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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영의 횡성수설 橫城竪說 (39)

탄소중립과 축산업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8월 09일

↑↑ 이 철 영
편집국장
ⓒ 횡성뉴스
지난 일요일 오후, 마당에 있는 온도계를 뙤약볕에 내놔보았다. 한참 후에 보니 섭씨 50도까지 표시되어 있는 온도계 수은주는 한계선을 넘어 끝까지 팽창돼있었다.

온도계가 더위를 먹은 것일까. 기상이변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세계 곳곳에서 이변이 속출하다보니 이제는 이변이 더이상 이변이 아닌 것처럼 당연히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기후변화라는 말도 일상용어가 되었다.

농부들도 하늘만 믿고 바라볼 수도 없게 됐다. 예측할 수 없는 날씨는 변이바이러스만큼이나 대응하기가 어렵다.

지난 6월 29일 캐나다 서부지역은 섭씨 49.5도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100년 만에 찾아온 폭염으로 경전철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에서는 이례적인 폭우와 홍수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프랑스, 영국도 유례없는 폭우로 당황하고 있고, 중국, 인도도 폭우로 비상이 걸렸다.

지구 전체가 요동을 치고 있는 모양새다. 횡성에서도 지난해 기상이변으로 농사를 망친 농가가 많았다. 비가 필요 없을 때 너무 많이 내리고 필요할 때 가물었다. 꽃이 필 시기에 한파가 몰아쳐 과실수 피해도 컸다.

계절에 따라 일정하게 반복되던 지구의 날씨는 이제 제멋대로 변한다. 첨단 과학장비로 기상관측을 해도 역부족이다. 도대체 지구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기상이변 원인이 지구온난화라는데 그렇다면 지구는 왜 예전보다 뜨거워졌을까. 범인은 이산화탄소다. 전세계 78억 인구가 배출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지구가 감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 1% 미만으로 들어 있지만 지구 온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그러나 산업이 발전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가 대폭 증가하면서 지구온난화와 생태계 변화로 이어지고 급기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전세계 국가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구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기까지는 요원해보인다. 최근 탄소배출량을 제로(0)화 한다는 ‘탄소중립’이 국가 정책으로 등장했다.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숲을 조성하여 산소를 공급하거나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태양열, 풍력 같은 무공해에너지에 투자해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횡성군도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목표로 자원순환도시를 표방하고 나섰다. 횡성군의 탄소중립은 폐플라스틱, 영농폐비닐 등을 재활용하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이것도 효과가 있겠지만 실질적인 탄소중립을 생각한다면 온실가스 발생비중이 높은 축산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유엔식량기구(FAO)가 2006년에 발표한 보고서 <축산업의 긴 그림자>는 축산업의 심각한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보고서가 지적하는 축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첫째가 토지다. 농경지의 70%를 가축사육에 들어가는 곡물재배에 사용하고 있다. 이는 지구 표면의 30%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둘째는 기후변화다. 가축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8%로 이는 자동차, 비행기 같은 운송수단이 배출하는 양보다 많다.

특히 가축은 지구온난화에 이산화탄소보다 23배 영향을 끼치는 메탄 37%, 296배 영향을 끼치는 아산화질소 65%를 차지할 만큼 기후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셋째는 물부족이다. 축산업은 사람이 사용하는 물의 8% 이상을 소비하고, 축산폐수는 수질오염을 가속화해 생태계까지 위협한다.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은 2018년 <네이처>에 지구 인구가 2050년에 100억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쯤되면 식량난도 심각한 문제가 된다. 지금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곡물 중 사람을 위해 소비되는 양은 106만 7천톤에 불과하지만 가축사료로 소비되는 양은 7억7천만톤에 이른다.

소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 곡물 7kg이 소모된다. 이 얼마나 비경제적인 소모인가. 소, 돼지, 가금류가 소비하는 곡물의 총량은 어림잡아 전세계 밀 50%, 옥수수 90%, 대두 93%에 달한다. 이쯤 되면 축산업은 인류의 지속 가능성에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소비가 늘고 인간의 욕심은 더 커졌다. 과거 자연환경에 맞게 기르던 가축은 오늘날 좁은 공간에 더 많은 가축을 기르는 공장식 축산 형태로 변했다.

이로 인한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 생태계와의 부조화로 인간의 삶까지 커다란 영향을 받고 있다. 탄소중립은 환경을 보호하는 길이다. 환경이 파괴되면 이 지구상에 인간이 설 자리는 없다. 인간에게 착취당한 지구는 지금 더이상 내어줄 것이 없이 피폐해졌다.

스웨덴의 17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어른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것이 무엇이냐?”며 학교를 뛰쳐나왔다. 지금 우리는 이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참고자료 : 박종무 ‘기후위기 시대, 축산업과 지속 가능성’)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8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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