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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영의 횡성수설 橫城竪說 (13)

청렴의 시작은 자존감이다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12월 21일

↑↑ 이 철 영
시인 / 본지 객원논설위원
ⓒ 횡성뉴스
조선시대의 청백리 제도
예로부터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특별히 더 청렴해야 한다는 인식이 컸다.

이것은 그만큼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부패할 가능성이 크고, 그 부패가 국민에게 끼치는 폐해가 크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 청백리제도가 있었다. 관직 수행능력과 청렴, 근검, 도덕, 경효(敬孝), 인의 등의 덕목을 갖춘 관료에게 청백리라는 호칭을 부여하고 높이 대우했다.

모두 217명의 청백리가 선정되었는데, 맹사성, 황희, 최만리, 이현보, 이언적, 이황, 이원익, 김장생, 이항복 등이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청백리로 선정이 되면 후손들까지도 벼슬길에 오를 수 있는 혜택을 받았다고 하니 관료에게 있어 청백리는 최고의 훈장이었던 셈이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조선시대 청백리가 217명밖에 안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청렴하지 않은 관료가 많았다는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관료의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여건이었으니 관료가 되어 그런 유혹을 뿌리치고 청렴을 유지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요즘의 공직사회에서도 청렴은 최고의 덕목이다. 예나 지금이나 공공기관은 인허가권을 비롯해 각종 이권과 연결돼 있어 부패할 가능성이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청렴도 평가의 맹점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해마다 공공기관의 청렴도를 측정, 발표한다. 그 취지는, 공직자들은 청렴해야 하니 청렴한지 아닌지를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취지도 공감하고 필요성도 인정하지만 평가 방식이 과연 설득력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청렴도를 평가하는 방식은 대개 전화, 설문 등을 통하는 방식이다. 공직자를 대상으로 하기도 하고 일반인도 설문의 대상이 된다.

문제는 응답자의 답변에 대한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공무원에 대해 사적인 불만이 있는 민원인이 응답자가 된다면 그의 대답은 틀림없이 나쁜 평가로 이어진다.

비리를 봤다는 사람이 있더라, 들었다는 사람이 있더라, 이런 대답도 평가에 그대로 반영된다면 공무원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청렴도 평가는 1등급에서 5등급으로 나뉘는데, 최하위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1년 동안 부패가 심한 기관으로 낙인찍히고, 그 기관의 전체 인원이 불명예를 안고 산다.

그러면 청렴도 담당부서에서는 등급을 올리기 위해 청렴교육을 비롯해 연수와 이벤트를 늘린다.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사람들은 마치 청렴하지 못해 청렴교육을 받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불편할 게 뻔하다.

이런 등급제에서는 억울한 5등급이 매년 나올 수밖에 없다. 차라리 최하위 등급을 없애고 1, 2등급 정도만 공개해서 청렴한 공공기관이라 칭찬해주는 방법이 낫다. 그래야 억울한 공직자들이 덜 생긴다.

평가에 목매지 말고, 비굴하게 살지 말자
횡성군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주관한 2020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3등급을 받았다.

2016년 가장 낮은 5등급으로 떨어진 뒤 5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그러나 세부적인 지표를 보면, 외부청렴도는 지난해 5등급에서 올해 2등급으로 상승했지만 내부청렴도는 3등급에서 4등급으로 오히려 더 떨어졌다.

전체 등급이 올랐다고 자랑할 게 아니라 내부적으로 진지하게 되돌아보아야 하는 부분이다.

지난 5년 동안 군은 공무원 청렴인식 변화에 중점을 두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1대1 맞춤형 청렴교육을 실시하고, 청렴·소통센터를 개설해 직원 고충 상담과 내부 신고 창구를 만드는 등 나름대로 애를 많이 썼다. 그러나 좋은 평가를 받겠다고 교육을 확대한 것이 최선은 아니었나보다.

청렴해라, 청렴해라 강조가 잦으면 강요로 보이기도 하고, 멀쩡하게 일 잘하는 공무원까지 부패조직의 일원으로 치부해버리는 것 같다. 교육으로 청렴도를 올릴 수 있다면 가장 효과적인 교육은 무엇일까도 고민해보아야 한다. 의무적으로 하는 형식적인 교육은 공감도 없고 시간과 비용의 낭비일 뿐이다.

얼마 전 전해들은 얘기는 내 귀를 의심하게 했다. 한 건설업자가 관급공사를 원청으로 낙찰받았는데 이것저것 떼이고 나면 하청업자 수준밖에 안 된다며 푸념하더라는 것이다.

이런 얘기들이 조사에 반영되었다면 내부청렴도 하락에 변명의 여지가 없어진다.
비리는 사사로운 욕심에서 생기고 청렴은 자존감에서 나온다. 자신의 가치를 높게 여기는 사람은 비리에 홀리지 않고, 배를 불리기 위해 비굴해지지 않는다.

청백리가 되기는 어려워도 비굴하게 살지 않을 자신 하나는 있어야 ‘가오’가 서지 않겠는가.

횡성뉴스 기자 / hsg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1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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