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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성뉴스 |
| 생활체육으로 한때 큰 인기를 얻었던 게이트볼이 인구 소멸과 고령화 시대를 맞아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마을의 고령화로 인해 신규 회원 유입이 없고, 남은 회원들마저 지나친 경쟁에 지쳐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시들해진 관심과 인구 감소를 직면한 상황에서 한 해 수백만 원의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가는 시설이 그대로 방치될 수 있어 선제적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횡성군체육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관내 게이트볼 클럽은 58개가 운영되고 있다. 게이트볼은 최소 10명이 모여 5명씩 두 팀을 이뤄야 정상적인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데, 해당 클럽 가운데 10개는 10명 미만의 회원이 등록되어 있다. 단 2명의 회원을 보유한 클럽도 있다.
마을 단위에서 운영되는 1개의 클럽이 보통 1개의 구장을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게이트볼장 10개소에서는 정상적인 경기가 치러지지 않는다. 등록 회원이 10명이라 한 명만 불참해도 경기를 진행할 수 없는 곳까지 포함하면 13개소로 늘어난다.
이는 클럽을 기준으로 단순히 계산한 것으로, 관내에 조성한 게이트볼장을 기준으로 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관내 게이트볼장은 총 74개소다. 앞서 운영되고 있는 58개 클럽이 각각 1개소씩을 사용한다고 가정해도, 나머지 16개소는 이렇다 할 클럽도 없이 운영되고 있다.
10여 개소의 시설이 목적에 맞춰 적절하게 이용되고 있는 것을 그나마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활동 내역이 없는 셈이다.
구장을 마을 행사 등으로 여러 목적에 사용할 수 있지만, ‘게이트볼장’이라는 사업 목적에는 벗어나 있어 인구 감소나 수요 예측에 실패한 선심성 행정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때의 인기에 기대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수요에 맞춰 처음부터 다목적 시설을 지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서상으로는 회원이 10명 이상 등록되어 있어도 실제로는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구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이트볼이 인기를 얻으면서 주민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을 기대했지만, 차츰 승패에 집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거부감을 느낀 주민들이 이탈한 탓이다.
이들은 고령인 팀원에게 무리한 실력을 요구하는 등 마찰을 빚자 아예 방문을 끊거나 다른 활동으로 옮겨갔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한 마을의 게이트볼장은 아무도 오지 않아 필드에 새의 사체가 있거나 경기장 주변으로 잡초가 자라나 있었다.
한 마을 주민 A(64) 씨는 “모이는 인원이 적어 한두 명만 빠져도 결국 전부가 빠진다. 마을에 있는 게이트볼장은 아무도 가지 않은 지 오래된 곳”이라며 “2년 전만 해도 평일 저녁에 일찍 퇴근하면 곧장 치러 갈 정도로 열심이었다.
워낙 주민이 적은 동네라 10명 남짓 모인 게 전부였지만, 모일 수 있는 사람은 다 모인 것이었다. 하지만 점차 경쟁에 몰두하는 분위기로 바뀌었고, 그 뒤로 흥미를 잃어 안 가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을 주민 B(80) 씨는 “이 마을 주변에서 우리 마을 게이트볼장에 사람이 가장 많다. 많을 때는 30여 명 정도 모였는데, 가장 어린 사람이 73세다. 연세 든 사람들은 세상을 떠나는데 신규 유입은 없으니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며 “나이 먹고 재미 삼아 하려던 활동인데, 시합에서 상을 타겠다고 누가 잘하니, 못하니 실력 타박이 많았다. 3년 정도 치다가 그런 타박을 듣기 싫어서 안 갔다”고 했다.
일부 주민들이 파크골프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게이트볼의 쇠퇴는 더욱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게이트볼장을 통폐합하거나 다목적 시설로 용도를 변경하는 등 발 빠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최근 늘어나는 파크골프장 역시 게이트볼장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정확한 수요 예측과 신중한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횡성군에 따르면, 비용 편차를 고려해 산출한 게이트볼장 1개소당 단순 평균 유지 예산은 900여만 원이다. 클럽이 없어 객관적인 이용 확인이 어려운 16개소의 구장으로 따지면, 한 해에 1억4,400여만 원의 유지 비용이 필요하다.
최근 3년간(2023∼2025) 군 예산안을 살펴보면, 유지관리 사업이 1개소 기준으로 △노후 조명 교체 400만 원 △노후 비 가림 교체 1,250만 원 △충진재 보강 600만 원 △인조잔디 교체 2,500만 원(2023년 3,000만 원)으로 책정돼 있다.
몇 해의 간격을 두고 예산이 집행된다고 하더라도, 이용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용이 저조한 구장까지 유지하기 위해 수천만 원의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투입될 수밖에 없다. 횡성군이 초고령화와 인구 감소 문제를 직면한 상황에서, 방치 구장을 미리 파악해 다른 용도로 변경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게이트볼장은 마을 단위 체육 시설로, 경기뿐만 아니라 배드민턴, 마을 행사 등 마을을 위한 다목적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정식 클럽이 없더라도 삼삼오오 모여 게이트볼을 치시는 분들도 있다”며 “임의로 마을에 설치한 시설을 닫거나 변경할 수는 없다.
만약 마을에서 이용률이 저조하거나 필요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른 시설로 용도 변경을 요청한다면, 법적 검토 후에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급속도로 확산되는 인구 소멸과 고령화를 감안해 각종 체육시설은 현실에 맞게 재조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는 가운데 우후죽순 설치한 게이트볼장처럼 파크골프장도 언젠가는 시들해지고 또 다른 경기종목이 발굴되면 하천변에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어 체육 인프라는 신중하게 추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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