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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내 마음의 보석상자 (220) 냉소주의 극복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3년 04월 06일

↑↑ 현 원 명
횡성향교교육원장
ⓒ 횡성뉴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단어는 ‘무관심’이다. 사랑의 반대말도 증오나 미움이 아닌 무관심이다.

인간관계에서 무관심만큼 냉정하고 비정한 단어는 없다. 무관심은 적대감과 불신을 낳고 냉소주의를 불러온다. 냉소주의는 말 그대로 ‘차가운 웃음’이다. 쌀쌀한 태도로 상대방을 비웃는 것이다.

이솝우화의 「여우와 포도」에서처럼 자신이 이룰 수 없는 일에 냉소주의와 무관심이 일어난다. 우리 속담에 ‘사돈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은 남이 잘 되는 꼴을 못 보는 속물근성이다.

시기와 질투를 내포하는 싸늘한 비웃음의 냉소주의를 간직한 채 인생을 살아간다면 개인이나 사회가 불행한 일이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그야말로 불신지옥(不信地獄)이다. 세대 성별 신분 지역 등 사람의 모든 분야에서 불신이 팽배하다. 불신이란 나는 당신을 믿지 않는다는 뜻이다. 타인에 대한 불신이 마음의 벽인 냉소주의를 만든다.

이는 소통의 공회전이 원인이다. ‘내가 듣기 좋은 말을 하지 않으면 너의 말은 다 거짓말이고 나는 너와 대화를 하지 않겠다’ 요컨대 이미 답은 정해놓았으며 이런 상황에서는 냉소만이 만연하다. 우리사회는 고슴도치처럼 냉소를 몸에 두르고 서로가 서로를 찔러가며 상처만 주고받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간혹 젊은 세대들 사이에는‘헬(hell)조선’이라는 말을 쓴다. 일부 청년들에게 대한민국은 아무 희망도 없다고 말한다. 헬조선에는 취업의 어려움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 기능을 상실했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망한민구’‘개한민국’도 우리의 현실을 개탄하는 청년들의 말이다.

그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안겨주는 ‘대한민국’은 없다. 이는 냉소적인 국가관만 있을 것이라고 신중섭 교수는 말한다.

냉소주의를 극복하는 데 큰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냉소주의는 사람이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이다. 냉소주의는 짧은 시간 안에 너무 쉽게 내리는 단정적인 판단을 극복할 수 있어야 치유가 가능하다. 나이가 든 세대들은 냉소주의에 빠질 가능성이 적다.

실버세대들은 지능지수는 감소하나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지식인 실용지능지수(PI)와 사회지능지수(SQ)에 해당되는 대인관계능력,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이 높아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젊은 사람들은 인내심이 부족하여 어떤 문제에 대해 단시간 내에 단정하고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어 냉소주의에 빠져든다.

판단을 일찌감치 내려버리는 불행한 젊은세대들은 살아가는 삶이 팍팍하다고 하지만 긴 안목을 갖고 상황을 신중히 여유있게 바라보면 냉소주의는 해소될 수 있다.

또한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은 냉소주의에 빠질 수 없다. 냉소주의의 씨앗은 불평 불만에서 발아되기 때문이다. 감사하는 것은 습관의 문제이다. 감사하면 마음이 늘 평화롭고 행복하다. 냉소주의에 젖어있는 사람은 오직 결과물에만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또한 중요하다.

역설이지만 과정에 충실하더라도 결과가 좋다는 보장은 없다는 사실을 겸허히 인정하는 순간 이미 냉소주의와의 결별이 시작된다.

또한 냉소주의는 너무 완벽한 사람과 완벽한 사회를 요구한다. 그러나 완벽한 사람과 완벽한 사회 그리고 완벽한 인간관계는 없다. 나 자신처럼 수많은 사람들도 불완전한 존재임을 받아들이면 비웃음보다 따뜻한 마음이 생겨날 것이다.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말고 너그러운 마음을 갖고 상대방을 품으면 냉소주의는 저만치 달아나 버릴 것이다.

2015년 9월 2일 일간지에 한 장의 사진을 보고 사람들은 경악했다. 터키 휴양지 보드룸의 해변 모래에 얼굴이 파묻힌 채 싸늘한 시신이 발견되었다.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 어린이였다. 그의 가족은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족 민병대가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소도시 코바니 출신들이다.

이들은 터키해안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항해 중 배가 전복되었다. 해변에 밀려온 이 어린이를 터키 경찰이 부둥켜안고 있는 사진을 보고 세계인들은 감동했다. 그것은 인간이기에 지켜야 할 마지막 양심과 생명존중 사상이 살아있음을 보여주었다. 수많은 난민들이 냉동차 안에서 냉동된 채 죽어갔다.

난민들에게 무관심과 냉소주의로 일관했던 나라들이 난민들을 수용하기 시작하였다.
냉소주의 극복은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존중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휴머니즘(humanism)이다.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3년 04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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