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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은 본문기사와 관련없음 |
| ⓒ 횡성뉴스 |
| 횡성군 시장상인들을 모아 계모임을 운영하던 계주가 홀연히 자취를 감추면서 영세업자들에게 속앓이를 남겼다. 만성적인 경기 불황 속에서 영업 의지를 꺾고 주민 간 의심과 의혹을 불러오는 등 작은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 정보 없이 신뢰로만 운영되는 계모임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익명인 “도박으로 빚져, 계획된 도주 의심”
손해를 입은 계원들에 따르면 횡성시장에서 소주방을 운영하던 A씨가 지난 1월 초 곗돈을 챙겨 잠적한 뒤 연락이 끊겼다.
계원 B씨는 “곗돈을 번호순으로 타는 번호계였다. 총 계원은 15명으로 매일 2만원씩 납입해 10일 뒤 순서대로 300만 원을 받았다”며 “지난해 10월 8일부터 납입했다. 번호는 10번을 받았는데, 9번을 받은 계주가 자신의 곗돈을 마지막으로 받은 뒤 사라졌다”고 말했다.
계주가 사라지면서 손해를 본 이들은 중복 번호를 받았던 계원을 포함해 총 5명이다. 원금 손해액만 1,000만 원에 달한다. 하루하루 장사해 벌어 곗돈을 납입했지만, 이들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더욱이 A씨를 아는 한 주민은 타지역에서도 사기 범죄가 의심된다고 전했다.
해당 주민은 “춘천에서도 재산피해를 봤다며 찾아온 사람들이 있었다”며 “이번 계모임 사건처럼 개인별로 큰 금액을 손해를 본 건 아닌 것으로 안다. 100만원을 빌린 뒤 갚고, 다시 울며 애원해 더 큰 금액을 빌렸다. 여기저기 소액을 꾼 뒤 연락을 끊고 횡성으로 온 것 같다. 횡성시장에서 소주방을 연지는 2년 정도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가게를 정돈했는데, 어느 날부터 가게 운영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횡성상인 계를 운영하면서도 곗돈이 모자라 결국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서 곗돈을 줬다. 또 도박으로 빚을 진 것으로 안다. 이 때문에 도주를 계획한 것 같다”고 했다.
계모임 성격상 사기죄 입증 어려워
현금 납입돼 물증 없어 신고 포기
형법 347조에 따르면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득을 취한 자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기망행위’, 거짓말이 있어야 한다. 계주가 처음부터 계를 운영할 능력도 없이 능력이 있는 것처럼 계원들을 속이고, 곗돈만 받아 챙기려 했다는 것이 법적으로 입증돼야 한다. 그러나 계를 운영할 생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계주 내면의 의사로 입증이 쉽지 않다.
더욱이 횡성상인 계모임은 매일 소액을 입금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계좌 입금이 아닌 현금으로 납입됐다. 이 때문에 계원 C씨는 몇 달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손해 봤지만, 신고를 포기했다.
계원 C씨는 “계주를 믿고 이뤄진 계모임이기 때문에 계좌로 입금한 금액이 없다. 다른곳에서도 같은 피해가 발생할까봐 신고를 생각했지만, 물증이 없다고 생각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계모임은 지인 소개로 가입했다. 처음에는 지금보다 적은 금액으로 계가 운영됐다. 운영이 원활해 인원을 늘리고 금액을 올리자고 권유해 10일 300만원계로 커졌고, 일이 터졌다”고 했다.
경제적 손해보다 주민과 갈등 남겨
사기범죄 인정되도 곗돈 돌려받기 힘들듯
잠적한 계주 A씨가 C 씨에게 남긴 건 600만 원의 경제적 손실에 더해 같은 주민 간의 의혹과 의심이다.
계원 C씨는 “계주보다 번호가 빨라 곗돈을 받은 사람들에게 섭섭한 감정과 혹시 계주와 더 가깝게 지내서 이득을 본 건 아닐까하는 의심과 의혹이 들었다”며 “이 때문에 사람들과 상대하기 싫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간 마음고생이 심했다. 요즘 같은 경기 불황에 올라가는 물가와 세금으로 가게 운영도 힘든데 영업 의지를 꺾었다”며 “사건이 벌어지기 이전에는 계주와 사이가 좋았다. 연락이 끊긴 뒤에도 계주를 믿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계원들은 A씨가 횡성시장 내에서 소주방을 운영해 도주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사기를 치려고 작정한 사람을 일반인이 피해가기에는 어려운 것으로 인정하지만, 해당 계원들은 자신이 속은 것에 대해 창피하게 생각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이에 대해 횡성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관계자는 “무죄추정 원칙으로 정황만 따져 A씨의 범죄 유무를 판단할 수 없다. 고소장 접수 후 A씨를 소환해 조사를 해봐야 한다”며 “설령 형사상으로 A씨의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고 해도 계원들이 곗돈을 받기 위해서는 민사소송을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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