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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 조 / 횡성읍 주민
2024년 12월 3일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은 저의 일상도 흔들어 놓았습니다. 해야 할 일들을 미뤄가며, 횡성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나가고 1인시위를 벌입니다.
왜 거리로 나가는지, 대한민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람을 전하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12월 3일 밤 총을 든 군인들이 국회로 난입했고, 정치인, 언론인, 법관들에 대한 체포령이 떨어졌습니다. 정치활동 금지, 언론의 통제, 국민 기본권의 제한, 영장없는 체포와 구금, 처단을 선포하는 포고령이 떨어졌습니다.
계엄령은 전시, 사변 등 국가비상사태에만 발동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야당의 입법활동을 이유로 계엄을 선포하는 것은 헌법상 허용되지 않으며, 국회의 계엄해제권을 무력화하려 한 시도는 명백한 헌법위반입니다.
내용적으로도 절차적으로도 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진행된 일련의 사태는 우리 국민들이 믿고 의지해왔던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질서를 깨뜨린 것이었습니다.
대통령 당선 이래 평균적으로 국민의 60% 이상이 지지하지 않는 대통령이었어도,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에 대한 계속되는 거부권 행사에 ‘탄핵’을 거론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을 때도, 저는 ‘대통령 탄핵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무능한 독선의 정치를 하더라도 그는 국민 다수의 선택으로 뽑힌 지도자이기 때문이며, 그 후과는 유권자들이 감당해 내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12.3 사태는 ‘무능력’이나 ‘독선’의 수준을 넘어선 것이었습니다.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들이대며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질서를 침해한 ‘국헌문란’ 행위였기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요구하고자 나섰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더 이상 그 자리에서 권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는 12월 3일의 사태와 관련한 최고의 정치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파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갑제 월간조선 전 편집장이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유에 비교하면 만배쯤 엄중할 것입니다. 총을 가진 집단인 군대를 동원한다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일이고, 헌법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세상에 경고성 계엄이 어디 있습니까? 목숨을 걸 용기도 없고, 하야할 용기도 없으면 안 했어야지... 보수는 책임을 지는 사람들입니다.”
12.3 사태 이후, 나라가 위태롭습니다. 국민의 삶이 불안하기만 합니다. 국내학술대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외국의 학자가 돌연 입국을 취소하고 온라인 참석을 통지했습니다.
한달 동안 우리나라 돈(원화)의 가치는 가파르게 추락했습니다.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믿음이 추락하고 있는 방증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나와 이웃들의 삶이 불안하다는 겁니다.
이 지경에도 대통령, 내각, 국회의원들은 따박따박 고액월급을 챙기겠지만, 연말 대목을 날려버린 자영업자들, 내수침체로 위태로운 기업과 노동자들은 하루하루가 불안합니다. 윤석열을 지지하든, 반대하든, 시민들은 몸만 축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마저도 힘들고 우울해지고 있습니다.
저와 우리 모두는 12.3 사태의 피해자들입니다. ‘회복적 정의’라는 관점이 있습니다. 가해자에게 엄한 벌을 내려도 피해자가 온전히 회복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정의가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 국민이 입고 있는 피해의 온전한 회복은 가해자의 자발적 책임 인정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나 윤석열 씨는 아직도 자신의 책임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마음 편안하게 살고 싶습니다. 초등학생의 아빠로서 아이들에게 바람직한 환경과 미래를 마련해주고 싶습니다. 서로 다른 이웃들과 평화롭게 공존하고 싶습니다. 저의 지향은 보수도 진보도 아닙니다. 독선과 내란이 아니라 상식과 정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편에 서는 것뿐입니다.
“아빠, 그때 뭐했어?”라고 물어올 아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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