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농협 앞 노점상, 법(法)의 딜레마 에 빠진 힘없는 군정
인근주민 “봐줄 만큼 영세하진 않은 것으로 안다, 필요하면 엄히 단속 해야”
지역상인 “점포 임대한 우리와 형평 어긋나,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 입력 : 2018년 07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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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횡성군 시내는 장날을 맞아 궂은 날씨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횡성농협 앞 인도에도 성인 한 명이 지나갈 만큼의 공간만을 남겨둔 채 상품이 진열됐다. 행인들은 상품을 피해 몇 걸음 안 되는 거리를 서로 부딪쳐가며 걸었다.
또 노점상에서 설치한 낮은 파라솔로 인해 비가 퍼붓는 날씨임에도 우산을 접고 비를 맞아야 했다. 또한 도로로 내려가 걷는 행인이 있는가 하면, 불법 노점상 상인들은 차들이 엉킨 도로에서 물건을 팔았다. 사고 위험마저 상존해 교통통제가 필요해 보였지만, 경찰이나 공무원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말 그대로 어수선한 시장바닥이었다.
농협 인근에 거주 중인 A(여·70)씨도 상품들 사이를 비집고 걸으며 “예전에는 모종만 팔았는데 이제는 꽃까지 판다”며 “노점상인들은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로 알고, 서로 이웃 사이라 불편해도 감수한다. 하지만 단속을 봐줄 정도로 영세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단속이 필요하다면 엄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횡성농협 앞 인도는 불과 50여m에 불과하지만, 불법노점상 및 노상적치물로 인해 버스정류장 기능 장애, 주민통행 불편, 도시미관 저해, 주변상인과의 형평성 등의 문제로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구역이다. 또 지역주민 불편사항을 넘어 허가받지 않은 인도 위 노점행위는 엄연히 불법행위다. 불법노상적치물은 도로법에 의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
신토불이 5일장 상인회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5월 6일부터 6월 20일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지속적인 단속을 하겠다는 안내 현수막을 걸었다. 하지만 노점 행위는 계속됐다.
상인회 관계자는 “노점상인들 단속에 어려움이 있어 군에 민원을 제기했다”며 “군도 노점행위를 단속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노점상인들의 반발을 우려해 소극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6·13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해 단속을 미룬 것 같다. 표 때문에 세금도 안 내며 장사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봐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횡성농협 앞 인도는 노점상인들에게는 명당자리로 알려져 있다. 자리를 놓고 지역 노점상인과 외지 상인이 다퉈 고소장이 오가는 등의 소란도 있었다.
노점으로 13년간 장사를 해온 B(여·63)씨는 “자리싸움이 심해 소송도 있었다”며 “결국 CCTV로 시시비비를 가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역 노점 상인들이 자리를 지키려 애쓰면서 현재 횡성농협 앞은 대부분 지역에 거주 중인 주민들이 노점 행위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6·13선거 당시 이들의 표와 반발을 우려해 군이 단속에 소극적이었다는 것이다.
노점상인 C(여·64)씨는 “6·13선거 때문에 한동안 단속을 안 했다. 선거가 끝났으니 아마 단속을 할 것이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군이 단속을 나와도 단속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점상인 B씨는 “외지 상인을 단속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다. 또 등기소 앞에서 팔면 바로 단속되지만, 농협 앞은 단속이 느슨하다”고 말했다.
본지 또한 2016년 6월 26일 ‘불법노점상 및 노상적치물, 단속의 손길 아쉽다’라는 제하의 기사로 이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보도 후 다른 언론에서도 한 차례 보도됐고, 2017년 8월 25일 ‘횡성농협 앞 인도 변 불법 노점상 행정의 미온적 대처로 난립’이란 기사로 1년간 변화 없는 행정 조치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안전건설과 관계자는 “노점 상인들이 대부분 영세해 단속보다는 설득을 통해 해결하겠다. 또 이들을 다른 장소로 옮기기 위해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취재에서도 군 안전건설과 관계자는 “단속에 어려운 부분이 많다. 작년과 올해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 위해 장소를 물색 중이다”며 지난 인터뷰와 같은 답변만 했다.
이에 지역주민 D씨는 “군에서 단속의지가 없는 것 같다. 법이 있고 민원도 있는 상황에서 왜 단속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 직무유기 아니냐?”며 “몇 년째 반복되는 상황에서 군이 무슨 이유로 노점상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인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노점 상인들이 일반 상인처럼 물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면서 이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 말에 따르면 “노점상인 중에는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인근 지역상인들은 “세금을 내지 않는 노점이 일반 사업자처럼 공급을 받아 판매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누구는 좋아서 세금 내며 장사하느냐?”고 반문했다.
불법 노점 상인들의 반발로 군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사이, 횡성농협 앞은 불법 노점상·노상적치물로 인해 버스 승객과 장날 손님은 물론 노점 상인들까지 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군에 따르면 초기엔 지역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품목들을 팔다 장사가 잘돼 소문이 나면서 점차 규모가 커지게 됐다는 것.
하지만 20여 년 동안 군이 불법 노점 행위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불법 노점 행위는 봄에는 일명 ‘종묘시장’으로, 여름에는 각종 채소나 과일 등으로 품목이 변경됐다. 또 외지 상인들까지 불법노점 행위에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불법 노점 행위가 계속되자 점포를 임대해 영업하는 상인들은 단체행동으로 나설 눈치다. 지역상인 E씨는 “불법 산지 점용에 대해서는 즉각 시정조치한 군청이다. 법 집행에 왜 차별을 두느냐?”고 항변했다.
군 관계자는 “양성화는 안 된다. 해당 지역에 버스 정류장을 만들기 힘든 이유도 해당 인도에 횡성농협 소유의 토지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해당 인도를 군이 함부로 이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5일장 조합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편과 위험이 계속돼 군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행정 조치는 그대로다. 하지만 지역상인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계도기간을 거친 만큼 이제는 군도 방안을 마련해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  입력 : 2018년 07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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