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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2) 전 상 국 전 횡성군노인회장

경찰공무원 33년, 정보계장으로만 18년 형사 ‘콜롬보’
경로당 운영체계 확립으로 횡성군노인회 위상 제고
대상포진 접종지원 등 노인복지정책 이끌어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3월 04일

노인회 위상을 높인 전 상 국 전 횡성군노인회장

ⓒ 횡성뉴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복지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의 중요 과제가 되었다. 노인복지는 비단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는 아니어서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노인복지는 점차 확대되어가는 추세다. 특히 농촌과 같은 군소 지방자치단체는 고령인구 비중이 날이 갈수록 높아져 선거철만 되면 노인복지 확대가 주요공약으로 등장한다.

횡성군도 경로당 신·개축을 비롯해 노인일자리 등 각종 지원사업을 늘려가며 노인복지를 확대해왔다. 노인회 또한 안정적인 체계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고 사회적인 위상도 매우 높아졌다. 그는 경찰공무원으로 33년 근무하다가 정년퇴직과 함께 지역사회 봉사에 뛰어들었다. 현재 그가 살고 있는 입석리 이장부터 마을 노인회장, 횡성군지회장을 거치면서 당시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경로당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횡성군노인회가 오늘의 위상에 이르는 과정의 중심에 전상국 전 횡성군노인회장이 있다. 두 번째 손님으로 모신 이유다.

경찰과 인연, 군복무 중 전투경찰 창설 때 차출
경찰 정보계장만 18년, 형사 ‘콜롬보’ 별명
카투사에 파견돼 화려한 군생활

춘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대했다. 운이 좋아서 육군 병기학교를 수료하고 미군부대 카투사로 갔다. 당시 군에는 학력 미달자들도 많았는데 고등학교 졸업하고 영어 몇 줄 안다고 그렇게 됐다.

카투사 2년 동안 한국군 영관급 같은 대우를 받았다. 단독 숙소도 제공받고 호화롭게 지냈다. 제대 6개월을 앞두고 횡성에 있는 1107야전부대로 복귀했다.

제대하고 나서 5.16쿠데타가 일어났는데 그때 사찰경찰관을 많이 감원했다. 그 바람에 경찰병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제일 먼저 모집한 게 경찰공무원이었다.

경찰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춘천으로 배치됐다. 당시는 경찰총장도 육군중령이, 횡성군수도 육군 대위인가 하는 사람이었다. 군인이 행정경험이 없으니 부당한 압박도 많을 때였다. 춘천에서 2년 있다가 연고지배치 우선으로 횡성경찰서로 왔다. 그때 전투경찰이 창설됐는데 젊다고 차출돼서 2년 근무하다가 횡성으로 복귀했다.

정보2계장으로 18년간 한자리에서 근무했다. 횡성이 고향이다보니 지역사정에 밝아서 서장이 바뀌어도 정보계장은 잘 안바꿨다. 정보계장 자리가 그래도 권력이 꽤 있던 자리였는데 기업체나 기관장들을 자주 만나면서 구직 연결도 많이 했다. 힘없는 사람들 편에 서려고 노력했다. 경찰 정보계장 오래해서 형사 ‘콜롬보’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다.

정보계장은 당시 여당편이 돼야 했지만 야당 인사를 포용해야만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야당인사들에게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잘해줬다. 싸워봐야 얻는 게 없고, 베풀어서 나한테 마음이 오게 해야 한다.

군수는 정당이 필요 없는 자리
정당 공천제로 지역 편가르기만 심해져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군수가 선출직이 되었다. 좋은 점도 있지만 편가르기가 심해진 것은 가장 큰 폐단이다. 군수는 정당에 속하지 말고 군민을 위해 군정을 이끌어야 하는데 선거로 군수를 뽑다 보니 선거 전에는 선거 전대로, 선거 후에는 선거 후대로 편가르기가 심해진다.

