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6-05-04 오전 09:42:4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논설/컬럼

이철영의 횡성수설 橫城竪說 (22)

우리말 오염, 행정이 앞장선다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3월 25일

↑↑ 이 철 영
편집국장
ⓒ 횡성뉴스
한글은 왜 유네스코 세게기록유산이 되었나
인류가 사용하는 말의 종류는 수없이 많아도 그 말을 기록하는 문자가 다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민족이 자기네 고유의 말이 있으나 그 말을 적을 수 있는 문자가 없어 다른 민족의 문자를 빌려서 쓰고 있다.

민족 고유의 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대단할 텐데 문자까지 있다면 그야말로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엄청난 자랑이고 축복이다.

바로 우리 민족이 그렇다. 우리는 고유의 말과 함께 한글이라는 고유의 문자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다. 게다가 다른 언어의 문자는 그 기원을 알 수 없고, 만든 원리도 없다. 문자를 만든 사람과 만든 원리가 분명한 문자는 전 세계적으로 한글이 유일하다.

이런 이유로 유네스코에서는 한글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했다. 우리말을 쓰고 우리글을 쓰는 우리는 얼마나 멋진 민족인가. 한글을 생각할 때마다 세종대왕께 감사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다.

말은 민족의 정신, 글은 민족의 생명
2019년 1월에 개봉된 영화 ‘말모이’는 일제강점기에 우리말을 없애려는 일본의 만행으로부터 우리말을 지켜낸 과정의 한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주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생명”이라는 대사는 우리가 우리말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한마디로 요약한 것이다.

주인공 판수(유해진)은 글을 모르는 까막눈이었다. 판수는 읽고 쓰기를 배우는 조건으로 조선어학회에서 일을 하게 된다.

난생처음 글을 배우며 우리말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일제의 감시를 피해가며 전국의 말을 모으는 ‘말모이’에 열심히 나섰다.

우리말이 금지된 시대, 말과 마음이 모여 최초의 우리말 사전이 탄생하게 된다. 하마터면 일제에 의해 사라질 뻔했던 우리말과 글, 우리는 마치 당연한 듯이 사용하고 있지만 그들이 우리말과 글을 지켜왔다면 우리말을 더 아끼고 잘 사용하여 발전시키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말은 살아있다
말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끊임없이 새로 태어나는 말이 있는가 하면 사라지기도 한다. 이렇게 퇴화와 진화를 반복하는 게 말이다.

특히 요즘은 SNS가 발달하면서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수많은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극도로 생략된 말들이 유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말의 오염과 파괴를 우려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개개인이 사용하는 말과 글을 강제할 수도 없으니 말의 생명력을 믿을 수밖에. 다만, 인류의 문화유산인 한글의 소중함을 깨닫고 소홀히 대하는 일만은 없기를 바랄 뿐.

우리말 오염 행정이 앞장선다
SNS에 떠도는 낯선 글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 행정에서 사용하는 글이다. 행정은 공공의 영역이다. 그만큼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개인의 언어생활과 달리 더 정확한 말과 글을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국립국어연구원에서는 우리말 바로쓰기 관련 자료를 배포하지만 공무원들은 그닥 관심이 없어보인다.

횡성군에서는 한때 관공서에서 사용하는 상장 문안이 관료적이고 권위적이라며 이를 개선하자는 운동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기존의 상장 문안에서 고착된 서두의 호칭이나 행정에서만 사용하는 불필요한 연결문안을 부드럽고 감동적인 용어로 대체하자는 것이다(2007. 2. 27 횡성군보도자료 ② 포상방식의 개선). 전국 지자체 최초의 일이었다.

요즘은 어떤가. 눈에 거슬리는 것이 외국어가 너무 자주 사용된다. 한때 우리말에 한자와 영어를 결합해서 사용하는 것이 유행된 적이 있다. ‘∼에(愛), ∼고(go)’ 등의 형태로 많이 쓰였는데 처음에는 기발한 발상으로 시각적 효과를 톡톡히 봤지만 하도 너나없이 사용하다보니 이젠 식상해졌다.

이렇게 한물간 유행을 지자체에서는 여전히 애용하고 있다. 감각이 떨어져 보이고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창원愛 살아요’, ‘군포愛 머니’, 남양주 딸기축제 ‘피크닉 가자Go’, 광주 서구 ‘집콕하Go! 운동하Go!’ 등이 있다. 그나마 ‘피크닉 가자Go’는 가자와 GO가 어울리기라도 하지만 대개는 발음만 한자나 영어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횡성군에서도 최근 ‘2021 횡성 정책경연의 장’을 추진한다면서 시책 내용으로 ‘인구는 늘리go 규제는 줄이go’를 발표했다. 아무런 연관성도 떠오르지 않는 영어 go를 붙여야 했을까. 외로움공감단 ‘베프(베스트프랜드)’ 처럼 아예 외국어만으로 명명된 것은 그렇다고 쳐도.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3월 25일
- Copyrights ⓒ횡성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19,514
오늘 방문자 수 : 12,935
총 방문자 수 : 32,238,621
상호: 횡성뉴스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 횡성읍 태기로 11, 2층 / 발행·편집인: 안재관 / 청소년보호책임자 : 노광용
mail: hsgnews@hanmail.net / Tel: 033-345-4433 / Fax : 033-345-443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강원 아 00114 / 등록일: 2012. 1. 31.
횡성뉴스(횡성신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