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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성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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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축협 대의원 선거가 후보자 등록 과정부터 정치적 목적에 의해 엄경익 조합장이 개입했다는 내부 제보가 나왔다. 더욱이 공직선거법으로 치러지는 대의원 선거가 재검표 거부 등으로 개표 결과 조작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횡성축협 대의원 선거는 후보자와 선출할 대의원 정원이 같을 경우 무투표로 후보자의 당선이 확정된다. 올해 횡성읍을 제외한 나머지 선거구는 모두 정원이 맞아 무투표로 후보자가 당선됐다.
내부 제보자에 따르면 무투표 당선을 이용하기 위해 엄경익 조합장 등 횡성축협 관계자 2명이 횡성읍 및 다른 지역 후보자에게 자발적 사퇴를 종용했고, 엄 조합장과 성향이 같은 후보자로 정원수를 맞춰 무투표 선출을 시도했다고 했다. 이어 횡성축협 대의원 선거의 부당성이 농림부·농협중앙회에 고발되면서 뒤늦게 투표가 다시 진행됐다.
횡성읍의 경우 선출할 대의원 수는 15명이었고, 최초 등록된 후보자는 24명이었다. 하지만 자발적 사퇴 유도로 16명까지 후보자가 축소됐다가 재선거에서 20명이 후보자로 등록돼 투표가 진행됐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서울본부는 “보고는 받았다. 그러나 재투표 진행은 강원지역본부에서 연락했을 것”이라고 전했고, 강원지역본부는 “절차대로 진행하라는 연락은 취할 수 있다.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은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엄 조합장은 임원진들이 모인 공식 석상에서 농림부·농협중앙회에 이 사실을 알린 다른 공익제보자를 조합에서 제명하겠다고 2차례나 밝혔다”며 “후보자 강제 사퇴를 종용한 이유는 엄 조합장 의견에 찬성표를 던질 대의원 수를 전체 3분의 2인 과반수로 채워 조합을 자기 뜻대로 운영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제보에 따르면 강제 사퇴 종용을 받은 후보자는 4명이다. 이 중 3명은 횡성읍 후보자였고, 지난 2일 선거에서 모두 탈락했다. 횡성축협 내부에서는 이번에 당선된 횡성읍 대의원 15명 중 3명만 엄 조합장과 방향이 다른 것으로 평가됐다.
한 후보자는 “종용보다는 권유에 가까웠다. 또 올해 대의원 선거는 깔끔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농협중앙회에서도 ‘이런 조합은 처음’이라고 말한 것으로 안다”며 “횡성읍 대의원 선거에서 엄 조합장에게 다른 의견을 제시했던 인물들은 모두 탈락했다. 자발적 사퇴를 권유받았던 인물들도 탈락한 후보자들에 포함됐다”고 했다.
강제 사퇴를 유도당한 후보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2019년 대의원 선거에는 투표 과정에서도 문제가 나타났다. 지난 2일 치러진 횡성읍 대의원 선거에서 15번째 당선자와 16·17번째 득표자(득표수 동일)는 1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다.
이 때문에 재검표가 요청됐지만, 횡성축협은 거부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근소표차인 경우 후보자측 요청에 따라 현장에서 재검표를 한다고 밝혀 앞선 재검표 타당성 사례가 있지만, 횡성축협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투표 대상자 신분 확인 절차가 일부 생략되면서 문제로 지적됐다.
또 다른 후보자는 “후보자 사퇴 유도가 농림부·농협중앙회에 알려지자 횡성축협 관계자가 집으로 찾아와 ‘문제가 된 것 같으니 후보자에서 자발적으로 사퇴한 것으로 해달라’는 청탁을 했다”며 “하지만 ‘누구의 지시를 따른 것이지 않느냐, 그렇게 해 줄 수 없다’고 거부했다”고 했다.
이어 “엄 조합장은 60%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당선됐다. 전체 조합원들을 아우룰 수 있는 운영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엄경익 조합장은 횡성읍 대의원 선거의 늦은 공고는 인정하면서도, 선거 개입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축협 직원이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종용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지시한 내용은 없다고 해명했다. 투표 결과에 대한 재검표 문제 또한 정식적인 요청이 아닌 현장에서 나온 일시적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엄 조합장은 이번 대의원 선거 개입 논란에 대해 ‘횡성축협 조합 흔들기’로 평가했다.
엄 조합장은 “선거 개입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곧바로 상급기관에 고발되면서 상황이 어수선해졌다. 이에 해당 제보자를 제명하자는 건의가 대다수의 임원들 사이에서 나온 것”이라며 “문제가 제기된 후 철저하게 절차를 지켜 재선거를 진행했다”고 했다.
이어 “이번 문제 제기로 반대파로 알려진 몇몇 후보자들이 당초 정원에 맞아 무투표로 당선됐다가 선거에서 탈락됐다”며 “일부에서 ‘조합장을 위한 조합이 되고 있다’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조합장이 조합원만을 위해 일하고 있다’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조합원 A씨는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주인으로 조합장이나 임직원은 조합원을 주인으로 일을 해야 하는데 일부에서는 자기 사람관리로 조합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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