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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만으론 역부족” … 횡성군에 방치된 빈집, 지역 자산으로 살려야

관내 빈집 올해 17호 철거 … 내년 특별법도 ‘철거·규제’에 초점
수천 평 농지와 묶인 매물 구조 탓에 거래도 절벽 … ‘구조적 원인’ 짚어야
단순 흉물 취급 벗어나 ‘500만 관광·인구 유입’ 자산으로 전환 필요

정종현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10월 26일
ⓒ 횡성뉴스
횡성군이 ‘500만 관광도시’ 도약을 목표로 내건 가운데, 지역 곳곳에 방치된 수백 호의 빈집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 시행을 앞둔 정부 특별법마저 철거 권한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빈집을 단순한 철거 대상이 아닌 실질적인 주거·관광 자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다각적인 접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국 농촌은 심각한 인구 소멸로 빈집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농촌 빈집은 △2023년 6만5,019호 △2024년 7만8,095호 △2025년 8만4,200호로 불과 3년 새 29.5%(1만9,181호)나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횡성군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수백 호에 달하는 빈집이 지역 미관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우범지대 전락이나 붕괴 등 2차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빈집 정보 플랫폼 ‘빈집애’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관내 빈집은 총 305호로 집계됐다. 읍·면별로는 횡성읍이 60호로 가장 많았고, △우천면 57호 △둔내면 46호 △청일면 40호 △안흥면 28호 △갑천면 23호 △강림면 21호 △공근면 17호 △서원면 13호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디까지나 공식적으로 집계된 수치일 뿐이다. 선정 기준에 미치지 못해 통계에 잡히지 않은 방치 가구와 인구 감소로 앞으로 발생할 잠재적 빈집까지 고려하면, 횡성군이 직면한 빈집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횡성군은 올해 초 ‘2026년 농촌빈집정비사업’을 통해 1년 이상 방치된 관내 주택 20호의 신청을 받아 정비에 나섰고, 조례에 따라 지원금 지급을 통해 현재 17호에 대한 철거를 완료했다.

정부 역시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했다. 내년 6월 17일부터 시행되는 ‘농어촌 빈집 정비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방치된 주택에 대한 지자체의 관리 권한과 제재를 대폭 강화했다. 

안전사고나 경관 훼손 우려가 큰 ‘특정빈집’ 소유주가 철거 및 보수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연간 최대 1천만 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또 지자체가 직권 철거를 할 경우 비용 차액을 소유주에게 직접 징수할 수 있는 제재 수단도 포함됐다.

그러나 지역 사회에서는 이 같은 철거와 규제 중심의 단편적 행정만으로는 빈집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횡성군의 경우에도 관내 방치된 빈집이 300호가 넘는 상황에서 신청을 받아 철거 지원금을 지원하는 단편적 행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특히 지역 부동산 업계는 빈집이 자체적으로 소화되지 못하고 흉물로 남는 ‘구조적 원인’부터 짚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철저히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사정에 밝은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매스컴에서 시골 농가주택이 넘친다고 하고 있지만, 정작 수요자들이 원하는 100~200평 남짓의 소규모 매물은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라며 “보통 시골 빈집은 수천 평에 달하는 넓은 농지와 집안의 터가 통째로 묶여서 매물로 나온다. 조그만 시골집 하나를 마련하겠다고 주변의 넓은 땅까지 수억 원을 들여 사들일 외지인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빈집을 단순히 ‘지워버려야 할 흉물’로만 취급하는 행정 편의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아무리 오래 방치된 빈집이라도 소유주에게는 가족의 역사와 추억이 남아있는 소중한 사유재산이다. 단지 미관상 안 좋다는 이유만으로 행정기관이 추억을 강제로 헐어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전상의 이유로 철거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무조건 철거를 강제하기보다 지자체가 수리비를 일부 지원해 임대나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도록 소유주와 소통하고 협의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횡성군이 빈집 실태조사 체계를 한층 고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건물의 안전성, 대중교통 및 인프라 접근성 등을 현장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해 ‘철거 대상’과 ‘관광·재생 자원으로 활용 가능한 주택’을 정밀하게 분류하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요구된다. 

또한, 덩치가 커서 팔리지 않는 매물을 지역 부동산 시장으로 끌어낼 수 있는 유인책 마련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라는 위기 앞에서 횡성군이 급증할 빈집을 선제적으로 대응해 이를 마을 활성화의 핵심 자원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골칫거리인 빈집을 지역의 자산으로의 전환이 ‘500만 관광도시 조성’과 ‘근본적인 인구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종현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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