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6-05-04 오전 09:42:4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사회

군 주차관리요원, “일할 수 있다면 장마 상관없어”

고령에 노는 게 더욱 힘들어…장애 있지만 일할 수 있어 행복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18년 07월 09일

ⓒ 횡성뉴스
장마철 불안정한 대기로 소나기가 쏟아지는 읍내 인도. 강한 비로 불과 30여m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멀리서 차량 안개 등에 불이 들어왔다.

1년 차 노상주차관리요원 A(여·60)씨가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서둘러 불빛으로 향했다. 운전자가 A씨를 발견했는지 움직이던 차량을 멈춰 세웠다. 기다리는 손님이 불편할까 염려된 A씨는 장대비 속을 헤쳐 바삐 걸었다.

전통시장이 열린 지난 6월 30일. 몇 시간이고 비를 맞고 서 있는 횡성군 노상주차관리요원들을 만났다. A씨는 중년의 나이지만, 키가 130여㎝에서 멈춘 신체적 장애가 있다. 그는 지난해 처음 주차관리요원이 됐다. A씨는 “당시 군에서 면접을 볼 때, 주차관리 경험이 없어 계산은 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군의 노상주차관리 요원들은 모두 장애등급을 가진 13명으로,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근무한다. 주차관리구역은 11곳으로, 요원들이 하루마다 번갈아 가며 담당한다.

노상주차요원 한 명이 하루 동안 걷은 요금은 2∼3만 원 안팎이다. 9시간 근무를 최저 임금으로 계산한 6여만 원의 반도 안 되는 금액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노상주차요원 운영을 담당했던 장애인협회에서는 더는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을 정리했다. 그러나 주차관리요원들이 사라지자 읍내 주차에 문제가 생겼다.

A씨는 “장날에는 특히 심하다. 인근 주민들이 주차구역을 차지하면서, 외지인이 장날에 구경을 와도 시장에서 한참 먼 곳에 주차하고 걸어와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군이 나서 주차관리 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적을 갖고 지난해 노상주차관리요원 전원을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했다.

A씨는 “주차 요금으로는 운영비가 안 나온다. 수익보다 읍내 주차 관리를 위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후 3시. 이날 군에는 평균 강수량 5.6㎜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소나기가 쏟아졌다.

노상주차관리요원은 겨울이면 추위, 여름이면 더위와 싸워야 한다. 하지만 비 오는 날 역시 만만치 않다. 이날 인터뷰 또한 전부 비를 맞으며 진행됐다.

A씨는 “요금을 받으려면 도로를 자주 오갈 수밖에 없다. 폭우가 내리는 날이면 도로를 달리는 차들이 보이지 않는다. 또 키가 작아 혹시 운전자가 못 볼까 걱정이다. 비가 제일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들에게 날씨만 힘든 것은 아니었다. 경력 5년 차 B(71)씨는 “사람을 상대하고 돈이 얽혀 있다 보니 손님들이 제기하는 불만에 요원들도 기분 상할 때가 있다”며 “주차 표시선 밖에 차를 세워 요금을 피해 가는 손님, 요금을 내지 않는 손님, 주차 요금표를 못 보고 가는 손님 등이 있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대한 친절하게 안내해야 한다. 손님이 우선”이라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군내 주차관리요원의 경우 대부분 경력 5년 차 이상이다. 이들이 신체적 불편과 힘든 근무 여건 속에서도 미소를 간직할 수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경력 10년 차 주차관리요원 C(여·78)씨는 “다리를 수술하고 장애등급을 받았다. 장애가 있는 우리가 농촌 지역에서 일할 곳은 많지 않다. 그나마 주차요원이라도 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장마는 물론 근무여건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혹시 취재가 잘못돼 일자리를 잃지는 않을까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B씨도 같은 말을 전했다.

B씨는 “40대에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뇌 수술을 받는 등 다리가 불편하다. 이런 내가 일할 곳은 많지 않다. 또 일흔이란 나이에 노는 게 가장 힘들다. 쏟아지는 비, 35도가 넘는 찌는 더위,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싸워야 하지만 일하는 즐거움이 있다. 덕분에 손주들 용돈까지 줄 수 있어 행복하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A씨 또한 “면접 볼 때 ‘내가 힘이 닿는 데까지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노상주차관리 일을 하면서 몇 시간 내내 서 있다 보니 결국 다리 수술도 받아야 했다. 그러나 담당 의사가 ‘주차요원으로 일하면 재활에 도움이 될 테니 계속해라’라는 말을 듣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저녁 6시. 비가 그쳤다. 주차관리요원들은 휴식 부스에 넣어 놨던 보따리, 가방 등을 챙겨 퇴근 준비를 했다. A씨는 “고생하는데 시원한 물이라도 사 마시라며 거스름돈을 돌려주는 손님들이 가끔 있다. 그러면 나는 ‘참 착한 사람들도 있구나’하고 생각한다”며 “사람들 시선에 우리가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보람 있다”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B씨는 “기사를 쓸 때 전체적인 주차장 질서에 대한 기사를 써 달라”라는 당부와 함께 “주민들이 주차질서를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전했다.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18년 07월 09일
- Copyrights ⓒ횡성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32,096
오늘 방문자 수 : 1,060
총 방문자 수 : 32,258,842
상호: 횡성뉴스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 횡성읍 태기로 11, 2층 / 발행·편집인: 안재관 / 청소년보호책임자 : 노광용
mail: hsgnews@hanmail.net / Tel: 033-345-4433 / Fax : 033-345-443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강원 아 00114 / 등록일: 2012. 1. 31.
횡성뉴스(횡성신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