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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 |
| ⓒ 횡성뉴스 |
|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2월 도입한 ‘그냥드림’ 시범사업이 시행 2개월 만에 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3일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까지 전국 107개소에서 3만 6,081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두 달간 물품 지원을 계기로 진행된 복지 상담만 6,079건에 달한다. 이 중 209명은 기초생활수급이나 긴급복지 지원으로 연결됐다. 배고픔을 해결하러 온 이들이 자연스럽게 제도권 복지로 유입되는 ‘복지 레이더’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선(先)지원 후(後)행정’이다. 기본 복지가 소득과 재산을 엄격히 증명해야만 문을 열어줬다면, 그냥드림은 “배고픈 국민은 누구나 일단 먹어야 한다”는 기본권에 집중했다.
‘그냥드림’시범사업이라는 정부의 파격적인 행보에 민간도 화답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2027년까지 45억 원을 후원하기로 했고, 한국청과 등 기업들의 기부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관 주도의 복지예산을 넘어 민간의 자원이 결합된 ‘민관 협력의 모범답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까지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107개소의 운영주체를 보면 시군별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운영하는 기초푸드뱅크(마켙), 사회단체 복지관, 읍·면 행정복지센터이다. 강원도의 경우 춘천시, 속초시, 평창군이 기초푸드뱅크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 시범사업은 시군별 사회복지협의회 내에 기초푸드뱅크에서 실시하고 있는 제도를 좀 더 접근성을 편리하게 해, 기존 푸드뱅크가 서류 증빙을 거친 사전 선정 대상자에게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라면 ‘그냥드림’은 생계가 어려운 국민 누구나 아무런 조건 없이 본인 확인만으로 즉시 먹거리를 제공받을 수 있는 ‘선(先)지원 후(後)판단’ 원칙을 적용한다.
이는 복지 시스템의 진입 장벽을 완전히 허물어 당장 한 끼가 급한 위기 가정을 선제적으로 보호하고, 물품 제공 후 심층 상담을 통해 이들을 제도권 복지망으로 유입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금의 기초푸드뱅크 사업은 1998년 IMF경제 위기 이후 급증한 결식 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이래, 공적 부조의 한계를 보완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핵심적인 먹거리 안전망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 사업은 식품등 기부 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운영되며,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잉여 식품과 생활용품을 기탁받아 저소득 소외계층에게 전달함으로써 자원의 선순환과 사회복지 증진이라는 다각적인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현재 운영 체계는 중앙의 전국푸드뱅크를 중심으로 시·도 단위의 광역푸드뱅크, 그리고 실제 수혜자와 직접 대면하는 시·군·구 단위의 기초푸드뱅크로 이어지는 정교한 3단계 수직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푸드뱅크를 통해 지원되는 품목은 이용자의 영양 상태와 일상생활의 질을 고려하여 매우 다양하게 구성된다. 쌀, 잡곡, 면류 등의 주식류뿐만 아니라 채소, 육가공품, 냉장·냉동식품과 같은 부식류, 간장과 된장 등 조리에 필수적인 양념류가 기본적으로 포함된다. 여기에 이용자의 심리적 만족도를 높이는 과자와 음료 등 간식류는 물론, 세제, 치약, 생리대, 기저귀와 같은 생필품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원되는 모든 물품은 수혜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소비기한을 기준으로 엄격히 관리되는데, 유제품이나 신선식품처럼 부패가 빠른 품목은 잔여 기한이 3∼5일에 불과할 때 기탁받아 즉시 배분하며, 장기 보관이 가능한 가공식품이나 생활용품은 60일에서 100일 이상의 여유 기한을 확보하여 모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지자체와 푸드뱅크는 긴급복지 지원이 필요한 위기 가정을 1순위로 두며, 소득 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인 차상위계층을 2순위로 설정해 우선 지원한다. 이어지는 3순위는 수급 신청에서 탈락했거나 지원이 중지된 소외계층이며, 이미 생계 및 의료급여를 받는 기초생활수급자는 4순위로 분류되어 사례관리를 통해 추가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혜택을 받게 된다.
이용자는 보통 월 1회 방문해 3∼5개 품목의 물품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용 기간은 가구의 상황에 따라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설정된다. 기간 종료 후에는 재상담을 통해 연장 여부를 결정함으로써 특정 대상에게 혜택이 편중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다만,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별도의 운영비를 지원받는 생활 시설이나 이용자에게 비용을 받는 요양원, 병원 등은 원칙적으로 지원 제외 대상에 해당하며, 푸드뱅크와 푸드마켓의 중복 이용 또한 엄격히 금지된다.
또한 한부모 가정의 경우 자녀가 성인이 되어 법적 아동양육비 지원 대상(18세 또는 22세 미만)에서 제외되더라도, 가구 전체의 소득이 선정 기준 이내라면 푸드뱅크 이용이 가능할 수 있으나, 성인 자녀의 근로 능력이 소득으로 환산되어 기준을 초과할 경우 자격을 상실하게 되는 구조적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먹거리 안전망은 지역적 환경에 따라 상이한 난제에 직면해 있다.
도시 지역은 인구 과밀로 인한 수요 폭증과 자원 부족, 익명성 보장 문제와 부정 수급 관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농촌 어르신들은 시장에 가기 위해 도보로 30분 이상 이동해야 하며, 대중교통 인프라가 열악하여 무상 지원 센터조차 물리적으로 접근하기 힘든 고립 상태에 놓여 있다.
또한 도농 격차 해소를 위해 ‘이동푸드마켓’ 차량을 활용해 오지 마을을 순회하거나 가가호호 방문하는 밀착형 재가 서비스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역 로컬푸드와 연계하여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함으로써 수혜자의 영양 질을 높이고 지역 농가의 잉여 농산물을 처리하는 상생 모델 구축이 시급하다.
기초푸드뱅크와 그냥드림 사업은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굶주림을 막는 최후의 보루이다. 하지만 물리적 거리와 행정적 한계로 인해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존재한다. 도심의 자원 풍요와 농촌의 물리적 고립 사이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물품 전달을 넘어, 수혜자의 삶의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는 능동적 복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의 ‘그냥드림’사업은 시범사업이므로 문제점도 많이 있다. 운영 주체, 방문 장소, 인력, 읍내와 면 지역의 상이한 여건 등 기 운영 중에 있는 시군의 담당자들도 이러한 운영에 어려움을 토로한다.
군 관계자는 “‘그냥드림’ 사업의 취지에 맞게 복지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범 운영하는 시군의 문제점 등을 리서치 하며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재 107개소인 거점을 오는 5월까지 150개소, 연내에는 300개소까지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물품 부족현상을 막기 위해 푸드뱅크 물량을 탄력적으로 재배분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를 위한 ‘이동식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