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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영의 횡성수설 橫城竪說 (24)

횡성의 봄은 언제 올까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4월 15일

↑↑ 이 철 영
편집국장
ⓒ 횡성뉴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은 중국 당나라 시인 동방규(東方叫)의 시 ‘소군원(昭君怨)’에서 유래한다. 동방규는 한(漢)라 후궁으로 흉노 왕에게 시집가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 왕소군(王昭君)의 슬픈 삶을 시로 남겼다.

“한나라는 융성하여 조정에 무신도 많은데 / 어찌하여 박명한 여인에게 고달픈 화친을 맡기나// 소군이 구슬 안장 추어올려 말에 오르니 / 붉은 뺨에 눈물만 흐르네 // 오늘은 한나라 궁인인데 / 내일 아침에는 오랑캐 땅의 첩이로다 // (중략) / 오랑캐 땅에는 꽃이 없어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네(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저절로 허리가 날씬해진 건 몸매를 관리해서가 아니라네(후략)”

봄이 올 때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춘래불사춘’에는 중국 절세 미녀 왕소군이 오랑캐 땅에 살면서 봄이 와도 봄을 느낄 수 없는 신세를 한탄하는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면 슬픈 봄이다.

간신의 미래는 오명과 죽음
왕소군은 서시(西施), 초선(貂蟬), 양귀비(楊貴妃)와 함께 중국 4대 미녀의 한 사람이다. 한나라 원제(元帝, BC 76∼BC 33)의 궁녀였으나 임금의 총애는 받지 못하였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궁중화가인 모연수는 자기에게 뇌물을 주는 궁녀들만 아름답게 그려서 황제에게 바쳤다. 왕소군은 절세의 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모연수에게 뇌물을 주지 않은 탓에 황제의 눈에 띌 기회가 없었다.

흉노의 왕 호한야(呼韓邪)가 한나라와 화친의 상징으로 혼인을 청하자 한나라에서는 왕소군을 보내기로 했다. 왕소군이 흉노로 가는 날 왕소군을 처음 본 원제는 깜짝 놀랐다.

궁녀 중에 이런 미인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보내기 싫었지만 이미 약속한 일이라 돌이킬 수가 없었다. 후에 원제는 화공 모연수를 괘씸히 여겨 죽여버리고 말았다. 재물에 눈이 어두워 간교한 짓을 하는 사람들의 최후는 이렇게 비참하다.

왜 미인은 박명일까
왕소군은 호한야가 죽은 뒤 한나라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왕이 죽으면 다음 왕이 될 왕족과 결혼해야 하는 흉노의 풍습에 따라 호한야의 이복 아들인 복주루약제와 결혼할 수밖에 없었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것이 세상 이치인데 사랑도 없이 등 떠밀려 오랑캐 땅으로 시집을, 그것도 첩으로 가야만 했던 왕소군의 삶이 참으로 기구하다.

미인박명(美人薄命)이라 했던가. 춘추시대 월나라의 미녀로 소문난 서시는 오나라로 시집가 오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했고, 역사적 인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삼국지에 등장하는 초선은 동탁과 여포를 갈라놓는 미인계에 이용됐다.

그 유명한 양귀비는 당 현종은 총애를 받으면서 당나라 국정을 어지럽혔고, 한나라 최고의 미녀로 손꼽히는 왕소군도 마음에 없는 결혼을 위해 오랑캐 땅으로 가 평생 고향을 그리다 삶을 마감하고 말았다.

횡성의 봄은 언제 올까
4월 5일 한식, 횡성에 서리가 내렸다. 한때 한식은 설날, 단오,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4대 명절의 하나였다. 지금은 명절이라기보다는 성묘하는 날로 인식돼 있다.

이 또한 조선시대에 종묘제례를 지내고 성묘와 함께 능이나 묘를 보수하던 풍습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식은 음력이 아니라 양력으로, 동지 후 105일째 되는 날이라 대개 4월 5일 무렵에 든다. 음력으로 치면 2월이 될 수도 있고 3월이 될 수도 있는데 올해 한식은 음력 2월 24일이다.

2월에 한식이 드는 해는 세월이 좋고 따뜻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올해 한식에는 서리가 내렸다. 꽃도 늦고 날도 춥다. 코로나19 때문에 줄을 잇던 성묘행렬도 보이지 않는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봄에 봄을 기다리는 마음
4월 5일은 식목일이기도 하다. 횡성군에서는 식목일을 전후해 군민들에게 나무를 나누어주기도 하고 읍면 단위로 식목행사를 열기도 한다.

봄에 심은 나무가 잘 자라서 꽃이 피고, 녹음이 되고, 결실을 맺기를 기다리는 마음은 누구나 같다. 봄은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때다. 겨우내 땅속에 있던 생명이 저마다 잎으로, 꽃으로 피어나 세상 풍경을 일시에 바꾸어버린다. 이런 봄이 왔는데도 봄 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코로나19 탓만은 아니다. 선거가 끝나고 1년이 되도록 횡성은 여전히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뉘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오래 보고 있자니 눈과 귀가 피곤하다. 이러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을 수밖에. 마음의 봄은 따로 온다. 봄에 또 봄을 기다리는 마음, 그대는 알까.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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