당선된 다음에는 임기 내 임무수행을 잘할 수 있도록 군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군수 스스로 자기편만 챙기다보면 이게 바로 편을 가르는 일이고 군민화합이 안되는 이유다.

정당이 군을 위해 하는 게 뭐가 있나. 군수가 우리당 사람이라고 특별히 더 지원하는 게 뭐가 있나. 공천제가 없으면 적어도 이 정도로 편이 갈리는 일은 없을 거다. 군수가 누가 되든 실질적으로 공무원이 일을 많이 한다.

지방소멸시대, 획기적인 인구증가정책이 시급하다
인재육성장학금 대폭 늘려 교육지원 확대해야
기업유치로 젊은층 인구 늘려야

지역이 소멸되고 있다. 횡성읍, 둔내, 우천은 좀 낫지만 내가 중학교를 다니던 갑천면의 경우 인구가 읍상·하리와 비슷할 것이다. 군수가 가장 고민해야 할 일이 이것이다.

획기적인 인구증가정책이 필요하다. 지역인구의 자연감소가 많고, 도시에서 오는 사람도 은퇴해서 여생을 보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 횡성의 여건이 녹록지 않다.

축사가 많아서 냄새가 많이 나는 것도 귀촌의 장애물이 된다고 하는데 일리가 있다. 그러나 사육두수가 인구보다 많다보니 횡성의 경제적 비중도 높다. 횡성에서 한우사업으로 부자된 사람도 많다. 버릴 수도 없고 마구 늘릴 수도 없다. 조절을 잘 해야 한다.

젊은층 인구가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 그러자면 기업이 늘어야 한다. 한규호 전 군수가 기업은 많이 유치했다. 도내에서 가장 많은 기업을 유치했다. 실무부서 공무원들이 많이 노력했다. 그래서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인구가 늘었다.

묵계리 탄약고 부지에 좋은 게 들어와야 하고, 이모빌리티 사업이 잘 되기 바란다. 오래 전부터 인재육성에 지원을 많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지금 인재육성작학금 규모를 더 키워야 한다.

화천에서는 대학생 학자금을 대폭 지원한다고 하는데 횡성군은 좀 미약한 편이다. 중고등학교는 의무교육이니까 학교만 보내면 점심까지 주지만 대학교육은 돈이 많이 들어간다. 군수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군민을 위한 의회, 정당보다 군민 우선해야
이·반장, 경로당에 지역 홍보 중단해선 안돼

군의원들이 정당 소속에 따라 시각이 달라지는 일이 많다. 긍정적인 면도 있어야 하는데 자기편이 아니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유로 예산도 자른다. 군민을 위한 의회가 되어야 하고 군민을 우선하는 의회가 되어야 한다.

지역신문 예산도 그렇다. 횡성신문은 횡성신문이기 전에 횡성군정의 홍보물이다. 그래서 이장, 반장, 경로당에 보냈는데 지금은 군에서 안 보낸다. 횡성군 홍보를 차단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럼 다른 지방신문은 왜 보내나. 지방신문은 보더라도 우리 지역소식만 본다. 다른 뉴스는 중앙일간지나 TV에서 다 볼 수 있다. 나는 노인회장 할 때부터 구독해서 보고 있다.

입석리 이장에서 횡성군노인회장까지
초기 경로당 주먹구구식 운영 바로잡고 노인회 위상 높인 보람
대상포진 접종지원, 경로당 급식지원 등 노인복지 제안하기도

경찰공무원 정년퇴임하고 바로 원주교육청 추천으로 노동부 원주사무소 취업상담일을 3년 했다. 그 후 입석리 사람들이 이장을 하라고 하고, 이장을 하다보니 또 경로당회장을 맡으라고 했다. 5년 하고 났더니 횡성읍 노인회분회장을 하라고 했다.

