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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평 時評>혹 떼려다 혹 붙인다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5월 20일

지난주 데스크 시평 ‘낯뜨거운 취임 1주년 축하 현수막, 군사독재시절이 떠오른다’를 두고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정곡을 찌르는 글을 읽으며 속이 시원했다. 모두가 침묵하고 있을 때 용기있는 글 잘 보았다. 응원한다”는 독자가 있는가 하면, “안 그래도 지나다가 보는 취임 1주년 축하 현수막이 창피했다”는 독자도 있었다.

또 군수 취임 1주년 행사를 본 주민들은 “칼국숫집에서 서빙하는 공무원들이 손님보다 많은 것 같더라”, “깨끗한 도로 한쪽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는 사진이 연출 같더라”, “직원들과 식사하는 것이 무슨 행사냐” “이런 게 다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걸 누가 모르겠냐”, “취임 1주년 기념으로 나무를 심는 것도 우습지만 해마다 이 나무를 보면 얼마나 민망하겠냐” 등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단, 공감해주는 애독자들께 감사드린다. 책임감이 더 커졌다. 이렇게 공감하는 사람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공감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군 홍보담당이 데스크 시평 내용에 대해서 군 홈페이지 게시판과 공무원노조 게시판에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해명 글을 올렸다.

비록 취재 기사가 아니라 시평이나 논설, 사설일지라도 군의 입장에서 해명 글을 올리는 것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유감스러운 것은 해명자료 끝에 <‘가짜뉴스’는 범죄입니다>라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포스터를 포함한 것이다. ‘가짜뉴스’가 범죄인 것은 맞다. 그런데 번지수가 잘못됐다.

군의 해명 대상은 취재기사가 아니라 시평과 사설이다. 시평과 사설은 취재기사가 아니기 때문에 애초에 ‘가짜뉴스’가 될 수 없다. ‘가짜뉴스’라는 프레임을 뉴스가 아닌 시평과 사설에 씌운 것이다.

이것은 신문기사와 시평, 사설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불쾌한 감정을 과격하게 드러낸 결과로 보인다. 확대해석하면 언론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기도 하고 겁박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정중히 알려드린다. 시평과 사설은 취재기사와 다른 분야다. 시평과 사설은 당사자를 취재하여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하고, 지역의 여론과 주민의 반응을 전하는 형식 중의 하나다.

이런 시평과 사설에 해명을 하는 것은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차라리 해명이 아니라, ‘열심히 했지만 부족한 면이 있었나보다, 더 노력하겠다’고 하면 더 많은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성급하게 대응하다보면 설득력도 없고 효과도 떨어진다.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것이 이런 경우다.

군에서 홈페이지에 올리는 ‘사실은 이렇습니다’는 올해 신설된 게시판으로, 지역 언론에 난 기사에 대해 군의 입장을 해명하는 코너다. 이번 건까지 모두 5건의 해명 글을 올라가 있다.

기사에 대한 해명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 어떤 기사도 가짜뉴스로 판명난 것은 없다. 이 기사들이 가짜뉴스라고 생각한다면 군에서는 훨씬 더 강력한 대응으로 맞서야 하는데 고작 해명자료 게시가 반응의 전부다.

게다가 이 글을 공무원노조 게시판에도 같이 올리면서 몇몇 사람들이 갑론을박하며 선동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시평과 사설은 취재기사와 다른 분야인데 공무원노조 게시판에는 이를 구분하지 못(안)하는 군 홍보담당에 동조하며 군수 편을 드는 아부꾼의 댓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게시물을 올린 홍보책임자가 공무원노조 간부임을 생각하면 한편으로 이해는 되지만 인신공격성 막말을 보면 이렇게라도 권력에 줄을 대야 마음이 놓이는 일부 공무원들이 안쓰러워보인다.

이런 막말 선동은 공무원의 품위를 스스로 낮추는 것이고, 홍보책임자로서 이런 선동을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도 아니다.

뿐만 아니라 댓글 내용을 보면 공무원 수준을 의심케 할 정도인데다가 근거없는 비방과 비하는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악성 댓글이야 말로 전형적인 사이버 범죄다. 이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권력화된 일부 언론사나 편협한 SNS 운영자들이 의도적으로 가짜뉴스를 만들어낼지는 모르지만 손바닥 들여다보듯 빤한 지역에서 소규모 지역언론이 가짜뉴스를 만들어가며 범죄를 일으킬 이유는 없다. 다만 사안에 따라 비판의 강도를 나름대로 조절할 뿐, 결코 가짜뉴스가 될 수는 없다.
/ 이철영 편집국장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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