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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인가 ‘마땅한 예우’인가 … 횡성군 의전, ‘불필요한 의전 없애야’

공무원노조 자유게시판에 ‘의전 문제 제기’ 비판 글 올라와
일부 주민 “대의기관 무시한 처사”… 의전 놓고 팽팽한 시각차
참석자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대 흐름 맞춰야
비선출직까지 챙기는 관행 없앤 합리적 기준 필요

정종현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10월 26일
↑↑ ▲ 행사의 주인은 주민이지만, 정작 맨 앞자리 의자는 내빈석이 차지한다. 제22회 횡성한우축제장 맨 앞자리도 참석하는 기관장들을 위해 일반인이 앉지 못하도록 의자에 통제선이 처져 있어 주민들에게 위화감, 불편함을 주고 있다.
ⓒ 횡성뉴스
가을철을 맞아 주요 행사가 연이어 열리는 가운데, 횡성군에서 ‘의전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 한 행사에서 내빈 소개 방식을 두고 불만이 제기된 이후 군 지휘부가 실무진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비판까지 더해지며 파장이 커지는 양상이다.

지역사회에서는 낡은 권위주의를 질타하는 거센 ‘반발’과 대의기관인 선출직을 향한 마땅한 ‘존중’이라는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며 여론이 양분된 모양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횡성군지부 자유게시판에는 최근 우천면에서 열린 행사와 관련해 “횡성군의원들이 ‘개별 소개를 생략한 것은 의회를 무시한 처사’라며 문제를 제기했다”는 취지의 글이 게재됐다.

이에 해당 글에는 ‘의전이 아니라, 군의원 활동으로 위신을 지키길 바란다’, ‘축하와 격려를 위해 행사에 참석한 것인가, 아니면 지위를 과시하기 위한 것인가’라며 문제 제기를 비판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일부는 군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강하게 성토하기도 했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군 지휘부가 재송부한 문서의 일부로 추정되는 이미지와 함께 “군 지휘부가 ‘최근 일부 행사에서 의전 미숙지로 인해 참석자의 불만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2024년 횡성군 의전운영 기본지침 및 의전운영 매뉴얼’을 직원들에게 재송부해 의전 논란의 책임을 직원 개인에게 떠넘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글 작성자는 매뉴얼을 근거로 오히려 실무진의 조치가 정당했음을 방증한다고 꼬집었다. 횡성군 의전운영 매뉴얼에 따르면 ‘한 사람씩 소개하는 것은 지양하고 사회자가 일괄 호명하라’는 지침이 명확히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게시판에는 비판 댓글이 잇따랐다. ‘매뉴얼대로 하면 이번에는 국회의원이 난리 난다’, ‘확실히 정해서 내빈들에게도 알려줘야 한다’, ‘내빈들을 꼭 앞자리에 앉힐 필요가 있나’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의전 갈등은 비단 이번에 논란이 불거진 우천면 행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근면 소맥축제에서는 A국회의원이 의전 운영에 불만을 표출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최근 열린 제22회 횡성한우축제 개막식에서는 수많은 인물을 일일이 소개하느라 행사 시간이 길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유명 가수 공연을 보기 위해 일찍부터 기다린 주민들보다 지역 인사들이 앞줄을 차지했다는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의전에 대한 실무진의 고충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별 군의원을 일일이 호명해야 한다는 식의 구체적인 명문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행사 문화 역시 시대상을 반영하며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내빈이나 주최 측이 중심이 되는 의전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일반 군민과 참석자가 행사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시대적 흐름이 형성되면서 실무진 차원에서도 이를 반영해 의전 간소화를 시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번 의전 문제 제기를 단순한 ‘갑질’이나 ‘권위주의’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의전에 대한 항의는 개인의 체면 세우기가 아니라, 지방자치의 핵심인 ‘의회’의 위상과 이를 뽑아준 군민의 주권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방어권 행사라는 논리다.

주민 A씨는 “군수나 집행부 간부들은 깍듯이 예우하면서, 정작 주민들이 직접 표를 주고 뽑은 군의원들을 뭉뚱그려 대충 소개하고 넘어간다면 군민 입장에서도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라며 “의원들이 화를 낸 것은 자신의 이름이 안 불려서가 아니라, 대의기관을 은연중에 무시하려는 집행부의 태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옹호했다.

주민 B씨 역시 같은 의견을 냈다. 그는 “지방자치 시대에 군의원의 권위가 무너지면 결국 집행부의 독주를 제대로 감시할 수 없다”며 “선출직에 대한 의전은 개인에 대한 특권이 아니라, 군민의 주권과 표의 무게를 인정하고 상호 존중하는 최소한의 정치적 장치”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의전에 대한 엇갈린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지역 사회 일각에서는 논란의 진짜 원인을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진정한 문제는 선출직에 대한 기본적 예우가 아니라, 굳이 의전 운영에 포함할 필요가 없는 인사들까지 너도나도 의전을 받기 위해 욕심을 부리는 관행이 도가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주민 C씨는 “정말 예우를 받아야 할 선출직 기관장이나 의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은 필요하다. 진짜 문제는 너도나도 단상에 오르고 이름을 불리기 원하는 비선출직 인사들과 수많은 단체장들의 허영심”이라며 “불필요한 인사들까지 의전을 받으려고 욕심을 부리다 보니, 정작 존중받아야 할 선출직의 권위도 함께 깎이고 애꿎은 실무진만 곤욕을 치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역 행사를 둘러싼 ‘의전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는 횡성 지역사회가 낡은 권위에 대한 ‘반발’과 대의기관을 향한 마땅한 ‘존중’ 사이에서 아직 온전한 봉합점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불필요한 인사들의 과도한 의전 욕심은 과감하게 잘라내고, 주권자의 대변자인 선출직의 위상은 합리적으로 세우는 명확한 기준 확립이 시급한 시점이다. 시대 인식 변화에 따른 무의미한 허례허식을 걷어 내고 진정한 ‘존중’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지역 사회 전체의 성찰과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정종현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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