당시 이장이나 노인회 운영은 주먹구구식이었다. 주면 주는 대로 다 쓰고 그랬는데, 원주시 경로당에서 문제가 터졌다. 노인회 지원금이 낭비되고 있다고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했다. 그때 원주검찰청 관할지역이 원주와 원성, 횡성이었는데 이 지역의 모든 경로당에 대해 일제조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검찰에서 해당 관청으로 공문을 보내 경로당 운영비 3년치에 대해 증빙서류를 제출하라고 했다. 정병무 부군수가 당시 횡성군 복지과장으로 있었는데 3년치 서류 준비하느라 아주 몸이 달아서 고생 많이 했다. 몇 달 지나서 검찰청 인사로 수사담당 검사가 전출됐다. 후임자가 와서 보니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덮어두었다가 군청 책임하에 지도, 시정하라고 해서 마무리됐다.

그 난리를 겪고 나서 횡성군도 그렇고 경로당 운영체계가 자리를 잡게 됐다. 내가 그때 언제, 누가 봐도 이상이 없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운영비정산사업을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그 후로 횡성군 경로당 운영에 잡음이 없어지면서 횡성군 노인회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횡성군노인회장을 8년 했다. 노인회활동을 하면서 대상포진 접종지원, 경로당 급식지원을 제안했다. 당시 대상포진 예방접종비가 19만원이 넘었는데 3만원 정도로 맞을 수 있게 지원해줘서 노인들이 혜택을 많이 봤다. 지금은 경로당도 많이 성장했고, 지원도 아쉽지 않을 정도로 많아졌다. 조직도 잘 갖춰져 있고 위상도 높아졌다. 거기에 내가 일조했다는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

코로나19로 노인들 갈 곳이 없다
경로당 폐쇄로 우울증과 함께 건강도 나빠져

코로나 때문에 경로당이 폐쇄되고 나서 노인들이 갈 데가 없어졌다. 특히 여자들은 더하다. 지난 1년 동안 정신건강도 몸 건강도 많이 나빠졌다. 경로당이 어떻게든 부분적으로라도 빨리 열렸으면 좋겠다.

노인정책 재검토해야 할 때, 노인 기준연령 기준 70세로 해야
우리나라 노인복지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엄청난 지원을 하고 있다. 경로당 지원도 넉넉한 편이어서 잘만 쓰면 부족할 일이 없다. 다만, 이제는 노인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한다.

요즘 65세는 아무도 노인이라고 하지 않는다. 70세도 그렇다. 최소한 노인복지는 70세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이걸 국회에서 바꿔야 하는데 표 때문에 못한다.

단번에 어려우면 연차적으로 조금씩 바꿔야 한다. 그리고 노인들도 고정관념을 좀 깨야 한다. 받는 것에 너무 익숙해지니 자꾸 받기만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지원금을 받는 데 있어서 불만도 많다.

기초노령연금, 생활보호대상자를 선정하는 데 있어 엄격하게 선별해야 한다. 누락되는 사람이 있어서도 안되고, 재산 많은 분들이 자식들에게 다 증여하고 지원금을 받으려 해서도 안된다.

개인적인 이득을 먼저 챙길 것이 아니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가져야 한다. 100세 시대에 장수는 축복이지만 그것도 건강한 100세라야 축복이다. 이제 노인도 사회에 기여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불우한 어린시절 겪었지만 자수성가, 소설 같은 인생 이야기
횡성군 노인회장 당시 가끔 마주쳤던 그는 작은 체구에 말수도 없는 편이어서 그저 성격 조용한 지역 원로라고만 생각했다. 만나보니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으로, 격동의 한 시대를 겪어내며 일생을 지역사회에 이바지한 사람이었다.

부친이 징용기피로 숨어사는 바람에 온 가족이 늘 왜경 감시하에 살았고, 동네 품앗이조차 할 수 없었다. 당연히 먹고 살기도 힘들어져 어린 나이에 생업을 위해 궂은일도 다 겪어내야만 했다. 누구보다 어려운 사람 심정을 이해하고 도와주고 배려하는 삶을 살아와서인지 온화한 미소가 얼굴에 뱄다.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3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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