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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원 명 본지 객원 컬럼위원 |
| ⓒ 횡성뉴스 | 성과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는 과도한 자기 긍정 속에 자신을 혹사하고 있다. 그리하여 스스로를 ‘노동하는 동물’로 격하시키고 말았다.
노동하는 동물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긍정적 자아로 무장되면서 과도하게 활동적이고 신경과민 상태에 빠져 있다.
성과사회를 향한 과도한 자기 착취는 극단적 피로와 탈진 상태를 일으킨다. 성과 주체의 자기착취 행동은 영혼의 경색으로 이어지고, 극단적인 허무를 맛보게 한다.
덧없는 삶을 느끼는 사람들의 자살이 늘고 있는 것도 그 현상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성과사회가 만들어내는 급변하는 세상, 성과 주체가 목표로 삼고 달려간 그 정상에서 맛보는 허무는 인간 존재의 결핍을 가져온다. 그 속에 인간다운 삶의 여유와 참 자아는 사라지고 만다.
<피로 사회>책을 읽으며 자꾸만 떠오른 것은 Impossible is nothing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한 스포츠 브랜드의 슬로건이었다.
도전적이고 열정적이지만 생각해 본다면 얼마나 두려운 슬로건인가. 불가능을 부정함으로써 빠져드는 무한한 긍정성의 세계. 긍정성의 끝에서, 아니 긍정성에는 끝이 없으므로 먼저 찾아오는 것은 인간의 소진(burn out)일 것이며 그때 만나게 되는 것은 무의미한 피로 뿐인 것이다.
오늘날의 사회는 우리에게 끊임없는 발전을 요구한다. 그것은 ‘너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말로 대체된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해야 한다는 명령이 되고, 해야 한다는 명령은 하지 못했을 때의 허무와 우울증을 불러 일으킨다.
명령은 교묘하게 위장되고, 때로는 은밀하게 숨는다. 마치 우리 스스로의 성장과 발전을 말하는 듯하지만 사실 노동을 통해 더 많은 성과를 내라는 명령인 것이다.
그리고 긍정성으로 점철된 이곳에는 동굴같이 입구는 있으나 출구가 없어 찾아오는 것은 결국 자폐(自閉)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긍정성을 좋은 신호로써 이해한다. 긍정적인 사고, 긍정적인 성격, 긍정적인 태도는 쉽게 좋은 것으로 여겨지는 까닭에 긍정성은 자기 계발서의 주요한 소재가 되기도 한다.
철학자 한병철의 <피로 사회>는 우리에게 너무도 낯익은 긍정성의 과잉을 너무도 낯선 시선으로 성찰하며 이것이 우리 시대의 고유한 질병 즉 우울증과 같은 신경성 질병의 원인임을 지목하고 설명하는 책이다.
극도로 우울하지만 외면하기 어려운 풍경이 <피로 사회>에 담겨 있다. 그리고 극적으로 자아가 변하게 된 배경에는 성과주의 시대의 도래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피로사회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사색, 명상, 영혼의 휴식, 정체성 확립, 삶의 철학 갖기, 독서, 시 읽기와 시 쓰기, 업무와 관련 없는 사람들과 유대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참선과 명상도 피로사회를 극복하는 방안의 하나로 꼽는다.
참선은 자기 안에서 어떤 주권적 지점에 도달하기 위한 연습, 중심이 되고자 하는 연습이다. 히스테리와 신경증을 낳은 것은 사색적 능력의 상실에 있다. 사색적 능력을 되찾는 방안으로 시 읽기나 독서가 큰 힘이 될 것이다.
책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작가 디팩 초프라(Deepak Chopra)는 변화의 힘으로 ‘책은 멈춰 서서 돌아볼 기회를 준다’는 점을 들었다.
책을 읽는 동안 성과사회를 향한 우리의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게 된다. 멈추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동안 우리의 영혼은 성장한다. 시 읽기와 독서가 피로와 우울의 병리적 현상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정서적 안정 역시 큰 힘이 된다.
피로 사회를 극복하는 방안은 사람과의 좋은 유대 관계를 들 수 있다. 우체통은 자기착취를 벗어나는 대안으로 편지를 내세운다. 우체통의 빨간색을 “빨간 심장”의 상징성으로 내세우면서 “사람의 정”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내세우고 있다.
성과주의 사회에서 자기착취를 일삼는 동안 타자와의 관계 단절은 더 심각해진다. 이는 피로를 더 빨리 가져오고, 종국에는 허무의 삶이 빚어낼 우울증으로 치달을 뿐이다. 피로 사회가 쳐놓은 경쟁의 덫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정서적 유대 네트워크의 형성이 필요하다.
일을 멈추고 시속으로, 자연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자연의 삶을 살 수 있을 때, 피로 사회의 위기를 벗어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