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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영의 횡성수설 橫城竪說 (42)
기록의 힘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 입력 : 2021년 09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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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철 영 편집국장 |
| ⓒ 횡성뉴스 | 인류의 역사와 함께 기록은 시작됐다. 기록은 인류의 본능이었다. 문자가 없을 때도 그림으로 기록을 남길 정도다.
구석기시대 알타미라 동굴벽화나 신석기시대 울산 반구대 암각화는 인류가 지구에 출현한 이후 어떻게 생존해왔는지 짐작해볼 수 있게 해준다. 위대한 기록의 힘이다.
문자가 발명되고 나서 기록은 훨씬 구체화되었고 양도 엄청나게 늘었다.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기록은 대중화되었고, 책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지금은 어떤가.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기록은 디지털화되었고, 예전보다 편리해지면서 기록의 양도 기하급수 이상으로 늘었다.
선사시대 인류 조상들이 벽화로 기록을 남겼듯이 우리도 여전히 우리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세상이 변할 때마다 기록의 형태는 달라지지만 기록 자체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인간의 본능이라 멈출 수가 없다.
요즘은 일상이 기록이다. 자고 일어나서 잠들기까지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기록의 대상이다. 스마트폰 덕분이다. 스마트폰에 컴퓨터와 사진 기능이 추가되면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상의 기록이 가능해졌다. 가히 스마트폰 세상이라 할 만하다.
일상의 기록이 쌓이는 곳은 SNS다. 블로그,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등의 공간에 사람들은 일상의 기록을 쌓아둔다. SNS에 쌓인 기록은 때가 되면 다시 기억하게 보여주기도 하고, 한줄 두줄, 잠깐씩 기록했던 것들을 모아 책으로 만들어주는 사업도 생겼다.
가랑비에 옷이 젖고,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되듯 이렇게 글 한 줄, 사진 한 장이 쌓이고 쌓이면 일생의 기록이 되고, 역사가 된다.
이렇게 기록이 일상이 되었지만 여전히 기록으로부터 멀어진 사람들도 있다. 사실 개개인의 인생은 다 소설같이 드라마틱하다.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살아도 똑같은 인생은 없다. 저마다 하나뿐인 인생이다. 소중하지 않은 삶이 없다. 그러나 기록하지 않으면 언젠가 잊혀지고 만다.
위인전을 읽던 어린시절에는 훌륭한 사람의 일생만 책으로 나오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땐 그랬을 것이지만 요즘은 누구나 책을 낼 수 있고, 책을 내기도 쉬워졌다. 이런 기록들이 많아지면서 세상의 역사도 다양하게 기록되고 있다.
한 친구가 몇 해 전 아버지의 일대기를 <시시한 역사, 아버지>라는 책을 써서 출판했다. 평소 아버지는 말씀이 없었는데, 중병을 얻은 뒤로 얼마 남지 않은 생 앞에서 당신의 삶을 아들에게 들려주었다.
아들은 그것을 기록했고 책으로 만들어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시시한 역사’라지만 당신이 살아온 현대사의 굴곡에 사람들은 공감했다.
우리 아버지는 1921년생이다. 살아계셨다면 올해 만 100세지만 15년 전 85세를 끝으로 한 생을 마감하셨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과 전쟁,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사정권과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까지 우리나라 현대사를 두루 겪은 일생이 파란만장했겠으나 대개의 민초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버지도 당신의 지나온 삶에 대해 별말씀이 없으셨다.
아버지도 돌아가시기 전에 당신의 기록을 남기셨다. 명색이 출판편집자인 내가 아버지의 자서전을 책으로 만들어드리지는 못한 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우리 가족이 과거에 어떻게 살다가 지금에 이르렀는지 가족들과 공유한 것만으로 아버지의 기록은 의미가 있다.
횡성도 심각한 수준의 고령화로 치닫고 있다. 이 어르신들이 다 돌아가시면 개인사는 물론 마을의 역사도 잊혀질 수 있다. 이분들이 어떤 형태로든 당신들의 기억을 기록으로 남겼으면 좋겠다.
각 읍면에서 운영하는 주민자치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분들의 기록작업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법하다. 이런 기록들이 모이면 횡성의 역사가 된다. 자치단체에서도 수많은 종류의 책이 발행되고 있다.
군에서는 군수의 임기가 끝날 때마다 군정백서를 발간한다. 횡성군지가 있고 읍·면지도 있다. 횡성문화원에서는 향토사 관련 책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런 책을 발행하는 데는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간다. 이런 책은 횡성의 기록으로 남는 책이다. 그래서 더욱 내용에 충실해야 하고, 책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면모를 갖춰야 한다.
지금 군에서는 ‘횡성한우백서’를 만들고 있다. 횡성한우의 역사를 기록하는 책이라고 하지만 축산업의 역사에 더해 한우의 문화적 배경도 충분히 담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횡성한우가 고기로서만 가치가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민족과 함께 농경문화의 한 축을 담당했던 한우다.
책은 예산만 많이 들인다고 좋은 품질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횡성에서 발간된 여러 책들을 보며 아쉬운 점이 많았다. 예산에 맞춰 의무적으로 내는 책이라도 이왕 만들 거라면 내용도 충실하고 책으로서의 품격도 갖추기 바란다. 책은 소중한 기록을 담는 그릇이다. |
이철영 기자 / hsgnews@hanmail.net  입력 : 2021년 09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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