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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원 명 횡성향교교육원장 |
| ⓒ 횡성뉴스 |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네 가지의 식물을 사군자(四君子)라고 한다.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지조와 절개를 군자의 가장 큰 덕목으로 여겨 유교사회에서는 고난과 악조건에서도 꿋꿋이 꽃을 피우는 사군자가 선비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즉 사군자는 변함없는 신념과 고아하고 탈속의 경지를 추구하고자 많은 시조와 그림에서 자주 등장한다. 사군자는 삶의 길을 제시해 준다.
매화를 집안 사랑방 앞뜰에 심었고, 방안에 난분(蘭盆)을 문갑위에 올려 놓아 감상하며 향기를 맡았다. 늦가을 서리를 두려워하지 않고 꽃을 피우는 국화를 가까이 두었으며, 사시사철 푸르고 곧게 자라는 대나무(竹)의 지조와 절개를 좋아했다.
매화는 이른 봄눈이 채 녹기도 전에 추위를 무릅쓰고 제일 먼저 꽃을 피는 식물이다.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주었다. 매화는 사랑을 상징하는 백 가지 꽃 중에서 으뜸으로 모습이 흠잡을 데 없고 군더더기가 없으며 꽃봉오리가 벌어지지 않고 오므라져 선비의 절개를 간직한 군자수(君子樹)이다. 매화는 사람을 감싸 뼛속까지 싱그럽게 하는 향기이며 일생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
특히 청초한 자태와 향기로 인해 아름다운 여인에 비유되며 정절을 상징하였다. 우리나라의 묵매화의 공통적인 특징은 매화 꽃송이가 중국처럼 많지 않다. 그 이유는 고즈넉하고 홀로 순수하게 피는 고결함에 있다.
난초(蘭草)는 깊은 산중에서 홀로 은은한 향기를 멀리까지 풍기는 향초(香草)이다. 난(蘭) 한 송이 꽃에서 그윽한 향기가 10리까지 퍼져 나간다 하여 향문십리(香聞十里)라고 한다.
깊은 숲속에서 자라나 사람이 찾아오지 않아도 향기를 풍기지 않는 일이 없다. 난초는 명문가의 귀녀(貴女)을 뜻하기 때문에 왕비의 궁전을 난전(蘭殿), 미인의 침실을 난방(蘭房)이라 불렀다.
또한 난초꽃이 번창하면 그 집에 식구가 많아진다고 했다. 의외로 난을 그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사군자를 계절 순서로 말하면 매, 난, 국, 죽이지만 사군자화를 배울 때는 난, 국, 매, 죽의 순으로 한다. 묵죽화가 직선미를, 묵매화가 굴곡미를 보여준다면 묵란화는 곡선미를 보여주는 수묵화이다.
국화(菊花)는 늦가을에 첫 추위와 서리를 이겨내며 고고하게 꽃을 피우는 인고초(忍苦草)이다. 예로부터 아름다운 국화를 가우(佳友)라 하여 모란, 작약과 함께 삼가품(三佳品)으로 보았다.
조선시대 사대부 여인들이 머리에 꽂는 비녀인 국화잠(菊花簪)에 절개를 상징하는 국화무뉘를 새겼다.
우리 조상은 국화꽃이 불로장수를 상징하여 민화에서 괴석(怪石)에 층층이 벌어져 피어있는 국화를 그려 넣었다. 국화꽃을 따서 그늘에 말린 후에 베개 속에 넣는 국침(菊枕)을 하거나 이불 속에 넣어 그윽한 향기를 즐긴다.
송나라 주돈이는 국화는 초야에 묻혀 학문과 풍류를 즐기는 은일지사(隱逸之士)로 군자에서도 선비의 이미지에 가장 잘 부합된다. 가을이 되면 모든 초목이 시들고 죽는데 국화만은 홀로 은은하게 꽃을 피워 온갖 풍상앞에 도도하게 고결한 지조를 품고 서있다.
대나무는 모든 식물이 잎을 떨어뜨린 추운 겨울에도 푸르고 싱싱한 잎을 간직한 나무가 아닌 식물이다. 대나무가 곧고 마디가 있고 줄기의 속이 비어 있으며 눈이 와도 부러지지 않기 때문에 군자의 표상으로 삼았다. 부인의 절개를 송죽(松竹)같은 절개라고 하여 전통혼례상에 송죽을 장식하여 변하지 않고 절개를 지킬 것을 다짐하고 백년해로를 기원했다.
꽃의 품계를 정하면서 높고 뛰어난 운치를 취하여 매화, 국화, 연꽃과 함께 대나무를 1등으로 삼았다.
신라 신문왕 때 동해의 작은 산에 낮에는 둘 인데 밤에는 하나로 합쳐지는 신기한 대나무가 있었다.
신문왕이 용의 계시에 따라 대나무 피리를 만들어 불면 나라의 근심과 우환을 잠재우는 피리로 만파식적(萬波息笛)이라 하였다. 우리 속담에 ‘대(竹) 끝에서 3년 간다’는 역경에 처한 사람에게 좀 더 참고 이겨내라는 깊은 뜻이다. 사군자를 사랑하는 것은 어렵고 험난한 환경에서 뜻을 굽히지 않고 꿋꿋하고 아름답게 그 자리에 서 있는 성품을 높이 산 것이다.
사시사철 언제나 내 인생의 교훈인 사군자 표상의 꽃을 피워보는 것은 풍요롭고 훌륭한 삶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