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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영의 횡성수설 橫城竪說 (12)
혼자만 잘살믄 무슨 재민겨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 입력 : 2020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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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철 영 시인 / 본지 객원논설위원 |
| ⓒ 횡성뉴스 | “혼자만 잘살믄 무슨 재민겨” 1993년에 나온 전우익 선생의 책 제목이다. 1925년에 태어난 선생은 젊은 시절 민청에서 청년운동을 하다가 사회안전법에 얽매여 65세까지 삶이 자유롭지 못했다.
농사를 지으면서 자연에서 철학을 배우고 인생을 배웠으며, 그렇게 살면서 길어올린 지혜와 사랑을 담담하게 전해준다.
사람이나 미물이나 자연에서 스승 아닌 것이 없다.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순리대로 사는 법도 배우고, 사람과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도 배운다.
텃밭 정도밖에 안되지만 횡성에 귀촌한 후 11년째 농사를 지으면서 나 또한 자연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
올해는 김장배추를 300포기나 심었는데 30포기도 채 못 건졌다. 유기농이라고는 하지만 비료도 부족했고, 무엇보다 날씨에 졌다.
심술궂은 날씨는 햇볕을 받아야 할 때는 비를 주었고, 비가 와야 할 때는 가물었다. 늘 하던 것처럼 인위적인 도움 없이 배추 스스로 자라기를 바랐으나 역부족이었다. 뒤늦게 스프링클러를 몇 번 돌려보았지만 너무 늦었다. 김장할 때가 되어도 배추는 속이 안찼고, 이를 본 마을 후배는 혀를 끌끌찼다.
이래가지고 김장이나 하겠냐며 실한 배추를 50포기나 가져다주었다. 덕분에 김장은 잘했다. 농사는 하늘에 달렸다고는 하지만,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농부로서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해 멀쩡한 배추를 망가트린 잘못이 크다. 미안하다 배추야.
혼자 잘난 체해봐야 별 수 없다. 사람은 혼자일 때보다 함께일 때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 어려울 때일수록 그렇다. 마을 후배가 내게 도움을 주었던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때가 있어야지.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코로나만 탓할 수는 없다 코로나19 여파가 심상치 않다. 수도권에서는 사회적거리두기가 2.5단계로 올라갔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 많은 규제를 받게 됐다.
횡성군도 1.5단계에서 2단계로 올라가면서 생활의 불편은 더욱 가중되고, 지역경제의 침체도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카페는 테이크아웃이나 배달밖에 할 수 없고, 음식점은 영업시간 규제로 소규모 모임까지도 피하게 되는 상황이 됐다.
연말연시를 맞아 평소 같으면 왁자해야 할 거리는 한산하고, 여기저기 한숨소리만 커지고 있으니 이래저래 군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인구도 얼마 되지 않고 경제규모가 적은 농촌지역은 피해가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군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코로나 탓만 하고 방치할 일이 아니다. 어차피 코로나 환경을 우리 스스로 바꿔놓을 능력은 없지만, 이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행정의 역할이다.
그런데 지금 횡성은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상당수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몹시 화가 나 있다. 문제는 이들이 화가 난 이유가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린가 들어보았더니, 보궐선거로 군수가 바뀌면서 시작된 논공행상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당선된 군수의 편에 선 업자들은 일이 넘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여태 손가락을 빨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러한 병폐를 수차례 지적도 하고 개선의 약속도 받았다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아무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이쯤 되면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 탓으로 돌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 분명해보이지 않은가.
기초자치단체든 광역자치단체든, 심지어 정부조차도 정권이 바뀌고 나면 한동안은 논공행상이 이어진다는 것은 공공연한 일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유능한 정권이라면 논공행상은 짧게 끝내고 안정화 단계로 넘어가는데 집중하게 된다. 그러지 않으면 민심을 달랠 수 없고, 민심을 달래지 못하면 분열이 일어난다.
분열이 고착화되면 군정을 이끌어가는 동력을 어디에서도 만들어낼 수가 없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군민들의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
우리는 지금 그 어떤 전염병보다 막강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행정력의 대부분이 이쪽으로 쏠리면서 공무원들의 피로도 엄청나게 쌓이고 있다.
정상적인 군정을 이끌어가기에 버거운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힘들다고 군정을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니 서둘러 지역의 안정을 도모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더 이상 논공행상으로 지역분열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가족 중에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운다면 그걸 보는 가장의 마음이 편할 수 있을까.
횡성군민은 횡성 안에서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누군가 소외되는 가족이 있다면 오로지 가장 탓이다. |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  입력 : 2020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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