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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짬뽕비권, ‘웃기는 짬뽕’ 됐다

도 비서실장, 특보에 놀아난 업무협약, 망신살뻗친 횡성군
횡성군 한심한 탁상 행정에 신뢰만 떨어진다 비난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7월 22일

↑↑ 지난 5월 18일 군청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 횡성뉴스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다. 태산(泰山)이 떠나갈 듯 요란했으나 나온 것은 쥐 한 마리뿐이라더니, 예고만 떠들썩하고 결과는 참으로 보잘것없게 됐다.

횡성군은 지난 5월 18일 횡성군과 횡성군의회, 클라임매니지먼트(대표 김경옥)는 “태기왕 전설을 담은 횡성 올로케이션 영화소재로 복고풍 영화, 레트로(Retro) 무협영화 ‘짬뽕비권’ 제작 업무협약”을 맺고 신문, 방송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다.

그러나 불과 한 달여 만에 업무협약 과정에 강원도청 비서실장(구자열)과 문화체육특보(김수래)가 비정상적으로 개입된 사실이 KBS 뉴스를 통해 드러나면서 횡성군과 군의회가 상급기관의 묵시적 압력에 휘둘려 무리한 업무협약을 맺은 게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횡성군은 지난 5월 10일 ‘짬뽕비권’ 제작지원(안)을 의회에 설명하면서 제작지원 배경으로 <코로나19에 지친 국민에게 왁자지껄 무협 코미디 제공, 레트로 성룡표 무협영화의 현대적·한국적 재해석, 횡성 자연환경(태기산성, 어답산, 섬강 등)과 태기왕 전설 영화화, 해외배급(베트남 IMC 등)을 통한 횡성 관광자원 홍보>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런 배경 자체도 군에서 주도적으로 기획한 것이 아니라 지자체의 지원금을 얻어내기 위한 제작사의 달콤한 사탕발림일 뿐이었다.

영화제작의 기대효과로 <횡성 자연관광 자원의 영상화를 통한 국내외 관광 이미지 홍보, ‘횡성 태기왕 전설’ 스토리화로 ‘왕의 품격’ 도시 이미지 확장,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감독 진모영)’ 이후 횡성 올로케이션 영화로 군민 자부심 및 경제성(제작진 50여명 상주) 제고>를 들었으나 횡성에서 촬영한다는 것 말고는 어디에도 ‘태기왕 전설’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제작사가 영화 ‘짬뽕비권’의 줄거리를 미리 만들어놓고 지자체를 포함한 투자자를 찾는 과정에서 지자체 지원의 미끼로 쓰기 위해 ‘태기왕 전설’을 그냥 갖다 붙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5월 18일 군청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장신상 횡성군수, 권순근 횡성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김수래 강원도 특보, 제작사 김경옥 대표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방송국 카메라와 언론사 기자들이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군에서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한 지 한 달여만인 6월 23일 KBS가 <강원도, 신생 영화사에 3억원 우회지원...“비서실장·특보 개입”>이라는 뉴스가 나가면서 업무협약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게 드러났다.

KBS뉴스에 따르면, 영화 ‘짬뽕비권’을 횡성에서 찍고 강원도와 횡성군이 각각 1억5천만원씩 3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클라임매니지먼트라는 회사는 정작 영화제작사가 아니라 홍보대행과 인력파견 등이 주업이었고 업무협약 당일에 ‘영화제작업’을 사업분야에 추가했다는 것이다.

3억원을 지원하는 방식도 관공서의 관행을 벗어났다. 횡성군이 우선 전액 부담하고 강원도는 나중에 다른 명목으로 분담금만큼의 사업비를 횡성에 내려보낸다는 것인데 이는 누가 보아도 편법이다. 즉 업무협약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영화제작 지원을 요청한 김수래 도 문화체육특보가 제작사 클라임매니지먼트 김경옥 대표의 배우자로 알려지면서 이 업무협약에 강원도가 공식적으로 참여한 게 아니라 도 특보와 비서실장의 입김에 횡성군과 의회가 휘둘렸다는 것을 의심하게 했다.

