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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들에게 듣는다) “정당 정치 끝내고 군민 목소리 듣길”

유권자들 제10대 횡성군의회에 바램은 당리당략 없어져야
정종현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7월 06일
ⓒ 횡성뉴스
제10대 횡성군의회가 닻을 올린다.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면서 협력하고, 민의를 수렴하는 곳이 새롭게 열린다. 지난 의회를 돌이켜보면, 예산 집행에 있어서 당리당략과 개인감정이 앞서기도 했다. 필요 예산이 삭감되거나 불필요한 예산이 집행됐다. 책무를 저버린 군의원에 의해서 혈세는 낭비됐다. 변화를 요구하는 당당한 군민의 요구는 정당 앞에서 무시되기 일쑤였다.

군민들은 횡성의 정치에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염려할까. 곳곳에서 만난 군민들의 첫 반응은 ‘체념’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침묵하지 않는 체념에는 민선 9기와 제10대 횡성군의회에 거는 희미한 기대가 함께하고 있었다. 변화를 필요로 하는 시대에 맞춰가길 바라고 있었다. 이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것은 정당 정치가 아닌 군민의 삶을 위한 ‘진정한 정치’였다.

▣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국힘 지지자 A씨, “믿음이 가지 않는다 … 공천은 문제 많아”
횡성로터리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A씨(86·갑천면)는 고령인 탓에 차량 운전대를 내려놓고 전기자전거를 알아보던 참이었다. 스스로 ‘국민의힘 지지자’라 밝힌 그는 새롭게 출범하는 군의회에 대한 기대를 묻자 “당선인들이 잘해야 하는데, 믿음이 가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A씨는 “횡성에는 제대로 정치할 인물이 안 보인다. 공천도 당원과 주민 여론이 반영돼야 하는데, 막말로 위에서 ‘너 해라’하면 끝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 의장 선출 과정에서도 삭발식까지 하며 소란스럽지 않았나. 지역구 국회의원이 곧바로 내려와 상황을 수습하고 지역 여론을 들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노골적으로 얘기해서 참 실망스럽다”며 매서운 쓴소리를 뱉어냈다. 그럼에도 보수 정당을 향한 그의 오랜 지지는 꺾이지 않았다. 굳은 표정으로 당을 질타하던 A씨는 “그래도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만큼, 같은 당 소속인 박모 의원이 의장이 됐으면 한다”며 속내를 밝혔다.

▣ 횡성전통시장에서 만난 B씨, “정당 정치는 끝낼 때”
오후 2시쯤 횡성전통시장으로 들어갔다. 시장은 한산했다. 전통시장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B씨(66·횡성읍)는 텅 빈 가게 안 테이블에 홀로 앉아 있었다. 그는 “군의회에 바라는 점은 없다. 다만 경기가 살아나서 손님들이 많아졌으면 한다”며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

B씨는 기초의회의 고질적 병폐인 ‘당론 따르기’를 지적했다. 그는 “의장 후보가 누가 되든 의원들은 결국 소속 정당의 지시대로 표를 던질 것”이라며 “당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비주류로 찍히거나 공천에서 배제되는 게 현실 아니냐. 군민의 뜻보다 당론이 우선시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B씨는 미간을 찌푸리며 “당에서 꽂아준다고 맹목적으로 표를 주는 선거 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진짜 실력 있는 인물이 의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민주당 지지자 청년 사업가 C씨, “선거 땐 당이 필요해도, 당선 후엔 군민 목소리 따라야”
읍내의 한 가지런한 사무실에서 만난 청년 사업가 C씨(40·횡성읍) 역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바삐 하던 컴퓨터 작업을 멈추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신 그는 자신을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라 소개했다. 그리고 지역 의원들을 향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양당에서 의장을 맡을 만한 무게감 있는 인물은 안 보인다. 유력한 후보인 박모 의원도 의장을 맡기엔 아직 경험이 부족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C씨는 “정당의 지시와 군민의 목소리 중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군민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 정치가 아닌 주민의 삶과 밀접한 지역 정치는 당을 떠나 지역만을 위해 일해야 한다. 뜻을 품고 정치에 입문했어도, 중앙당의 기조와 다르다는 이유로 소신을 꺾거나 공천에서 배제되는 것은 한국 정치의 뼈아픈 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략적으로 선거에서는 당의 간판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당연히 군민의 목소리에 따라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말을 맺으며 C씨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모이고 어울릴 수 있는 넓은 광장이 읍내에 꼭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횡성군청과 횡성군의회 건물 앞에서 군민들이 남긴 말들을 천천히 되새겨 봤다. 이들의 요구는 거창한 정치 이념이 아니었다. 횡성에 살고 있는 자신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는 상식적인 호소였다. 

군민들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지역 정치에 닿기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민선 9기와 제10대 횡성군의회가 응답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정종현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7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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