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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원 명 횡성향교교육원장 |
| ⓒ 횡성뉴스 |
2019년 기해(己亥)년은 황금돼지의 해이다.
동양 우주관에 천간(天干)은 십간(十干)으로 하늘을 상징하는 부호로 己(기)와 12지지(地支)로 땅을 상징하는 부호로 亥(해)가 합쳐 간지(干支)가 기해(己亥)이다. 기(己)는 숫자로 9, 색깔은 노랑색으로 사랑과 용서를 의미한다.
돼지는 12지의 마지막 열두 번째 동물이다. 집 가(家)=집 면( )+돼지 시(豕), 집 면은 지붕이다.
지붕 아래에는 돼지가 있다. 즉 모든 가정에서는 풍요와 다산(多産)이 필요하여 돼지를 기른다.
돼지의 도움으로 고구려와 고려는 도읍지를 발견하고 왕의 후손을 얻었으며, 고구려 시대에 교시(郊豕), 하늘에 제물을 돼지로 바쳤으며, 민속에서 돼지는 재산이나 집안의 수호신이었다. 극락정토는 부귀를 나타내는 복돼지가 있다.
우리는 지혜로서 그 부귀를 잘 다스려야 한다. 불국사 극락전 앞에 복돼지를 손으로 만지면 소원 성취한다.
돼지로 살기보다는 해바라기로 살아라. 돼지는 하늘을 쳐다보지 못한다. 돼지는 넘어져야 비로소 하늘을 쳐다 볼 수 있다. 그러나 해바라기는 언제나 하늘을 향해 있다. 해바라기가 아름다운 것은 아무리 흐린 빛도 찾아내 그 쪽을 향하는데 있다.
삼국지에 노련한 전략가인 조조가 100만 대군으로 싸우다 대패하고 간신히 목숨만 구하여 간신히 도망쳐친구 집에 들어갔다.
친구는 “여보게 여기 있으면 안전할 걸세.” 조조는 친구 말에 방에 들어가 잠에 떨어졌다. 한 참 자다가 얼핏 깨었는데 조조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잘 갈아야 돼, 한 번에 해치워야 하니까.” 친구의 목소리와 칼 가는 소리가 들렸다.
겨우 살아남았는데 여기서 죽는구나. 믿었던 친구가 나를 죽여 적이 주는 상을 타려 한다고 생각했다. 조조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친구와 가족들의 목을 단숨에 베어 버렸다.
갑자기 조용해진 후 조조가 돌아서는데 한 마리 돼지가 쓰러져 친구 옆에 묶여 있었다. 친구는 조조를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니라 먼 길을 찾아 온 친구를 위해 돼지를 잡으려고 한 것이었다.
앞 뒤 생각없이 순간적인 감정으로 불쑥 저질러 버리는 행동은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해도 소용없다.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는 신중한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의심암귀(疑心暗鬼)라는 말이 있다. 의심이 귀신을 낳는다는 뜻이다.
마음에 의심이 있으면 온갖 망상이 일어나 사람을 미혹시킨다. 소위 징크스도 스스로 만드는 불길한 징조라고 한다. 그렇다면 귀신도 우리가 스스로 만드는 것일까.
귀신은 과연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공포가 있는 곳에 귀신이 있다. 귀신이 공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포가 귀신을 만든다는 것이다. 공포심이 없으면 귀신도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필론의 일화가 있다.
이문열의 소설 필론의 돼지에 삽입된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한 번은 필론이 배를 타고 여행을 하다가 바다 한복판에서 큰 풍랑을 만났다. 사람들은 아우성치고 배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어떤 이는 울부짖고, 어떤 이는 기도하고, 저마다 살길을 찾아 우왕좌왕했다. 필론은 현자(賢者)로서 ,그 상황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보았다.
도무지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필론이 보니 배의 밑창에 돼지 한 마리가 사람들의 소동에 아랑곳하지 않고 태평스레 잠을 자고 있었다. 필론은 그 돼지처럼 이런 저런 판단을 하지않는 게 평온을 얻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폭풍 속에서 아무런 판단을 않는 것이 옳은 것인지 논란은 있지만 돼지는 태평했고 아무 생각이 없으니 공포와는 전혀 무관했다.
두려움이라는 족쇄를 끊으면 몸과 마음은 자유로워진다.
마음이 자유로운 사람만이 폭풍 속에서도 태평스럽게 꿀잠을 잘 수 있다. 두려워하면 점점 더 두려움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불면증을 의식하면 할수록 점점 더 불면증에 빠져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두려움은 두려운 마음을 먹고 자란다. 마음이 없으면 두려움도 없고 두려움이 없으면 귀신도 없는 법이다. 배중사영(杯中蛇影), 술잔에 비친 뱀 그림자에 놀라지 말라. 벽위의 활이 술잔에 비친 뱀 그림자로 보인 것을 알면 아무 탈이 없다.
우리 모두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은 무엇인가? 필론의 돼지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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