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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철 영 편집국장 |
| ⓒ 횡성뉴스 | 공(功)을 다투면 일을 그르친다 삼국지에 황충과 위연이 공을 다투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부수관전투에서 유비에게 패한 유장은 낙성으로 퇴각하여 두 곳에 진을 치고 있었다. 유비는 낙성마저 손에 넣으려고 방통과 상의해 마땅한 장수를 찾기로 했다.
이에 노장 황충이 나서겠다고 하니 위연이 나서 연로한 황충보다 더 자신이 적임자라 주장했다. 발끈한 황충이 위연에게 무예를 겨루자며 칼을 뽑았다.
놀란 유비가 ‘두 범이 싸우면 필경 하나가 상하게 되고, 그리하면 대사를 그르치게 된다’며 말렸다. 그리고는 유장이 두 곳에 진을 쳤다 하니 두 사람이 각각 한 곳씩 치라고 했다. 그리하여 황충은 냉포를, 위연은 등현을 치기로 하고 길을 떠났다.
황충은 다음날 4경에 밥을 먹고 5경에 진군하기로 했다. 이를 염탐한 위연은 이튿날 황충의 군사보다 일찍 2경에 아침을 먹고 3경에 출동했다. 위연은 먼저 나선 김에 냉포와 등현을 한꺼번에 쳐서 공을 독차지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를 알고 미리 준비를 한 냉포에게 대패하고 달아나다가 등현을 만나 죽을 위기에 처했다. 등현의 창이 위연을 찌르기 직전 황충이 나타나 구해준다. 위연은 공을 세우기는커녕 처지가 초라해져 몸둘 바를 몰랐다.”
위연은 공을 세우고자 욕심을 부리다가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욕심내는 자에게 공은 돌아가지 않는다. 노자(老子)가 이르기를, ‘공수신퇴 천지도야(功遂身退 天之道也)-공을 이루고 몸을 물리는 것이 하늘의 도리’라 했다(도덕경 9장). 휘하를 거느리고 있는 장수나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마음에 새길 말이다.
공은 네 탓, 과는 내 탓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대개는 자기 아니었으면 우리나라 군대가 돌아가지 않았을 것처럼 얘기한다. 물론 틀린 얘기는 아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한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군대 전체가 잘 돌아가기 때문이다.
군대뿐만 아니라 한 집단에서 어떤 성과를 냈다면 그 공은 어느 한 사람에게만 돌아갈 것이 아니다. 공이란 이런 것일진대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어떻게든 그 공을 독차지하려는 사람을 보면 민망하기 이를 데 없다.
공자(孔子)는‘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면 군자’라 했다. 군자란 곧 오늘날의 사회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있어 최고 덕목은 겸손이다. 공은 남에게 돌리고 책임은 자신에게 돌리는 것이 지도자의 겸손이다.
겸손한 지도자는 먼서 공을 내세우지 않아야 한다. 욕심 많은 지도자는 공을 다투다가 일을 그르치지만 공을 양보하는 겸손을 보이면 공은 저절로 그에게 돌아간다. 그러니 굳이 공을 다툴 일이 어디 있는가.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각별히 더 겸손해야 하는 이유다.
숟가락도 얹기 나름 2005년 청룡영화제에서‘너는 내 운명’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황정민은 이런 수상소감을 남겼다. “저는 주변에 그냥 배우 나부랭이라고 합니다. 60명 스태프들이 차려놓은 밥상에서 저는 그저 숟가락 하나만 얻었을 뿐입니다.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의 진정성 있는 수상소감은 영화보다 더 큰 감동을 일으켰다.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역시 화려한 언변보다 진심이다. 진심을 우러나게 하고 드러나게 하는 것은 겸손이다.
이런 겸손은 억지로 포장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진정한 겸손은 드러내고자 하지 않아도 저절로 드러나는 법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명품 배우라면 스스로를 뽐낼 만도 한데, 자신의 뛰어난 연기를 인정받아 주연상을 수상하면서도 자신을 과시하지 않고 동료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리는 겸손을 보라. 역시 황정민은 연기뿐만 아니라 살아오면서 겸손이 몸에 밴 진정한 명품배우다.
다 차려놓은 밥상 앞에서 숟가락 하나만 얻었다는 황정민. 그렇게 얻은 숟가락을 밥상 위에 올리는데 누가 눈치를 줄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다 차려놓은 밥상에 염치도 없이 숟가락만 얹는 사람은 논총을 받는다. 똑같은 숟가락을 얹더라도 어떤 마음으로 얹느냐에 따라 이렇게 대접이 달라진다.
횡성의 지역 현안을 두고 민심이 뒤숭숭하다. 수십 년 묵은 숙원사업이 해결되지 않아 결국 주민들이 직접 나서 고단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70여일째 새벽 찬바람에 맞서는 사람도 있고, 새로운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새로운 대책위원회를 만드느라 일상에 고단함을 더하는 사람도 있다.
하루하루 편안하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런 와중에 눈치도 없이 공만 다투는 사람까지 있으니 이를 어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