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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횡성군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됐다. 행정사무감사는 의회가 행정기관 업무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올바른 군정으로 이끌어가는 중요한 과정이자 지방자치제의 핵심이다.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되면 공무원들은 초비상이다. 의원들이 요구하는 자료가 워낙 방대한 데다가 수시로 요구하는 추가자료를 준비하느라 일상업무에도 차질이 생길 정도다. 심리적인 부담은 또 얼마나 크겠는가.
공무원들로서는 업무를 평가받고 지적당하는 부담스러운 자리지만 의원들에게는 자신의 활동과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주민들은 군정의 주요내용은 물론 공무원이 그동안 무슨 일을 어떻게 해왔는지, 의원들은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고 군정의 핵심을 파악하고 있는지 한꺼번에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다.
그동안 행정사무감사는 주민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리 비공개로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행정사무감사 기간에 의회를 방청하는 주민도 없고, 군 청사 내부에만 중계되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대부분 행정사무감사가 언제 열리는지도 모르고, 어떤 얘기가 오가는지 알 수가 없으니 군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의회에서는 이를 어떻게 감시하는지 깜깜이다.
행정사무감사의 내용을 알기 위해서는 사후 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회의록을 참고할 수 있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주민은 드물다. 이렇게 지방자치제의 핵심이 주민과 멀어진 까닭에 30년이 지난 지방자치제가 진일보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올해부터 횡성군의회 활동이 인터넷을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되기 시작했다. 회기 중 의회나 군청, 면사무소(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이 또한 주민들은 잘 모른다. 인터넷을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하는 이유가 더 많은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홍보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또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는 주민들에게 신속하게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주민들이 군정과 의정에 관심이 많아지고, 주민들이 얻는 정보가 많아져야 지방자치제가 발전할 수 있다.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된 16일, 인터넷을 통해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보았다. 오전 11시에 개의를 선언하고, 오후 2시부터 시작한 기획감사실과 자치행정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는 밤 8시가 지나서야 끝났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몇몇 의원들은 준비한 질문의 일부를 생략하거나 서면으로 대체할 만큼 시간에 쫓기는 모습도 보였다.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겠지만, 감사과정을 보니 낭비되는 시간도 많았다.
의원이 준비한 자료를 모니터에 띄우는 것도 매끄럽지 않았다. 의원 개인별로 노트북이 있지만 화면과 연동되지 않아 생긴 문제로 보였다.
특히 시간을 많이 잡아먹은 것은 의원들이 질문하는 과정에서 핵심에 비해 중언부언이 많고, 답변을 듣기보다는 의원 개인이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았다.
일부 의원은 준비가 덜 되었는지 질문과 질문 사이 공백이 많았고, 준비한 질문내용을 읽기에 바빴다. 돌발상황에 대한 임기응변이 안돼 침묵하는 시간으로 늘어졌다. 군정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보였고, 답답하게 지켜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지루함이 더해졌다.
반면, 일부 의원은 꼼꼼하게 준비하고 공부를 많이 한 흔적이 뚜렷했다. 송곳 같은 질문과 지적으로 집행부를 긴장하게 했다. 시간이 부족해보일 정도였다.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자치제도의 핵심이다. 집행기관은 의원들의 요구자료를 충분히 제공하고, 의원들은 꼼꼼하게 자료를 검토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군정이 올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자면 군정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의원이 공부를 더 많이 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이런 행정사무감사 과정을 주민들이 더 많이 볼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행정사무감사의 내용을 주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주기 바란다.
민주주의는, 지방자치제도는 주민이 주인이 되어야 한다. 주민과 소통하지 못하는 지방자치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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