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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픈 몸 이끌고 병원 순례 안 해도 돼요. 의사 선생님이 안방까지 찾아오고, 돌봄 매니저가 말벗도 해주니 외롭지도 않아요” 횡성군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오는 3월 27일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 지원에 관한 법률’이 본격 시행되면서, 횡성군이 구축해 온 ‘지역사회의 돌봄 통합 지원’ 모델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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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성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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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설 대신 정든 집으로”… 돌봄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과거에는 나이가 들거나 병이 들면 시설에 입소하는 것이 당연시됐다.
하지만 2024년 3월 법 제정 이후, 정부와 지자체는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내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군은 법 시행 2년 전부터 전담 부서인 ‘통합돌봄팀’을 선제적으로 설치하고, 고령자와 장애인이 지역사회 내에서 자립할 수 있는 체계를 닦아왔다.
지원의 문턱은 낮고 혜택은 깊다. 읍·면 행정복지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서비스를 신청하면 전문가들이 어르신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단순히 경제적 형편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의료적 필요성, 요양 수준, 돌봄의 시급성을 두루 고려해 ‘개인별 맞춤형 지원계획’을 세운다.
가장 큰 변화는 여러 기관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진료와 간호 같은 보건의료 서비스부터 건강관리, 가사 지원 등 돌봄서비스까지 한 번에 제공된다. 군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서비스 만족도를 체크하고 부족한 부분을 즉각 보완하며 신뢰를 쌓았다.
■ 횡성에선 의사가 가방 들고 안방까지… ‘찾아가는 의료’의 감동
통합돌봄의 핵심은 단연 ‘방문 의료’다. 횡성군은 관내 의료기관들과 손을 잡고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직접 찾아간다.
복지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느티나무한의원(장기 요양 재택의무센터 시범사업)을 비롯해 세종의원, 둔내한의원, 경희한의원, 평화당한의원, 동인한의원, 안흥한의원, 성보한의원이 업무협약을 맺고 가가호호 방문 진료를 이어왔다.
특히 대성병원과 협약해 추진 중인 ‘왕진 서비스(찾아가는 방문 진료)’와 간호를 묶은 ‘방문 의료패키지’는 의료 소외 지역 어르신들에게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돌봄 매니저’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매니저들은 가정과 경로당을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고, 고령자 맞춤형으로 주거 환경을 개선, 손잡이 설치 등 생활의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
■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었습니다”
읍내 거주하는 박 모 어르신(83세)은 지난해 갑작스러운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졌다. 자녀들은 모두 타지에 있어 요양원 입소를 고민하던 중, 횡성군 통합돌봄팀을 만났다.
어르신에게는 즉시 ‘방문 의료패키지’가 연결됐다. 월 1∼2회 의사와 간호사가 찾아와 진료와 드레싱을 도왔고, 돌봄 매니저는 어르신이 화장실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안전 손잡이를 설치해 주었다.
매일 아침 걸려 오는 AI 안부 전화는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 든든한 친구가 됐다. 이 어르신은 “내 집에서 계속 살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이제는 집 거실에서 햇살을 보는 게 매일의 기쁨”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 횡성형 통합돌봄 16종 주요 사업
횡성군은 시범사업 기간을 거치며 기존의 10종 사업에 65세 미만 지체, 뇌병변이 심한 장애인을 위한 사업 6종을 확대해 체계화했다.
이는 전국 지자체가 벤치마킹하는 핵심 리스트다. ▲의료분야에 왕진 서비스, 방문 의료 패키지, 재택의료센터 운영, 공공 간호 연계 안심 비대면 진료, 방문형 일상 기능 ·구강건강 서비스, 가사 간병 서비스,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 돌봄분야에 돌봄매니저 운영, AI 안부 확인, 생활 지원 서비스, 방문 목욕 서비스, 방문 이·미용 서비스 ▲환경분야에 주거 환경 개선, 이동지원 서비스, 주민 주도형 돌봄 특화마을 조성 ▲운영분야에 통합지원 계획 수립, 지역 네트워크 구축이다.
■ 보건복지부 표창 수상, “횡성을 배우자” 타 시·군에서 벤치마킹
군의 이런 촘촘한 준비는 결과로 증명됐다. 시범사업 추진 결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며 전국적인 우수 사례로 인정받은 것이다. 현재 타 시·군에서 횡성군의 모델을 배우기 위해 벤치마킹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 향후, 3단계로 구분해 제도 기반 강화
보건복지부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앞으로 도입기(‘26-‘27), 안정기(‘28-‘29), 고도화기(‘30-) 3단계로 구분해 대상자 확대, 서비스 확충, 제도기반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
1단계는 통합돌봄 틀을 마련, 서비스 연계를 시작하고, 2단계는 대상자 서비스를 늘려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3단계로 더 많은 국민이 더 개선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체계를 혁신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올해와 내년에는 1단계로 보건의료, 건강관리, 장기 요양, 일상생활 돌봄 4개 분야를 중심으로 30종류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재가 의료서비스, 방문 진료, 치매 관리, 만성질환 지원,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건강 확인, 노인·장애인 체육활동 지원, 장애인 지역사회 중심 재활사업 등 종합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방문 간호·요양·목욕 이용 한도를 늘리고, 주야간 보호 요양서비스도 확충한다.
이제 정든 집에서 보내는 품격 있는 노후, 횡성군이 그려가는 ‘통합돌봄’의 미래가 타 시·군의 표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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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횡성군 가족복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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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성뉴스 | 올해 3월 27부터 본격 시행되는 ‘통합돌봄 사업’은 박은정 횡성군 가족복지과장이 가장 공을 들이는 핵심 과제다.
어르신들이 정든 집을 떠나 시설로 가는 대신,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의료와 복지를 하나로 묶는 혁신적인 시도다.
시범사업으로 2년여간 준비는 철저히 하고, 16종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계획은 갖고 있지만 앞으로도 정착화를 위한 단계별 사업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박은정 가족복지과장은 “지난 2년여간 밤낮없이 준비해 온 노력이 군민들의 미소로 돌아올 때 보람을 느낀다”며 “AI나 ICT를 활용한 선도적인 사업 추진으로 더욱 빠르게 통합돌봄의 단계별 체계를 정착시키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평소의 신념으로 “앞으로도 고령, 장애, 사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현장을 꼼꼼히 살피고, 만족도 높은 신규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히며, 예산이나 인력 부족으로 군민들의 높은 바람을 채워드리지 못하는 아쉬움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