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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아(?)를 낳는 것도 아니면서 지루하고 오랜 진통 끝에 4·13 총선을 불과 40여일 남겨두고서야 가까스로 선거구가 획정되었다. 강원도로선 최악의 선거구 획정이다. 의석이 한 개 줄어들면서 말 그대로 거대 공룡선거구가 2개나 탄생했기 때문이다.
강원 철원·양구·화천·인제에 홍천을 합한 새 선거구는 5970㎢로 서울시 전체면적 605㎢의 10배에 육박한다.
또 태백·영월·평창·정선에 횡성을 붙인 5개 시ㆍ군 단일선거구의 면적도 5000㎢를 넘어 서울시 면적의 8배를 훌쩍 넘긴다. 여의도 면적이 2.9㎢이므로 그 차이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전체면적 605㎢의 서울시는 지역구 의원만 무려 49명인데 반해, 금번 새로 탄생한 강원도내 2개의 거대 공룡선거구는 아무리 용을 써도 겨우 각각 1명뿐이다. 이 넓은 면적에 국회의원 1명이 지역구를 관리하고, 민심을 아우르라니 말이 되질 않는다.
당연히 선거구 획정에 불만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선거구가 공중 분해된 횡성과 홍천군민들이다. 벌써부터 지역 내 술자리에서는 4ㆍ13 총선을 ‘보이콧’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일부 유권자들 중엔 총선에 대한 관심도 없고, 찍을만한 인물도 없다는 식으로 아예 시큰둥한 반응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인구하한선 미달인 홍천ㆍ횡성선거구가 조정이 될 것이라는데 대해서는 정치권이나 해당지역 군민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은 선거구 획정과 관련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해오다 선거구 획정이 임박해지자 지역의 일부 사회단체 등에서 목소리를 내었으나, 이미 중앙정치권에서는 지역의 목소리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엉뚱한 곳으로 선거구 획정을 발표하였다.
획정위 관계자는 이번 획정 결과는 생활·문화권과 교통 등을 고려했다고 말하지만, 횡성지역은 획정된 지금의 선거구는 생활·교통ㆍ문화권과 전혀 동일하지가 않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인구 수만 기준으로 획정해 지역 대표성 약화는 물론, 총선 후보자와 지역 유권자들만 혼란에 빠뜨렸다.
이번 선거구 획정은 중앙정치권에서는 횡성ㆍ홍천을 아무데나 갖다 붙여도 좋은 천덕꾸러기쯤으로 아주 가볍게 경시한 결과인지, 아니면 무지(無知)에서 기인한 우(遇)를 범한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중앙의 정치권이 횡성-태백-영월-평창-정선이 어디에 어떻게 자리하고 있는지, 문화나 교통은 어떠한지, 면적은 얼마인지 책상에 앉아 지도책만 보고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닌가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선거 때만 되면 횡성지역 선거구는 이리 붙였다, 저리 붙였다, 만신창이가 돼 버렸다. 소위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며 선거 때만 되면 더부살이의 설움은 물론, 서자 취급까지 받아야 했다.
그래도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라 군민들이 착해서인지 정치권의 입맛에 따라 휘둘리면서도 크게 반항 한번 하지 않고 이를 묵묵히 감내해 왔지만, 이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지역의 정체성 확립에도 문제가 많다.
이에 일부 뿔난 군민들 사이에선 이번 선거를 보이콧하자는 이야기도 흘러나오지만, 이제라도 횡성지역을 중앙정치권에 알리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작지만 강한 지역의 군민이라는 것을, 이제라도 횡성을 중앙무대에 철저히 각인시키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또한 차후 제21대 총선에선 생활과 문화권이 같은 원주시와 동일선거구가 되도록 지금부터 목소리를 내야한다. 21대 총선에서는 횡성선거구가 원주시와 통합되도록 노력하는 길만이 횡성발전을 가져오는 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당장 눈앞에 닥친 이번 20대 총선에선 지금의 선거구가 거대 공룡선거구라 할지라도, 또 이러 저런 이유로 불만이 하늘을 찌를지라도 지역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서도, 또 지역과 국가를 위해 일 할만한 사람이 일할 수 있도록 분명하게 옥석(玉石)을 가려내기 위해서도, 국민의 소중한 권리 행사를 위한 선거에는 반드시 참여를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