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시대의 화두를 묻다 - 소통, 열린 행정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 입력 : 2012년 02월 24일
 |  | | | ↑↑ 고 석 용 / 횡성군수 | | ⓒ 횡성뉴스 | 소통과 열린 행정,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이다.
지난 해 전국의 교수들이 한 해를 집약해 선정한 “엄이도종(掩耳盜鐘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 은 소통을 화두로 삼았고 “열린 행정 실현”은 각 지자체의 단골 메뉴로 쓰이는 구호가 되버렸다.
역으로 보자면 그만큼 우리가 관 주도의 닫힌 행정을 그동안 해왔다는 말이기도 하다. 결국, 지방자치시대가 열린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소통과 열린 행정이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실체는 없이 오로지 구호로만 존재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소통과 열린 행정이란 무엇일까? 다양한 정의가 가능할 것이지만, 필자는 주민자치시대에 마땅히 해야할 행정의 기본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언급한 구호처럼 반드시 이루어야 할 목적(대상)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할 행정의 의무인 것이다.
당연한 것을 성취해야 할 명제처럼 여기게 된 것은 마찬가지로 그동안 행정의 잘못된 행태 때문일 것이다.
과거 횡성의 예를 한번 들어보자. 이전에 횡성군청을 방문하는 민원인들은 현관에서 청원경찰에게 방문 목적을 밝히고 들어와서 일을 보았다.
주민자치시대에 주민이 횡성의 주인인데, 주인이 자기 집 들어가면서 다른 사람에게 집에 들어가는 이유를 설명하고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 필자가 군수에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바꾼 것이 군청을 주인인 군민에게 돌려 주는 것이었다.
군청 출입의 예를 들었지만, 사실 그동안 우리는 주민자치시대를 살면서 이에 어울리지 않는 행정의 행태를 보여왔다.
주민은 스스로 지역의 주인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갖지 못했고, 행정은 말로는 주민자치를 외치며 주민 위에서 군림해 왔다. 또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외면한 주민의 권리를 주민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주인으로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각종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행정에 바라는 바를 언제든 요구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이러한 주민의 권리를 존중하고 귀기울이며 주민을 섬기는 것이 참다운 소통과 열린 행정인 것이다.
사실, 필자가 횡성군수로 취임한 지 1년 7개월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눈이 번쩍이는 번듯하게 내세울 만한 개발들을 이루어 놓지는 못했다.
그러나 원칙과 소신을 갖고 추진해 온 일이 주민이 주인되는 횡성의 모습을 생각하고, 그런 횡성으로 가는 길을 먼저 살펴 온 것이다.
매주 월요일 한 주의 계획들을 살피는 간부회의에 주민들을 참여시켜 함께 군정을 공유하고 의견을 듣는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 열린 군수실을 운영하여 주민이면 누구나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였다.
또, 분기마다 1회씩 중간 관리자인 계장들이 직접 마을을 찾아가 주민 일상생활과 관련된 시책들을 설명하고 소통하는 “사랑방 좌담회”를 실시한다.
참고로 열린 군수실을 운영하면서 찾아오시는 분들을 보면, 대개가 어떤 민원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을 두드린다. 그리고 이들 중 대부분은 이미 실무자와의 상담을 거쳤으나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한 경우가 많다. 군수가 무슨 힘이 있다고 법적·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한 실무자의 의견을 뒤집을 수는 없다.
그러다 보니 열린 군수실을 통해 민원을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나, 주민들은 그동안 자신의 속상했던 이야기를 들어 준 것만으로도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며 소통하는 것, 이것은 주민과 행정의 관계를 떠나 입과 귀, 마음을 가진 인간관계의 기본적인 예의일 것이다.
주민이 주인되는 행정, 소통과 열린 행정은 당장에 눈에 보이는 큰 성과를 보여 줄 수는 없다.
또 마땅히 그러해야 하는 것인데도, 크게 잘하는 것으로 비춰져서도 안된다.
다만 이러한 노력들이 진정한 주민자치를 이루는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아 가길 바란다.
이는 물론 횡성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20년 주민자치의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의 모든 지자체가 연구해야 할 문제이다. |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  입력 : 2012년 02월 24일
- Copyrights ⓒ횡성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