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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탐방> 100년 전통의 손맛 ‘구방한과’를 가다

‘구방한과’의 명맥을 살린 청년 장인들!
최종식 시니어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08월 18일
↑↑ 구방한과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양승주 대표(41)와 윤충섭 대표(39)
ⓒ 횡성뉴스

어릴 적 명절의 먹거리 추억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전통 한과이다. 명절을 앞두고 좀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직접 한과를 만들었다. 

방앗간 집 아들이었던 한 친구는 명절 때면 곧잘 맛있는 엿이나 한과를 들고나와 친구들에게 자랑삼아 나누어주곤 했다. 그 맛은 지금 생각만 해도 침이 목구멍을 타고 꿀꺽 넘어갈 정도였다.
 
횡성군에서 괄목상대 약진하고 있는 ‘구방한과’를 찾아갔다. 구방한과는 횡성 호숫길이 시작되는 갑천면 태기로 구방5길 동네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수십 년째 전통 한과를 고집하며 그 기술을 잇고 있는 구방한과는 1995년도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을 시작으로 전통 강정, 약과와 다식을 생산하는 사업장으로 출발했다. 

1995년부터라고 하면 30년이지만, 사실 구방한과는 그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전통 한과는 한국인의 삶과 문화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 횡성뉴스

‘구방한과’의 탄생은 그 배경이 특이하다. 1999년 횡성댐 건설과 함께 기존의 사업장이 횡성호에 잠기게 되어 대부분의 주민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였으나 구방한과 참여자 5명은 의기투합하여 사업장을 현재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이 ‘망향의 동산’과 함께 고향의 맛도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구방한과’의 이야기는, 여기에 더하여 최근 우리 농촌의 문제가 더해지고 그것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한층 가슴 뿌듯한 이야기로 거듭나고 있다. 

1995년부터 구방한과를 이끌어 온 창립 멤버 여성 5명은 이제 고령화가 되어 더 이상 자신들만으로는 ‘구방한과’를 유지, 운영하기 어렵게 되었다. 적절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폐업해야 하는가의 기로에 있을 때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바로 현재 ‘구방한과’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두 젊은이와의 만남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두 사람이 바로 양승주 대표(41)와 윤충섭 대표(39)로서 두 사람은 대학 선후배 관계이다.
 
양승주 대표의 조부는 갑천면 구방리에 거주하던 주민이었는데 그 관계로 구방한과의 사정을 전해 듣게 되었다. 

양 대표는 “평소 조부로부터 구방한과의 배경을 자주 들었다. 구방한과의 명맥이 끊어지게 놔둘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2022년 후배인 윤 대표에게 공동 인수를 제안하였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대학 졸업 후 서울과 인천에서 각자의 생활에 충실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 횡성뉴스

윤 대표는 “양 대표의 설명을 듣고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때까지는 횡성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었다. 처음 횡성을 방문하여 호숫길을 둘러보고 매력을 느끼게 됐으며 이주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횡성 생활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금 1세대 창립 멤버인 여성들을 ‘어머님’이라고 부르며 끈끈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세대 창립 멤버 가운데 한 분이 고령화로 그만두게 되고 딸이 2세대로서 참가하였다. 양 대표와 윤 대표가 3세대 계승자로서 참가하면서 피는 통하지 않지만 3세대에 걸쳐 전통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게 되었다.

일을 막 시작하던 초창기, 1세대 어머님들에게 전수받은 레시피를 실험하던 중 양 대표가 손을 다쳐 구급차를 부른 적도 있다고 한다. 

양 대표는 “엄지 손가락을 조금 다쳤다. 지금은 다 나았지만 살짝 짧아졌다. 피땀 흘리며 일한다는 게 뭔지 몸으로 배웠던 순간이었다.”고 태연히 말하며 웃었다. 그가 웃으며 말하자, 옆에 있던 한 어머님이 “그래도 제대로 혼나야 해. 우리가 얼마나 많이 놀랐는데.”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실제로 당시에는 반죽의 온도부터 기름 상태까지 하나하나 배우며 어머님들에게 ‘등짝 스매싱’도 꽤 맞았다고 한다.
 
“전통을 멋지게 지켜주신 어머님들 덕분에 저희도 이 길을 시작할 수 있었고 지금도 그 분들이 계시기에 버틸 수 있다.”고 젊은 대표들은 말한다. 

때로는 어머님들이 “이제는 둘이서 꾸려나가야지. 우리는 정말 홀가분하다.”고 말할 때 살짝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결국 우리 둘을 향한 묵묵한 응원이라는 걸 알기에 오늘도 다시 힘을 낸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횡성 호숫길 관광객이 매년 13만 명 정도라고 한다. 우리는 1백만 관광객 유치에 기여하고 싶다. 지역 사회와 연계 협력하며 나아갈 것이다. 
매년 매출도 늘고 있는데 2022년 9천만 원이던 매출이 올해는 3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많이 벌어서 지역 사회를 위한 후원도 많이 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자칫하면 사라질 뻔했던 구방한과가 두 젊은이의 용기 있는 결단으로 이어지게 됐다. 
우리 농촌의 전통 문화가 젊은 세대로 이어진 좋은 선례이며, 이러한 아름다운 사례가 더 많이 나오게 되길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 횡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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