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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컬럼) 막힌 땅에도 길은 있다

주위토지통행권의 인정요건과 쟁점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2월 13일
↑↑ 박 훈 석 변호사
법무법인 YK 강원지사장
ⓒ 횡성뉴스
땅을 샀는데 막상 드나들 길이 없다면 어떨까. 
지적도상 분명히 내 토지인데, 이웃 땅에 가로막혀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면 억울함부터 앞설 것이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민법은 ‘주위토지통행권’이라는 제도를 두고 있다. 

이름은 다소 딱딱하지만, 현실에서는 꽤 자주 문제 되는 생활 밀착형 규정이다. 

주위토지통행권이란 공로에 나갈 수 있는 길이 없는 토지의 소유자가 주변 토지를 지나갈 수 있도록 한 권리다. 

약정을 하거나 등기를 하지 않아도 민법에 기초하여 인정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지역권과는 다르다. 

토지에 대한 최소한의 이용 가능성은 보장하자는 취지다. 

그렇다면 아무 때나, 아무 데로나 지나갈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먼저 정말로 길이 없는 경우여야 한다. 

단순히 돌아가는 길이 불편하다거나, 내 땅까지 차가 바로 못 들어온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사회통념상 토지를 이용하기 어려울 정도여야 한다. 

다만 기존 통로가 지나치게 좁아 사람만 간신히 다닐 수 있다면, 경우에 따라 통행권이 인정되기도 한다. 

다음으로는 통행의 필요성이 문제 된다. 땅의 용도가 무엇인지, 실제로 어떻게 쓰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쓸 계획인지가 함께 고려된다. 

밭으로 쓰는 토지와 주택을 지으려는 대지는 필요성의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중요한 기준은 이웃 토지에 가장 덜 피해를 주는 방법이다. 

통행권자는 여러 주위 토지 중에서 자기에게 편한 길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손해가 가장 적은 경로를 선택해야 한다. 통행로의 위치나 폭도 이 원칙에 따라 제한된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는 부분은 통행의 범위다. “사람만 다니는 길이냐, 차도 다닐 수 있느냐”는 쟁점이 빠지지 않는다.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된다고 해서 곧바로 차량 통행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보행만으로도 토지 이용이 가능하다면 차량 통행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주거용 건축이나 영업을 전제로 한다면 차량 통행의 필요성이 인정될 여지도 있다. 통행로의 폭 역시 마찬가지다. 

판례는 대체로 필요 최소한을 기준으로 삼는다. 막연한 장래 계획보다는 현재의 이용 상황이나 구체화된 계획이 더 중요하게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토지 사용에 따른 지료 지급의 문제다. 통행권자는 이웃 토지를 이용하는 대가로 상당한 금원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통행 자체를 이유로 과도한 금전을 요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실제 손해가 어느 정도인지, 토지 이용에 어떤 제한이 생기는지가 핵심이다.

주위토지통행권은 ‘내 땅이니 마음대로’와 ‘이웃 땅이니 절대 불가’ 사이에서 적정한 균형을 찾기 위한 제도다. 

결국 관건은 얼마나 필요한 통행인지, 그리고 그로 인한 불이익을 얼마나 줄였는지다. 

막힌 땅에도 길은 있다. 다만 그 길은 법이 허용한 범위 안에서, 서로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열려야 한다.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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