9월 추석 전에 개봉한다는 영화 ‘짬뽕비권’ 제작 스케줄에 따르면 4∼5월 배우, 스탭 계약, 헌팅, 각본 윤색, 콘티, 리딩, 리허설을 거쳐 6∼7월 촬영(약 20회차+@), OST 작업, 8∼9월 편집, 시사회, 개봉까지 6개월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영화 한 편을 제작하는 데 6개월밖에 안 걸린다는데 횡성군과 의회가 오랜 경험을 쌓은 제작사도 아닌 신생 제작사를 믿고 덜컥 업무협약부터 체결한 이유는 무얼까.

↑↑ 태기왕 전설을 담은 횡성 올로케이션 레트로(Retro) 무협영화 ‘짬뽕비권’ 제작 업무협약서
ⓒ 횡성뉴스

횡성신문사가 횡성군에 요청한 업무협약 관련 정보공개청구 답변에 따르면 ‘지난 4월 강원도 문화체육특보(김수래)로부터 횡성군 참여 요청을 받고 기획감사실(홍보담당)에 업무 배정을 하였으나 홍보업무와 연관성 부족으로 최종 자치행정과(행정담당) 업무 추진을 결정했다고 한다.

횡성군을 홍보하는 목적으로 제작지원하는 영화가 홍보담당 부서와 연관성이 부족하다니 참으로 해괴한 논리다. 하긴, 군정을 홍보하는 소식지 발간도 홍보담당 부서가 아니라 행정담당 부서에서 하고 있으니 이런 해괴한 경우가 처음은 아니다.

제작비 3억원 지원에 대해서는 횡성군이 제시한 4가지 조건이 가능할 경우 추가경정예산 확보를 검토하기로 했으나 최근 강원도에서 분담금 지원 불가 통지를 받아 횡성군에서 예산 확보가 필요없어졌다고 한다. 즉 영화제작 지원 업무협약은 없던 일로 돼버린 것이다.

한창 촬영에 바쁠 것이라 예상하고 지난 12일 제작사에 영화진행과정을 제작사에 문의했더니 촬영이 종료되었다는 짤막한 답변만 들었다. 나머지는 군에 문의해보라고 했다.

애초에 시작부터 비정상적으로 진행된 업무협약이 취소된 것은 다행이지만 강원도와 횡성군, 군의회가 정부기관으로서 스스로 신뢰성에 상처를 낸 책임은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전직 공무원 A씨는 “군민의 혈세인 예산을 지원하려면 사전에 사업의 필요성과 추진계획, 효과 등을 꼼꼼하게 살피고 필요한 예선을 산정해 의회에 추경예산으로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번 사업은 이러한 절차를 무시한 것이고, 도비 지원도 대체지원이라는 편법을 쓴 것이어서 결국 모든 책임이 횡성군에 귀속될 수밖에 없는 수상한 업무협약”이라고 지적했다.

주민 B씨는 “횡성군에서 제작 지원하는 영화가 횡성군을 얼마나 홍보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기나 한 것이냐”며 “절차와 과정이 합법적이지도 않고 상부기관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니 더 큰 권력에 왜소해지는 횡성군 수장의 모습이 군민을 서글프게 한다”고 씁쓸해했다.

주민 C씨는 “어떻게 행정에서 일반 군민만도 못하게 허슬한 협약을 하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나. 이번 사안으로 모든 횡성군정에 신뢰가 떨어졌다. 군수와 군의장이 찍은 협약식 사진을 보고 너무 한심하고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온다”고 비난하며 “이번 사태는 군수와 군의장이 앞장서서 군민을 기만한 것이다.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란한 홍보로 법석을 피우던 영화 ‘짬뽕비권’은 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났다. 횡성군이 손을 놓은 상태에서 제작사가 영화를 완성해 개봉까지 가게 될지는 모르지만 횡성군민은 ‘짬뽕비권’을 보기 전에 ‘웃기는 짬뽕’부터 봤다.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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