였다.

▶ 가장 힘들고 고마웠던 기억

“중학교 다니던 딸이 아침 등굣길에 교납금 3만원이 없어서 울던 모습을 쳐다봐야 했을 때 힘들었지. 넷 다 대학 보내는 게 쉽지 않았어. 먹는 거 줄여서라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은 지금도 똑같아. 내 힘든 심정 알고 시간 날 때마다 오셔서 온갖 농사 거들어주신 친정아버지가 고맙고 보고 싶어. 작은 아들에게도 고맙지. 직장에 매인 형 대신 호주노릇까지 다했어. 고생 많았지. 고마운 아들이야” 작은 아들 얘기를 할 때는 좀 더 안쓰러워하는 마음이 역력했다.

▶고생이 곧 희망, 다시 태어나면 공부해야지

“우리 애들 결혼해 잘 사는 거 보면 고생이 약이 된거야. 공부하고 배워야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걸 터득한 거야. 지금 세상에 내 말이 필요한데는 없어. 난 그저 고생이 돼도 엄마 일하는 모습, 엄마 마음 잃지 않고 내 자식들 지켜준 거. 그거지” 큰아들이 고향중학교에 장학금 전달하고 가다 들렀고, 아들사위가 주말이면 텃밭농사 거들러 오고, 딸이 사다 놓은 소꼬리를 끓이고 있는 중이라는 정호숙 할머니. 다시 태어나면 뭘 하시겠어요? 기자가 묻자, “다시 태어나면 공부해야지” 눈빛에 총기가 서려 있었다.

원향숙 기자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10년 05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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