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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이제 국가가 먼저 찾는다”… 신청주의 대수술

아동수당·부모 급여, 출생일부터 자동 소급 지급
위기가구 생계급여, 공무원이 동의 없이 직권 신청 가능
공무원 면책·포상 제도 도입 … 복지 사각지대 해소 기대

김형수 시니어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10월 26일
ⓒ 횡성뉴스
복지 혜택을 받기 위해 국민이 일일이 신청해야 했던 기존 방식이 ‘국가가 먼저 찾아가는 복지’로 전환된다. 보건복지부는 10월 1일 열린 제439회 국회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관 6개 법률 일부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복지제도를 몰라 신청하지 못하거나,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으로 신청할 여력이 없는 국민을 제도 밖에 방치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이번 개정은 복지정책의 기본 방향을 ‘신청해야 지원하는 수동적 복지’에서 ‘정부가 먼저 대상자를 발굴해 지원하는 적극적 복지’로 바꾸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수급 자격이 있어도 제도를 알지 못하거나 복잡한 신청 절차를 밟지 않으면 혜택을 받기 어려웠고, 특히 고령자·장애인·미성년자·위기가구는 정보 부족과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웠다. 개정안은 사회보장급여의 기본 원칙부터 아동·노인·장애인 급여, 위기가구 보호 체계까지 전반을 손질했다.

가장 큰 변화는 출생과 동시에 자동으로 지원이 이뤄지는 아동 관련 급여다. 아동수당, 부모급여, 첫만남이용권은 앞으로 보호자의 별도 신청 없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급권 발생 여부를 확인해 지급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편된다. 다만 보호자가 급여 수급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지급을 중단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특히 아동수당과 부모급여의 지급 기준이 ‘신청한 달’에서 ‘출생한 달’로 바뀐다. 그동안 출생 후 60일이 지나 신청하면 출생 월부터 신청 직전 월까지 급여를 소급해 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제도 시행 이후에는 별도 신청이 없어도 출생 월부터 급여가 자동으로 지급돼 출생 직후부터의 수급권이 보장된다. 

첫만남이용권 역시 지자체 재량 지급에서 법적 의무 지급으로 전환돼, 출생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초기 양육 지원이 빠짐없이 제공되도록 했다.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연금제도도 ‘알아서 찾아주는 방식’으로 개선된다. 기초연금의 경우 장애인연금 수급자가 만 65세에 도달하면 별도의 신청이 없어도 기초연금을 신청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지금까지는 장애인연금의 기초급여가 기초연금으로 전환되는 연령이 돼도 기초연금을 다시 신청하지 않으면 급여를 받지 못해 누락이 반복돼 왔다.

장애인연금은 생계급여나 의료급여를 받고 있는 18세 이상 중증장애인에 대해 ‘신청 간주’가 가능해진다. 여기에 더해 수급 희망 이력 관리 대상자 가운데 장애인연금 수급 가능성이 확인된 경우에도 신청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제도 접근이 어려운 취약계층의 수급권을 보다 폭넓게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위기가구 보호 체계도 한층 강화된다. 개정안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생계급여 등 복지급여의 ‘직권 신청’ 대상을 대폭 넓힌 점이다. 현행법은 심신미약·심신상실 등 극히 제한된 경우에만 담당 공무원이 본인 동의 없이 복지급여를 직권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금융재산 조사가 필요한 생계급여·의료급여 등에는 사실상 적용이 어려워 긴급 보호에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는 자살 시도자나 긴급복지 지원 이후에도 위기 상황이 해소되지 않은 사람 등 생계 유지가 어려운 위기가구에 대해 담당 공무원이 당사자 동의 없이 복지급여를 직권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의사 표현이 어렵거나 상황상 창구를 찾기 힘든 가구라도, 현장 공무원이 먼저 나서 생계급여 등 복지서비스를 신속히 연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다만 민감한 금융·신용·보험정보 조사는 예외적으로 직권 신청이 허용되는 대상자에 한해 최소 범위에서만 실시하고, 별도의 소득·재산 조사 절차를 두는 등 개인정보 침해를 줄이기 위한 장치도 병행된다. 현장 공무원이 책임 부담을 이유로 직권 신청을 주저하지 않도록 면책과 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법적 근거도 새로 마련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위기 징후를 포착한 공무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법 개정은 단순히 신청 절차를 줄이는 수준을 넘어, 국가와 지자체가 사회적 위험에 놓인 국민을 선제적으로 찾아내고 보호해야 할 책임을 명확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복지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노인·장애인·아동·위기가구 등 취약계층이 행정 절차를 몰라 지원에서 배제되는 문제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신청 절차가 간소화되더라도 국민이 자신의 수급 자격과 지급 내역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안내 체계를 구축하고, 정보 오류나 누락으로 인해 급여 지급에서 배제되는 사례가 없도록 관리·점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개정 법률은 국무회의 상정·의결과 공포를 거친 뒤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김형수 시니어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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