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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내 마음의 보석상자 (185) 『 느리고 사색이 있는 삶 』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5월 25일

↑↑ 현 원 명
횡성향교교육원장
ⓒ 횡성뉴스
느림은 빠름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조화롭게 하는 자연의 시간이다. 때로는 느리게 살 때 작은 것을 놓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즐거움과 신비가 있다.

느리게 산다는 것은 삶속에 여유를 가지는 것이다. 여유 있는 마음은 일의 많고 적음에 별 관계가 없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일에 임하느냐에 달려있다.

달려가는 대신 천천히 걸으며 생각하는 삶이 포행(布行)하는 삶이다. 포행은 불가에서 스님들이 방선(放禪)하며 잠시 쉬는 것이다. 우리도 시종일관 앞만 보며 달릴 수 없다. 방향을 제대로 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뛰면서 생각하면 목표도 보이지 않고 쉽게 지치며 마음의 여유도 없다.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리석어지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고 공자는 말했다. 열심히 살되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우리에게는 느림의 비타민이 필요하다.

한편 물리적 시간은 흘러가지만 생각의 시간은 사색하지 않으면 멈추고 만다. 천천히 산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삶의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 사색은 필수적 요소이다. 디오게네스는 하늘을 지붕삼아 지냈지만 최고의 권력과 부를 가진 알렉산더 대왕을 결코 부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햇빛을 막고 서있는 대왕을 향해 비켜달라고 했다. 그가 필요했던 것은 오직 한줄기 햇빛이었다. 생각이 곧 느린 삶이다. 생각하지 않는 삶은 어리석은 삶이다. “열심히 살았지만 남는 것이 없는 삶이었다.”는 말은 빠르게 사는 생활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불행은 조용한 방에 앉아 휴식할 줄 모르는데서 비롯한다.’고 말했다.

즉 자신의 조급함과 피곤함을 털어버릴 수 없다면 행복을 채우는 기회를 결코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현대인의 매커니즘적 삶은 중독에 가깝다. 이런 현상은 인간의 정신을 황폐하게 만들고 병들게 한다.

그 원인은 모두가 경쟁사회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남보다 먼저 출세하고 승진도 빨리해서 연봉도 높이고 평수가 넓은 아파트에서 살고, 고급승용차를 가지며, 외국여행도 가고 싶은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다. 그리고 현실에 만족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려가다 인생의 종착역에 와서야 왜 내가 이렇게 살아왔는지 후회해 본들 그때는 이미 때가 늦다.

톨스토이의 작품 <인간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소설 속 주인공의 삶이 현대인의 삶과 너무나도 비슷하다. 바홈이라는 가난한 농부가 살았다. 그의 평생소원은 자신이 소유한 땅을 갖고 싶었다.

그러던 중 일 년이 걸려도 다 돌아볼 수 없는 바스키르 원주민들이 사는 큰 땅을 동트기 직전 시작점에서 출발하여 원하는 땅을 괭이로 표시하고 해가 지기 전에 처음 출발한 지점으로 돌아오면 표시한 모든 땅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바홈은 동이 트기를 기다려 출발했다.

마음에 드는 땅을 괭이로 표시하며 빨리 걸었다. 가면 갈수록 비옥한 옥토가 펼쳐졌다. 그는 신발조차 벗고 금을 긋고 뒤를 돌아보니 해가 서산에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그는 출발점을 향해 힘껏 달렸다.

언덕만 넘으면 된다는 생각에 고통도 참고 계속 무리하게 달려 다리에 힘이 풀려 앞으로 넘어졌으나 극적으로 시작점에 도착했다. 그러나 촌장이 바홈을 일으켜 세웠으나 피를 토하며 쓰러져 심장마비로 죽고 말았다.

촌장은 하인을 시켜 바홈의 몸집만한 땅을 팠다. 70제곱센티미터, 이것이 고작 그가 가져간 땅이었다.
촌장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인간에게는 한 평 남짓한 땅만 있으면 충분한데 바홈은 너무 욕심이 많구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나는 바홈처럼 살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해야 만족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봐야 한다.

삶의 여유를 갖는 순간부터 우리는 창의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창의적으로 생각하려면 우선 다양한 삶을 체험하는 게 좋다. 또한 새로운 것을 많이 볼수록 좋다.

사람은 낯선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의 여유를 저해하는 방해물인 자신의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느리게 산다는 것은 자신의 삶에 가치를 부여하는 철학으로 사색을 통해 얻어지는 마음의 황금향이다.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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