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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영의 횡성수설 橫城竪說 (20)

‘빽’이 있어야 통하는 세상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3월 11일

↑↑ 이 철 영
편집국장
ⓒ 횡성뉴스
고사에서 배우는 지혜
중국 전한(前漢)시대 학자 유향(劉向)이 펴낸 <열녀전>에 이런 얘기가 있다.

제(齊)나라 위왕 때 간신 주파호라는 사람이 실권을 거머쥐고 국정을 주무르는 바람에 나라가 어지러웠다.

주파호는 사리사욕만 챙기면서 성실하고 청렴한 신하들은 모두 쫓아내버렸다. 위왕이 총애하는 후궁 우희는 주파호의 만행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위왕에게 말했다.

“주파호는 흑심이 가득한 사람입니다. 그의 관직을 박탈하고 북곽 선생과 같은 어진 선비를 등용하셔야 합니다.”

우희가 자신을 쫓아내려한다는 말을 들은 주파호는 우희와 북곽 선생이 불륜관계를 맺고 있다고 모함했다.

위왕은 주파호의 말만 믿고 즉시 우희를 감옥에 가두고 철저히 조사하라는 명을 내렸다. 그러나 이를 조사하는 관원 또한 주파호에게 매수되어 우희의 죄를 억지로 만들어냈다. 위왕은 이를 수상히 여기고 직접 우희를 심문하자 우희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10년 동안 폐하를 한결같은 마음으로 모셔왔습니다. 그런데 간신들의 모함으로 이런 수모를 겪게 되었습니다. 저의 결백함은 푸른 하늘 밝은 해와 같습니다. 갈고 닦으면 옥이 되는 좋은 돌은 흙이 묻어도 천대받지 않습니다. 옛날에 유하혜라는 사람은 겨울밤 추위에 떨고 있는 여인을 자기 침대에 누이고 몸을 녹여주었어도 둘 사이를 의심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평소 유하혜의 행동이 바르고 단정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죄가 있다면 외밭에서 신을 고쳐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쓰지 말라는 것처럼 남에게 의심받을 짓을 했다는 것입니다.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한 사람도 제 말에 귀를 기울여준 사람이 없는 것을 보니 저의 부덕함이 큽니다.”

위왕은 이 말을 듣고 그제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녀를 옥에서 풀어주었다. 그리고 간신 주파호는 사형으로 다스려 어지러운 국정을 바로 잡았다.

부패한 음식에 파리가 꼬인다
오래된 고사일수록 울림이 크다. 기원전 4세기 경이면 까마득한 옛날인데 그때의 이야기가 오늘에도 전해지는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모양은 거반 비슷한 모양이다.

부패한 음식에 파리가 꼬이는 것처럼 권력의 주변으로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꼬이면 이미 반은 부패한 권력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자기 주변으로 모이는 사람을 자기편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들은 자기한테 좋은 말만 해주기 때문에 귀에 쏙쏙 들어온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쉽게 발견되는 병이다. 여기에 익숙해지다보면 결국 자신은 망가지고, 자신이 망가지면 가까이 있던 사람도 떠나게 된다. 진심으로 좋아해서 곁에 붙어있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권력을 가까이하려는 사람들은 욕심이 있다. 어떻게든 줄을 대서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것이 이들의 목적이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대통령이 탄핵되는 일이 있었다.

주변에 사욕이 가득한 사람을 구분하지 못한 죄를 용서받지 못한 것이다. 더구나 한 나라의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이라 더 크게 죄를 물은 것이니 당연한 결과다. 주파호 같은 간신을 가까이 두고서야 어찌 국정을 바르게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인가.

권력을 가진 사람이 사람 보는 눈이 없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뿐이다.

‘빽’이 있어야 통하는 세상은 반드시 부패한다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권력 주위에도 볼썽사나운 사람들이 많다. 은근슬쩍 발을 들이미는 사람도 있고, 볼 테면 보라는 듯 공공연히 들이대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한 다리 건너서라도 줄을 대려는 듯 이런 사람들에게 또 줄을 대기도 한다. 줄이 줄로 이어지는 줄세상이다. 줄 없고 ‘빽’ 없는 사람은 살기가 힘들어지니 정상이 아니다.

작은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로 고충이 많다. 일거리가 빤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자치단체에서 나오는 일거리는 달콤한 꿀이다. 그런데 이게 아무나 빨 수 있는 꿀이 아니란다. 줄이 있는 사람은 늘 앞서서 빨고, 찔끔 남은 것을 다른 여럿이 빤다.

이런 형편에 코로나까지 겹치게 되었으니 장사를 하는 사람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이나 버텨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허름한 줄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빽’이 있어야 통하는 세상은 부패한 세상이다. 스스로 ‘빽’이 되어주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 횡성은 그렇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좋지 않은 소문이 파다해진 이유가 뭘까? 듣고는 있을까?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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