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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반위주(客反爲主)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이는 손님이 도리어 주인 노릇을 한다는 뜻으로, 부차적인 것을 주된 것보다 오히려 더 중요하게 여김을 이르는 말이다.
횡성 복분자가 딱 그 모양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더니, 복분자 보관 및 저장 용도로 설립된 냉동창고가 한우보관창고로도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토종 횡성 복분자는 없어서 못 팔아요”하던 말은 지난 2006∼7년도에 횡성에서 회자되던 말이다.
따라서 복분자가 돈이 된다하니 일부 농가를 시작으로 너도나도 복분자를 식재하는 열기가 솟구치자, 횡성군은 지난 2008년 농업 특화작목으로 토종 복분자를 육성하면서 복분자 보관 냉동창고 설립을 지원하였다.
또한 복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횡성군의 6대 명품 특산물로 지정되어 대대적인 홍보도 하였으나, 어찌된 일인지 금년들어 재배농가도 줄어들고 타 지역과의 가격경쟁에서도 밀리면서 횡성군의 7대 명품에도 들지 못하는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이같이 복분자가 횡성의 특산물에서 제외되면서 군에서 지원한 복분자 냉동창고도 서서히 제 명분과 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타 용도로 변질돼가고 있다.
무엇이든 사업을 하려면 구체적인 계획과 충분히 준비된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치밀한 계획도 없이 남들이 한다고 무턱대고 따라서 하다가 그 명분이 퇴색해 버리면, 숫제 안 하니만 못하고 피 같은 예산만 낭비된다.
특히, 농민을 위하고 농민이 주체가 되어야 하는 농업협동조합이 농민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려면 더욱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고, 또한 사업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다소의 손실이 따르더라도 이를 만회할 대안을 찾는 등의 자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열의를 보이는 등, 진정 농민을 위한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
돈이 되는 사업이면 열과 성을 다하는 의욕을 보이다가도, 지속적인 노력의 부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 그냥 덮으려는 발상은 진정 농민을 위하는 것이 아니다.
동횡성농협의 경우 복분자 냉동창고를 4억 원을 들여 설치했다면 그에 따른 기본적인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관내 복분자 재배면적이나 재배 농가수 그리고 판로 확보와 소비처에 대한 구체적인 경영계획 등 세부적인 대안을 가지고 임했어야 한다.
크고 작은 예산을 들여 농가로부터 수매하고도 판로가 없어 냉동창고의 전기료도 못 건져, 도매상을 현지로 불러 판매하는 것은 즉흥적이고 원시적인 판매방법으로 결코 농가소득을 보장할 수없는 하책 이다.
주지하다시피 냉동창고나 저온저장고는 농가들이 농산물의 출하시기 및 수급을 조절하여 제값을 받기 위함인데, 수확시기에 당시의 시세대로만 판매를 한다면 굳이 냉동창고는 필요없다. 출하 조절기능도 못하고 판로 확보도 못할 바엔 처음부터 냉동창고를 설치하지 말았어야 했다.
또한 농가를 위해 냉동창고를 설치했다면 생과 판로확보 외에도 2차 가공산업 개발도 생각해 보았어야 했다. 판로확보가 어렵다고 그저 도매상인만 의지하여 냉동창고를 운영했다면 부실경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시장경제원리는 수요와 공급이 키포인트로, 그에 따른 판로방안이 중요한데 무계획 판로 확보나 재배면적 및 생산량조차 불분명한 가운데 설치된 냉동창고라면 예산만 낭비한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는 것이다.
지금의 현실은 FTA 등으로 외국 농산물이 대거 밀려와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농산물 판로에 비상이 걸렸다.
이제 횡성군이나, 농민을 위해 설립된 농협에서는 농산물 판로 확보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한다. 이미 고령화된 농민은 그저 농사만 지을 뿐이다, 고령화의 농민들이 힘들게 생산하고 수확한 농산물의 제값받기 등 안정적인 판매에 더욱 농협이 신경 써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조합원이 중복되었더라도 제 역할은 따로 있을 것으로 농협에서는 농산물 판매에 매진해야 하고, 축협은 축산물 판매에 매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