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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홍의 漢文 산책- 큰 잔치 祝祭(축제, 빌 축, 제사 제)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9월 21일
↑↑ 김 선 홍
횡성신문 운영위원회 위원
ⓒ 횡성뉴스
祝祭(축제)라는 단어는 옛날부터 있어 왔던 단어가 아니다. 근대 이후 들어온 영어의 Festival이나 Carnival을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탄생한 신조어인 셈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모여 먹고 마시면서 즐기는 축하 행사’를 의미하는 ‘축제’와 유사한 단어를 굳이 찾는다면 ‘큰잔치’ ‘한마당’, ‘大宴會(대연회)’, ‘名節(명절)’ 등을 들 수 있다.

한자 ‘祝’의 ‘示’는 제단 위에 제물을 올리고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兄’은 兄弟(형제)의 ‘兄’이 아니라 사람이 소리 내어 祝文(축문)을 읽는 형태이다.

‘祭’ 또한 제단(示) 위에 손(又)으로 고기(月)를 올리는 모습이다. 따라서 祝祭는 “신과 조상님께 축복을 빌며 올리는 祭(제)”를 말한다.

신성한 종교의식이라 말할 수 있다. 아마도 제사가 끝나면 많은 사람들이 제물을 나누어 먹으면서 함께 즐겼으리라 여겨진다. 이것이 祝祭의 기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의 축제와는 아주 다르지만, 우리에게도 예로부터 민관이 함께하는 놀이와 행사가 있었다. 고대 부여에는 迎鼓(영고), 고구려에는 東盟(동맹)이라는 일종의 祭天儀式(제천의식)이 있었고, 신라에는 지금에 秋夕(추석)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嘉排(가배)라는 국가적 행사가 있었다. 

고려시대에는 八關會(팔관회), 燃燈會(연등회)가 있어 온 나라가 떠들썩하곤 했다. 조선시대에 와서는 고대하던 왕자가 태어났거나 임금이나 대비를 비롯한 왕실 윗사람들의 회갑연 등의 국가적 경사가 있으면 큰 잔치를 열어 백성들과 함께 즐기고 축하했다.

특히 정조는 친어머니 혜경국홍씨의 回甲宴(회갑연)인 進饌禮(진찬례)를 華城行宮(화성행궁)에서 열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漢陽都城(한양도성)에서 수원(화성)까지 가는 어가행렬이 장관인지라, 백성들에게는 큰 볼거리요 잔치였다. 대규모의 카니발이었던 것이다. 

이상의 것들이 국가 주도의 행사 축제였다면, 반면에 端午(단오), 秋夕(추석), 정월대보름 등의 각종 명절과 歲時風俗(세시풍속)은 天地神明(천지신명)과 조상님께 祭(제)를 올리고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즐겼던 백성들의 축제라 할 수 있다.

우리 횡성에서도 청명하고 풍성한 가을을 맞아 지역의 각종 특색을 살린 축제와 문화행사가 열린다.

청일면에서는 더덕축제(9.11∼13)가 10월에는 안흥찐빵 축제(10.2∼4)와 횡성한우축제(10.7∼11)가 열리고 강림면에서는 태종노구문화제(10.17∼18)가 있다. 한자에서 말하는 축제의 본래 의미와는 거리가 있는 행사이지만 많이 참석해서 별미도 맛보고 함께 즐겼으면 한다.

天高馬肥(천고마비)의 가을, 축제 분위기에 흠뻑 취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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